핫 '데블스도어' 공간메이커는?
최근 서울에서 핫한 다이닝 공간을 손꼽으라면 패션피플들은 여지없이 이곳을 이야기한다. “데블스도어(Devil's Door) 가보셨어요?” 오픈 전부터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라고 알려지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수제 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는 지난 11월말 오픈 이후 4개월만에 누적 방문객수 1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 가히 악마의 문이라 할 만하다.
이 펍을 찾는 고객들은 맥주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데블스도어의 멋스러운 인테리어에 빠져 공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인증샷 찍기에 여념이 없다.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요즘의 대중들을 사로잡는 핵심 요소는 이를 담는 ‘공간’이라는 말이다. 독특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가득한 유럽의 맥주 공장을 재현한 약 1216.53㎡의 넓은 공간에 마법을 부린 곳을 알아보니 바로 다수의 패션 브랜드 인테리어를 진행했던 정성규 대표가 이끄는 더스퀘어다.
더스퀘어는 아이올리 린컴퍼니 등 패션 브랜드 매장 작업을 진행해 온 정 대표가 2013년 말 독립해 만든 신생회사다. 그는 “단순히 예쁜 것보다는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대중들은 공간을 ‘느낄 때’ 기억에 오래 남게 되죠. 데블스도어처럼 그 공간을 상기시켜야 브랜드가 떠오르듯이 말이죠”라며 “49.5㎡ 남짓한 백화점 매장 한 공간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 하는 패션브랜드 스토어 인테리어는 저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죠. 벽 하나에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경우가 대다수잖아요. 제 디자인 철학을 펼쳐내기엔 쉽지 않았죠. 타 업종과 달리 교체 주기가 너무 빠르기도 하고요”라고 독립 후 F&B를 중심으로 일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
정 대표는 “독립했을 당시 아틀리에 개념으로 시작하고 싶었는데 일이 커졌죠. 하하. 신생 업체에게 믿고 기회를 준 신세계와 거래를 하게 되면서 일이 많이 늘었어요. 3명의 인원으로 꾸려 가던 작은 회사는 이제 13명의 인원들이 함께 일하는 회사로 커졌죠”라고 전한다.
데블스도어 이후 더스퀘어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외식 브랜드 요청이 많은데 최근 프로젝트에 돌입한 곳은 썬앳푸드에서 진행하는 중식당 시추안하우스다. 그밖에 부티크 호텔의 인테리어 작업도 늘고 있다. 부산에 있는 베스트루이스헤밀턴 호텔과 제주도 그라벨 호텔이 대표적이다. 더스퀘어는 공간의 기획 시공 감리는 물론 직접 전개하고 있는 목재 가구 브랜드 「제이레이크(J.LAKE)」를 활용해 공간의 완벽성을 높이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공간 디자인은 무엇일까. “패션에서 놈코어가 대세이듯 인테리어 디자인도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게 추세입니다. 과거가 인스턴트라면 지금은 라이브 시대라고 봐요. 즉 가능하면 가공하지 않은, 가지고 있는 본질을 보여주자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입니다. 무늬목보다는 탄화목을 쓰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랜덤으로 다른 색이 나타나더라도 착색시킨 컬러보다 멋지잖아요. 가공된 공간에 기성품까지 갖다 놓으면 너무 인위적인 공간이 된다고 봐요. 더스퀘어는 날 것 그대로를 지향합니다.”
그는 “데블스도어의 경우 가구 조명 하나하나 직접 셀렉트하고 기획부터 설계 감리까지 1년여 간 작업에 몰두했죠. 200년 전통의 독일 브랜드 양조 장비를 사용하고 현장에서 바로 맥주를 만드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유럽의 하우스 맥주 공장 같은 분위기로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건물 내부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거대한 맥주 제조 장비를 설치했고, 천장에는 파이프도 그대로 노출시키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계를 많이 보여주고 각 장비별 무게나 하중을 계산하고 구조를 짜는 일이 힘들었지만 회자가 많이 되니 기분이 좋습니다. 흡연실 화장실 등 서비스 공간의 손잡이 하나하나 세세하게 공들였죠. 쓰지 못할 2층의 창고도 동굴 같은 느낌을 반영해 현재는 대기자가 많을 정도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 됐죠”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Fashionbiz 글로벌 패션비즈니스 전문매거진,www.fashion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