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우먼스 애슬레저'가 대세
작년 여름 해변을 멋지게 장식한 여성 서퍼들과 그녀들의 필수 아이템 ‘래시가드’로 한 차례 돌풍이 지나간 이후 레깅스, 조거팬츠, 러닝화 등이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우먼스 애슬레저 열풍이 불고 있다.
브랜드별 여성 라인의 신장세를 살펴보면 우먼스 애슬레저의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느낄 수 있다. 「아디다스우먼스」는 2011년부터 4년째 연 30% 이상의 고공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데상트」는 신발·남성·여성 세 가지 상품군 중 여성군이 판매 비중 35%를 차지한다. 「헤드」는 여성 전문 라인 ‘에고’의 비중을 올해 전체의 45%까지 끌어올리고, 오는 8월 단독 매장 전개를 시작한다. 주요 스포츠웨어의 퍼포먼스 매장 유입 고객 중 여성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도 당연시된다.
여성 라인의 성장이 감지되면서 새로운 고객 창출을 위한 신규 브랜드와 상품 라인의 등장도 속속 눈에 띈다. 프리미엄 여성 스포츠웨어 「아디다스스텔라매카트니」는 이번 시즌 좀 더 젊고 액티브한 여성들을 타깃으로 ‘스텔라스포츠’ 라인을 론칭했다. 상대적으로 우먼스 라인에 취약하던 「나이키」는 지난해 말부터 패션성을 가미한 기능성 타이츠 등 여성 전용 상품군을 강력하게 밀고 있다. 여기에 올 초부터 미국의 요가복 「룰루레몬」이 직진출 을 예고하며 이런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들이 유독 ‘우먼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최광훈 아디다스코리아 리테일 총괄 부장은 “최근 모바일과 SNS의 발달로 여성들도 스포츠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신규 소비자로서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어릴 때부터 체육활동을 즐기며 스포츠를 일상의 한 부분으로 체화했다. 여성들은 그런 경험이 적었지만 최근 SNS 같은 서비스를 통해 스포츠가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 속에 패션 스타일이나 아이템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라고 추측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사진 위주 혹은 ‘프로필’을 걸고 활동하는 SNS의 발달이 여성들의 색다른 스포츠 경험 기회를 늘렸다. 스포츠 브랜드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컬처 베이스의 행사를 열면 SNS를 통해 브랜드의 준비과정이 공유될 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준비 과정과 참가 모습, 기록 등도 모두 공유된다. ‘스포츠’가 어렵고 힘든 체육활동이 아니라 즐거운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 된다. 아름다운 몸매와 관리하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부가적이다.
이것은 「나이키」가 ‘쉬런(나이키 러닝 10k, 15k)’과 같은 러닝 행사로 여성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린 이유와도 상통한다. 「나이키」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나 정보 공유가 자유롭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매체 광고가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문화를 동시에 판매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와 다양한 SNS 서비스는 여성 소비자들의 삶에 러닝이나 피트니스 같은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이 스며들 수 있는 큰 요인이 됐다”라고 전했다.
온라인과 SNS의 발달, 그리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주관이 확실한 여성 소비자의 증가가 반가운 것은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데상트」 등 대형 브랜드뿐만이 아니다. 「록시」와 같은 여성 전문 액션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배럴」, 「오프닝」 등 특수한 아이템을 무기로 삼은 신규 브랜드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인 스포츠웨어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오랜 시간 전문성과 기술력 그리고 브랜드 파워를 쌓아 온 강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상품, 짧은 히스토리, 부족한 마케팅력으로 이 시장을 뚫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르다.
철저한 준비로 완성된 특화된 아이템만 있어도 각종 SNS를 활용해 소비자와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서프웨어 「배럴」이다. 이 브랜드는 작년 여름 ‘민효린 래시가드’로 혜성처럼 등장해 스포츠와 아웃도어 시장에 래시가드 돌풍이 불게 한 주인공이다. 엑스엑스엘(대표 서종환)이 작년 7월 론칭한 「배럴」은 감각적인 디자인의 액션스포츠웨어로 실제 서퍼들과 돈독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서핑 문화 확산에도 일조하고 있다.최근 ‘어번 피트니스’ 라인을 론칭하며 브랜드 영역을 한층 넓혔다.
씨엠컴퍼니(대표 최민)의 「오프닝(5pening)」이라는 여성 전용 서프웨어 브랜드는 지난 1월 중순 론칭한 새싹 브랜드다. 기존 수영복에서 볼 수 없던 패셔너블한 패턴과 독특한 컬러, 색다른 디자인의 예쁜 이미지가 강점으로, 이 브랜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브랜드 론칭 사실을 알렸다.
대표적으로 두 브랜드를 예로 들었지만, 여성을 타깃으로 한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여성이 스포츠웨어시장의 주요 소비자로 인식되기 시작한 지 6~7년이 흘렀고, 자기관리 욕구와 여가시간의 증가로 일상에서 운동을 즐기는 여성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흐름이 주로 짐 스포츠를 중심으로 잔잔하게 이어져 왔다면 이번에는 서핑과 같은 강렬한 액션스포츠, SNS 서비스 등 촉매제를 만나 판이 크게 벌어졌다. 그동안 잠잠하던 스포츠시장이 ‘우먼스 애슬레저’와 함께 다시 역동적으로 움직일지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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