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열정페이’ 해결책은?
23일 국회의원회관서 문제해결 위한 정책공책회 열려
최근 패션업계 화두로 떠오른 ‘열정페이’ 문제해결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23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2세미나실에서 「패션디자인업계 ‘열정페이’ 문제해결을 위한 노사공동선언 및 인턴·견습노동 사회적 가이드라인 합의를 위한 정책공청회」가 열린 것.
이번 행사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와 패션노조, 아르바이트노조, 청년유니온 등 3개 청년노동단체, 전순옥 의원이 지난 2개월 간 비공식 협의를 통해 합의한 노사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인턴·견습노동의 사회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첫 공식행사로 마련됐다. 하지만 이날 청년들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토론에 참여하기로 한 이상봉 CFDK 회장은 불참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패션디자인업계 노사는 선언문에서 “이번 계기를 인턴근무 및 견습생 문제 등 청년노동문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공식협의회를 구성하고 디자이너 사업체 및 노동실태조사, 청년 인턴·견습생의 권리보장방안 및 고용정책적 지원조치, 관련 노동법의 준수방안 및 법제도적 개선과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또한 협의과정에서 노사 양자가 합의하고 실행할 수 있는 패션디자인업계의 근로기준 가이드라인 등을 매뉴얼로 만들어 산하 사업체에 배포하고 이를 노동교육 지침서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책공청회에서는 패션디자인업계의 실태 및 구조적 문제와 열정페이 문제의 법률적 검토에 대한 발표도 이뤄졌다. 박훈 산업연구원 박사는 패션디자인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창의적 디자인 개발여건이 열악하고, 국내외 SPA 공습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취약해진 것을 꼽았다. 특히 매년 5000명 이상의 디자인 인력이 배출되지만 제품 고부가 가치화와 시장확대 한계에 부딪혀 숙련된 디자이너가 부족하다고도 이유를 덧붙였다.
박 박사는 “패션디자인업계의 사업체와 산업생태계의 열약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디자이너 육성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정책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류하경 해우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비단 패션업계뿐만 아니라 청년 노동시장에서 ‘열정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고용행태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위법실태를 시정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 신설 및 노동당국의 근로감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청년들은 수습, 현장 실습생, 산학협력 실습생, 인턴 등이라는 명칭 하에 노동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노동법상으로는 수습만 실질적인 근로 업무를 소화하고 유급 의무가 있으며, 실습생, 인턴 등은 그 기준이 모호하다. 하지만 현실은 ‘수습’이라는 명칭을 쓰면서도 법에 의한 임금 및 계약의 조건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실습 등도 본래 취지와는 달리 실제 노동을 하면서 저임금의 열정 노동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
류 변호사는 이러한 청년 노동자들의 근로자 판단 기준으로 ▲입사면접, 시험 등을 통한 채용과정이 전제되는 점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는 점 ▲수행하는 업무가 정규직의 업무 또는 상시·계속의 업무인 점 ▲사용자가 업무지시 및 감독을 하는 점 ▲사용자가 출퇴근 및 근태관리를 하는 점 등을 제시하며, 이러한 사항에 해당될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며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맨D 패션노조 대표는 패션업계 5대악(근로계약서 미작성, 부당임금, 인격모독과 몸뚱아리 차별, 각종 법정수당 미지급, 부당해고)을 다시 한 번 지적하며 “대한민국 패션이 아시아의 허브라고 말하는 시대인데 20세기 노동 환경을 답습하면서 어떻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겠나, 좋은 옷을 만들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달라,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최소한의 근로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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