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아울렛 출점 경쟁 ‘점입가경’
빅 3, 점포 수로 기세 싸움 … 비효율 점 양산
작년 12월 5일 개장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 매머드급 규모와 함께 글로벌 가구점 ‘이케아’와의 동시 오픈으로 화제가 됐다. 광명점은 총 7개 층에 연면적 12만5,600㎡, 영업면적 3만8,700㎡ 규모에 311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2011년 문을 연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영업면적 3만 6,000㎡)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롯데는 광명점이 도심 외곽에 위치해 2~4개 동으로 나뉜 여타 프리미엄아울렛과 달리 실내 쇼핑몰 구조여서 계절, 기후에 상관없이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광명점을 비롯해 롯데가 작년 하반기부터 올 봄까지 오픈한 몰 형태 도심 아울렛의 영업 실적은 낙제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야심작인 광명점은 입점해 있는 남성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중 매출 상위권의 월평균 매출액이 5~6천만원, 여성 커리어 캐주얼 상위권이 6~7천만원 정도로 알려진다. 인접 상권인 서울 금천 지역 전문업체 아울렛몰에서 올리는 매출의 70% 수준이다. 역시 오픈 1년이 채 되지 않은 도심형 아울렛 구리점과 고양터미널점도 롯데의 14개 아울렛 점포 중 꼴찌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저조한 실적의 원인에 대해 업계는 수요대비 공급의 과잉 상태를 지적한다.
타깃 소비자층이나 브랜드 구성, 가격대가 비슷한 유통 점포가 한정된 상권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중박은 된다’고 하는 롯데아울렛 광주수완점, 광주월드컵점, 부여점의 경우 통으로 ‘서울권’으로 묶어도 무방한 일산, 구리, 광명과 비교해 경쟁요소가 현저히 적다.
유통이나 패션업계 종사자 대부분은 서울, 대구, 부산 등 모든 광역상권에서 아울렛이 적정 수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한 여성복 업체 사장은 “국내 패션 시장을 10으로 볼때 재고상품 중심의 아울렛은 2~3정도가 정상이다. 지금 백화점, 복합쇼핑몰이 전국에 200개 정도이니 아울렛은 40~60개면되지만 유통 빅3 아울렛만 합쳐도 2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중소 전문업체가 위성도시, 나들목 상권에 개발하는 타운형태와 달리 유통 대기업은 자사 몰 한 곳에 소비를 집중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동네 상권에까지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너무 많은 수의 아울렛은 본연의 기능도 마비시키고 있다. 애초 아울렛은 당 시즌 이전의 재고상품을 판매하는 창구 역할을 하지만 많은 아울렛에 투입할 재고 물량이 부족해 아울렛용 기획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전용상품을 공급하는 팩토리아울렛 형태도 있지만 빅3의 도심 아울렛은 이도저도 아닌 작은 백화점이다.
패션업체의 경우 평균 36%에 이르는 백화점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 백화점보다 수수료가 낮은 아울렛에서 정상상품을 판매하는 편법을 쓰는 일도 흔해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기망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소비자가 정상판매 시 고가인 옷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저가로 판매하기 위해 저가로 만든 제품을 사게 되는 것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유통 재벌뿐만 아니라 전문 아울렛 개발사까지 도심 아울렛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명하다. 출점이 백화점보다 수월하고 성장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오랜 백화점 영업으로 MD와 재고 확보도 유리하다. 삼성패션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백화점 성장률이 ‘0’에 수렴하는 동안 국내 아울렛 시장은 연평균 15% 성장했다.
아울렛이 규제 사각지대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장기 임대나 몰인몰 형태로 운영 중인 도심 아울렛은 유통업체로 분류되지 않아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대규모점포에서 빠져 있기도 하다. 패션 상품 전문점으로 분류할 수 있는 아울렛의 출점과 영업 규제 내용을 일부 포함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기는 하나 이번 회기 내에 처리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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