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 M&A 다시 불붙나
‘써스데이아일랜드’와 ‘엔진’ 등 캐주얼 사업을 전개해 온 지엔코의 경영권이 최근 영국계 펀드 회사인 더블유지에프코리아로 넘어갔다.
지엔코의 매각 소식 직후 대한전선 소유의 트라이브랜즈(옛 쌍방울)도 매각을 추진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올 초 FnC코오롱이 캠브리지를 인수한 이후 잠잠했던 패션 업체 인수합병(M&A)이 하반기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법정관리와 화의, 워크아웃 상태에 머물던 기업 외에도 네티션닷컴과 캠브리지, 지엔코 등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던 기업들이 경영권을 매각하고 있어 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외환위기 시절 대형사 및 중견사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국내 패션 업계는 소형 전문 업체 위주로 재편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전문 업체들이 먼저 손을 드는 상황이 빈번이 발생하고 있고, 그 업체들을 사들이는 기업은 비패션 업체이거나 해외 펀드, 수출 기업 등 자금력이 든든한 대형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수합병의 양상이 해외 펀드가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증권 박준영 펀드매니저는 “해외 자본은 현재 국내 업체를 흡수하기에 매우 적절한 타이밍으로 인식하고 있고 특히 패션 업계의 경우 팔고자 하는 업체는 많은데 자금력을 가진 국내 업체는 드물어 결국 외국계 자본에 넘어가는 사태는 앞으로 더 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수 대상자가 국내 업체라고 할지라도 해외 자금을 이용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펀드 회사의 경우 예전 삼도물산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기업의 경영보다는 재매각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기업 자체가 공중분해 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금융 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 펀드의 국내 유입이 크게 늘었고, 서울 명동을 움직이는 펀드 및 부동산의 큰 손은 대부분 외국계라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결국 글로벌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인 셈이다.
이들과 함께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한세실업과 세아상역 등 수출 업체들의 행보다.
세아는 이미 나산을 인수해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고, 한세는 패션 전문 온라인 판매 업체인 ‘아이스타일24’로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지엔코 인수전에 세아도 참여했고, 한세 역시 큰 관심을 가졌으나 더블유지에프 측이 가장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함으로써 불발로 끝났다는 후문이다.
위비스 김종운 전무는 “외환위기 이후 전문 업체 시대가 도래했지만 저성장의 기점으로 인식되는 2002년 11월 이후부터는 규모와 자금력의 파워 게임으로 번지고 있다”며 “디자인 경쟁 위주에서 대량 유통 비즈니스로 축이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수합병은 결국 대형사 위주의 시장 재편과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이랜드를 비롯 제일모직, LG패션, FnC코오롱 등 패션 대기업들의 이름들이 M&A 시장에서 빼놓지 않고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버스갤러리 조춘호 사장은 “국내 전문 업체들 대부분은 자금력과 전문 인력 등의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고 M&A 바람은 결국 대형사 위주의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어패럴뉴스(2007.8.23/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