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산업 미래 '희망을 쏘다'
지난 2005년 진출해 한국 상륙 10년 만에 연매출 1조원 규모로 성장한 「유니클로」를 비롯 글로벌 SPA들은 연간 3조원 규모로 쑥쑥 성장했다. 반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국내 로컬브랜드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연매출 100억원 미만 규모의 중소형 300개 브랜드가 패션 무대 위에서 끌려 내려 온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싸고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이들 빅브랜드와 맞대응하기 위해서는 로컬 브랜드 역시도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 글로벌 SPA의 대항마를 자처한 이랜드그룹(대표 박성수)과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이 대규모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한 것은 커다란 도전이고 모험이었지만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랜드와 신성통상과 같은 과감한 투자를 결행할 수 있는 국내 패션기업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신성통상 경우 40년 의류수출 경험을 갖고 있다 보니 축적된 공장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고 무엇보다 오너인 염태순 회장의 뚝심과 배포가 이를 가능케 했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 무용담에 빠져 있던 대다수 패션기업들은 이를 구현할 기초 체력 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소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디자인 우위 전략을 펼쳐 제품의 부가가치를 확 끌어올리든지, 유통혁신을 통해 판관비 비중을 확 낮춰야 한다. 한섬(대표 김형종)은 일관되게 디자인 중심에 가치를 둔 결과 작년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고 올해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스 확산으로 지난 6월 실적 경우 대다수 패션기업들이 전년 동월대비 20~40% 하락세를 보였지만 한섬은 100.5% 수준에서 방어했다. '기능성 침구'라는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이덕아이앤씨(대표 김종운)의「알레르망」은 상반기 마감 결과 전년대비 백화점 40%, 가두점 120%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표를 만들어 냈다. 유통혁신으로 판관비 비중을 확 낮추고 ‘가성비’를 실현한 브이엘엔코(대표 이재엽)의 「루이까스텔」도 공격적인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더 나가 시스템화 조직화를 만들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이들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서 한국 패션산업의 희망을 발견해 본다. 우리의 손재주와 성실함을 토대로 한국 패션의 경쟁력을 전세계로 펼쳐 나가는 일, 이들 패션 기업에 의해 시작됐다. 이제 당신 차례다. 누구를 탓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키워서 이를 정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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