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에 날개 달아준 ‘패션’ 이젠…

2015-09-24 00:00 조회수 아이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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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에 날개 달아준 ‘패션’ 이젠…






1995년 8월 1일, 하이쇼핑(現 GS샵)의 홈쇼핑 방송이 첫 전파를 탔다.

그 후 20년. 패션업체들에게 한참동안이나 실체 없는 유통, 저가 상품 판매처로 무시당했던 TV홈쇼핑은 이제 유력 패션유통 채널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 한섬, SK네트웍스,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온라인 유통에 유독 콧대 높은 모습을 보였던 고가 여성복 전개 업체들도 모두 올 해 홈쇼핑 전용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TV홈쇼핑에게 패션 부문은 ‘홈쇼핑’이라는 유통 채널의 위상을 높여준 날개였다.

패션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소비자가 TV홈쇼핑에 가지는 신뢰도가 높아졌고, 그 어떤 품목보다 주 고객층을 TV 앞에 오래 묶어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션은 지난해부터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연간 거래액 업계 1, 2위 기업인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신규 고객 창출, 업계 1위 수성을 위한 열쇠를 패션이 쥐고 있다고 판단해 수년간 패션부문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

공격적인 국내외 브랜드 유치, 유명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 런칭, 라이선스 사업으로 품목을 늘렸다. 하지만 이렇게 투자를 키워 온 패션 부문이 침체에 빠지면서 지난해 이후 전체 수익률이 전년대비 역 신장으로 돌아섰다. 패션 부진이 곧바로 영업실적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수수료 영향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TV홈쇼핑 판매 상품을 27개군으로 분류해 군 별 판매수수료율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5개 상품군 모두가 의류. 남성캐주얼, 여성캐주얼, 남성정장, 여성정장, 진·유니섹스캐주얼의 홈쇼핑 평균 수수료율은 38.5~39.7%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매출액 1조2,773억원, 영업이익 1,422억원으로 영업이익이 10% 가까이 줄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고 의류 매출 비중은 28%에서 26%로 떨어졌다. GS홈쇼핑도 같은 기간 취급액 3조4,487억원에 매출액 1조607억원, 영업이익 1,414억원을 기록했다. 취급액은 6%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9.7%가 준 수치다.

올 1분기 영업이익 역시 CJ오쇼핑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361억원, GS홈쇼핑도 22.1% 줄어든 295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전체 취급고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방송 판매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는데 패션상품이 수익성 절름발이 신세인 탓이 적지 않다. 현재 CJ와 GS의 패션상품 방송 편성 비중은 60~65%에 이르지만 매출 비중은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과 같이 시즌별 매출 편차가 커지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와 올해, 여름상품 판매기인 5~8월까지 4개월 동안에는 월 평균 취급액이 간절기, 겨울 시즌 대비 30~40%에 머물렀다. 두 회사는 이에 대한 해법을 고급화, 즉 유명 브랜드 라이선스나 디자이너 협업을 통한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에서 찾는다.

CJ오쇼핑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상품 차별화를 목표로 패션 카테고리를 개편하고 있다.

캐주얼, 포멀, 트렌디, 클래식, 프리미엄,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 SPA 브랜드 등으로 카테고리를 세분화하고, 취급하는 아이템도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추동 시즌에만 30개 새 브랜드를 선보이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우선 지난 달 26일 홈쇼핑 진출을 선언한 SK네트웍스와 제휴를 맺고, 유통채널과 패션사업 역량의 시너지를 통해 3∼4년 내 1천억원대 신규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첫 브랜드는 ‘와이앤케이’. 이어 시선인터내셔널이 백화점 여성 커리어PC에서 전개하다 중단했던 ‘칼리아’도 재런칭해 독점 판매를 시작했다. 잠시 뜸했던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 런칭도 재개 양윤호, 박문희 디자이너와 손잡고 니트, 모피 전문의 ‘윤호문희’를 런칭한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도 줄줄이 선보인다. 지난 달 런칭 방송을 내보낸 미국 디자이너 베라왕의 ‘브이 더블유 베라왕’을 비롯해 일본 캠핑명가 ‘스노우피크’, 영국 럭셔리 컨템포러리 브랜드 ‘살라얀’, 이태리‘ 에스기비엔’ 등이다. ‘캐서린 말란드리노’의 경우 150만원대 코트 등 고가 라인을 따로 출시한다.

특히 CJ는 이들 해외 브랜드는 초도 물량 이외에 리오더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매출 보다 희소가치에 무게를 둬 경쟁사와 명확히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GS샵의 경우 올 해 패션부문 매출 목표를 3,100억원으로 잡고 ‘모르간’과 같은 자산화 브랜드(PB 또는 NPB)를 육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역시 ‘차별화와 고급화’에 방점이 찍혔다. 올 봄 라이선스 브랜드 ‘안나수이’를 NPB로 해 란제리와 신발을 런칭했고 하반기 가방과 청바지 품목을 새롭게 내놓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공동 기획해 런칭한 여성복 ‘에디티드’의 조기 안착에도 힘을 싣는다.

자산화브랜드의 경우 판매는 양호한 편이지만 로열티와 방송 제작비 급증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이와 함께 패션 시장에 불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숍 트렌드를 접목한 상품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한 크로스오버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는 그동안의 실적, 성장성을 검토해 집중해야 할 브랜드를 추리고 신진 디자이너 육성 펀드를 바탕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황규란 GS홈쇼핑 홍보팀 차장은“ 화려한 방송보다 제품력을 높여야 할때라는 판단이고, 니트 전문 PB 등 기획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브랜드 수를 늘리기보다 라인 확장, 해외 진출 등으로 성공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후발주자인 롯데와 현대는 성장률, 이익률 면에서 CJ와 GS를 압도하고 있다. 2013년 업계 4위였던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8,69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현대홈쇼핑을 13억원 차이로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영업이익도 1,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올랐다. 현대홈쇼핑은 매출액 8,679억원으로 외형에서는 롯데에 밀렸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업계 최고점을 찍었다.

이들 업체의 성장배경은 무엇보다도 백화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유통과 패션전문 계열사를 통해 보다 수월하게 콘텐츠를 수혈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백화점 브랜드를 그대로 홈쇼핑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얼마 전부터‘ 패션 이즈 롯데’프 로그램을 통해 디자이너 협업 상품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CJ와 GS에 비해 브랜드와 상품 개발력은 떨어진다는 업계의 평가지만 워낙 물량 동원력이 탁월해 기획전 등 단기 매출을 높이는 프로그램 구성이 유리한 것이 강점이다.

현대는 그동안 패션 부문은 수입 상품을 중심으로‘ 고급’이 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고 패션전문기업 한섬을 최대한 활용한 자산화브랜드 육성에 주력한다. 지난해 캐시미어 코트 등 일부 품목을 시험적으로 출시했고 최근에는 한섬이 만든 홈쇼핑 전용 브랜드 ‘모덴’을 런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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