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 온라인 세상에 길을 잃다

2015-09-25 00:00 조회수 아이콘 1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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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 온라인 세상에 길을 잃다 




주력인 백화점 유통은 2년째 내리막길

유통업이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말도 옛말이 되고 있다. 

국내 유통 업계는 글로벌 경기 후폭풍을 잘 이겨냈지만 시장 성숙기 돌입과 내수 침체 장기화, 정부 규제 강화 등 여러 악재로 발목이 잡히며 성장세가 꺾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력 사업에서 한계에 직면한 유통 빅 3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을 신 성장 동력으로 내세워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실적 부진의 탈출구가 되 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기업이 유통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내수에서 이들의 파워는 철벽 수준이었지만, 최근 온라인 채널이 급성장하면서 빅 3 주력 사업의 부침은 더욱 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이 역신장한 것은 IMF 당시와 2003년 카드대란 때 뿐이었다”고 말했다. 불황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형 백화점의 매출이 사상 최초로 줄기 시작한 것이다.

비단 이 같은 현상은 국내뿐만이 아니다.

국내 유통 기업들이 번번이 고배를 맛본 중국에서도 온라인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현지 백화점 중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해 폐점하는 곳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백화점그룹인 완다는 최근 40여개 백화점 점포 문을 닫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전역에 90여개의 백화점을 운영했지만 최근 들어 실적악화로 절반가량을 정리한 것이다. 살아남은 점포 역시 긴축 경영을 통해 업황 부진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외 오프라인 유통, 온라인에 된서리
 
완다 뿐만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계 백화점인 바이셩(百盛)과 톈진의 대형 백화점인 진러후이(津樂匯) 등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상황은 다르지만 미국의 최대 오프라인 유통 기업 월마트도 올해 시장 1위 자리를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에게 내줬다.
이 같은 흐름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국내 유통 3사들의 고민 도 깊어지고 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백화점들은 요즘 비상사태에 빠졌다. 20~30대는 구매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엄연한 미래의 잠재고객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들은 구매력이 가장 높은 40~60대 고객이 된다. 이들이 지금처럼 백화점과 멀어지는 것을 방치할 경우 나중에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더 어려워진다. 장기적인 실적관리 측면에서도 젊은 고객을 끌어 모으고 백화점에 친숙해지게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롯데, 신세계, 현대 3사 모두 젊은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억원을 들여 대형 아이돌 콘서트를 열고 방문 고객에게 모바일 쿠폰을 쏴주는 등 과거와 다른 시도가 벌어지고 있는 것.

롯데가 본점 영플라자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SM타운’ 매장을 오픈, ‘롯데 케이웨이브(K-Wave)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돌 가수 사인회를 수시로 여는 것도 모두 ‘영 마케팅’의 일환이다.

멀어지는 2030, 미래가 불안하다
 
현대 역시 젊은 VIP 고객을 육성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 18~35세 고객 중 연간 30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무료주차, 주차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과거 연간 수천만 원에서 1억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을 집중 관리했던 것에서 벗어난 것이다. 

85년 개점 이래 한 번도 온라인에 상품을 내놓지 않았던 현대 압구정 본점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모바일 쇼핑 플랫폼 ‘샵윈도’에 입점한 것은 그런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석주 지엔코 대표는“아울렛, 홈쇼핑, 면세점, 해외직구를 포함한 온라인몰 등 다양한 채널로 소비자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타깃 맞춤화 전략’을 보다 강화하는 한편 기존의 전통적인 백화점 포맷 대신 쇼핑과 문화, 휴식 등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복합 상업 시설 형태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3사 모두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올해 부산 서면점의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점포가 생긴 지 20년 만이다. 대구점도 증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 본점도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주력 점포의 면적을 늘려 ‘대형 몰’로 변화시키려는 전략은 롯데뿐만 아니라 현대와 신세계도 마찬가지. 소비자들이 주말에 아웃도어 활동 대신 대형 몰을 택하도록 놀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신세계도 부산점과 강남점 증축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인 동대구점에도 스카이파크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도 판교점 오픈 이후 천호점을 증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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