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 맞아 파리 전시 속속~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올해가 ‘'2015-2016 상호 교류의 해’로 지정되면서 이를 기념해 이번 가을 파리에서는 두개의 한국 관련 전시회가 진행중이다. 왕조의 전통 예복에 장인정신으로 화려한 컬러의 자수로 수를 놓은 작가의 작품에서부터 전통을 끊임없이 재창조하는 한국을 보여주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 작품이 선보이는 것.
“아시아는 늘 전통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특히 한국은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더 특별하다”라고 한국-프랑스의 해를 관장해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아네스 베나이에 의원은 설명했다. “사실 프랑스에서 한국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나라다.” 고 말한 그녀는 “하지만 두 나라가 지리적으로 먼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에 대한 관심이나 다양성, 아티스트들의 열정 등은 우리와 충분히 가깝게 여겨진다.”
전통을 재창조하는 실그림(자수)의 대가 손인숙 작가의 작품들이 유럽 최대의 아시아 박물관인 파리 기메박물관(musée Guimet) 별관에서 내년 3월14일까지 약 6개월동안 특별 기획전으로 선보인다. 이 전시회에는 ‘안채’ 라는 주제에 맞게 보자기와 한복, 각종 장신구가 아기자기하게 전시돼 있다. 전통 혼례에 여성이 입는 ‘활옷’과 장승업과 신윤복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눈에 띈다.
예원실그림문화재단의 이사이기도 한 손 작가는 전통자수 기법으로 독창적 실그림을 보여주는 등 1976년부터 전통적인 여성의 의상을 자수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직접 염색한 수천 가지 다양한 색의 실을 이용해 현대적 예술감각과 조화를 이룬 작품을 접한 소피 마카리우 기메박물관 이사장이 손 작가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이들 작품을 높이 평가해 2013년에 전시를 제안했다.
컬러풀한 의상은 은은한 톤의 컬러와 매우 섬세한 작업을 요구하는 자수로 강조된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백의 민족으로 대표되지만 사실 백색은 전통적으로 남성들만 입었고 바깥 출입을 드물게 했던 여성들은 오히려 밝은 컬러의 의상을 입었다.”고 소피 마카리우는 말했다. 오렐리 사무엘이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입구에 들어서면 벽면에 전시된 보자기가 방문객을 반긴다. 다양한 사물을 두르고 싸는 이 사각형의 천은 끝없이 이어지는 조각들의 만남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손인숙작가는 직접 짜고 염색하는 내추럴 염색과 가공되지 않은 기법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한복에 다는 매듭 장신구와 주얼리, 백, 그리고 전통적으로 한국 여성들의 호신구였던 은장도 등으로 구성된 액세서리도 선보였다. 한편 전통의 틀에 갇히기를 거부한 그녀는 국가가 지정하는 무형문화재를 사양하기도 했다.
한편 전통을 돌아보는 일은 젊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코리아 나우(Korea Now!)'의 큐래이터 카린 라크망은 전한다. 이 전시회는 지난 9월18일에 시작, 내년 1월3일까지 프랑스 국립 장식박물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에서 진행된다. 이 전시회에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약 15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여, 700여점의 활기있고 다양한 디자인, 공예, 패션과 그래픽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아티스트들 중 정해조 작가는 한국의 5가지 전통 컬러를 사용해 '혁신적인 장인정신과 디자인'을 선보인 대형 라커(옻칠) 공예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권대섭 작가는 조선시대의 전통 백자에서 영감받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 '달항아리'를 전시하고 그 앞쪽으로는 최병훈 작가가 한국 남부지방의 고인돌에서 영감받아 목조와 화강암으로 작업한 현대적 느낌의 테이블이 전시되는 등 전통에서 영감받은 컨템포러리 공예 작품들이 함께 구성돼있다.
또 한편에는 송승용 작가가 전통 한지로 작업한 거대 구형의 컨템포러리 디자인 작품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꽤 많은 공간을 한글을 현대화한 모티브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 안상수 작가에게 할애하기도 했다. “한국인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자음과 모음을 레이아웃하며 음을 표기화한 문자를 사용, 대부분 표의문자를 사용하는 아시아 국가와는 차별화된 알파벳과 유사한 언어 체계를 가졌다.”고 장식박물관의 디렉터 올리비에 가베는 말했다.
패션쪽에서는 전통 텍스타일을 소재로 한 의상과 액세서리 작품들 뿐만 아니라 K-팝과 같이 성장해온 30대 미만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들도 선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한국의 전통의상 '한복'이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며 특히 지난 5월 샤넬의 칼 라거펠드가 한국 패션쇼를 위해 영감받아 진행한 두 의상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영석, 이영희 등 한복디자이너와 고 앙드레 김, 진태옥 등 현대 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스티브제이&요니피, 정욱준 등 차세대 디자이너 24명의 전통한복, 현대한복, 현대복식 등 270여 작품이 전시된다.
지난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고자 양국 합의에 의해 시작된 '2015-2016 상호 교류의 해' 행사는, 9월18일 프랑스 파리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펼쳐졌다. 프랑스에서는 내년 8월까지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가, 국내에서는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 내 프랑스의 해' 행사가 열린다.
<저작권자ⓒ Fashionbiz 글로벌 패션비즈니스 전문매거진,www.fashion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