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경영으로 패션의 고정관념을 깨다

2015-10-27 00:00 조회수 아이콘 2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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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경영으로 패션의 고정관념을 깨다




글로벌 SPA가 국내 패션 시장에 미친 위력은 다방면으로 막대하다.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의 매장 크기와 매주 쏟아지는 신상품, 저렴한 가격까지. 이를 바탕으로 한 가파른 성장세는 국내 패션 업계를 강타했다. ‘글로벌 SPA 진출 10년’ 下편에서는 유니클로, 자라, H&M 등 SPA 빅3가 보여준 영향력과 성장 추이를 좀 더 세밀하게 살펴봤다.
<편집자주> 
  
프로덕트 마케팅의 진수 제시 

‘히트텍(HEATTECH)’은 ‘유니클로’를 정상의 자리에 올린 1등 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 전 세계적으로 발매된 이래 누적 판매량이 2011년 기준 3억장이 넘어선 ‘유니클로’의 핵심 아이템이다. 

국내에서도 2008년 선보여 연간 판매량이 2012년 기준 500만장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700만장 가까이 팔렸다. 누계로 따지면 지난해까지 2000만장을 거뜬히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 한국인 2명 당 1명이 ‘히트텍’을 입은 셈이다.

‘히트텍’은 ‘유니클로’에게 단순한 히트 아이템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유니클로’를 경험하게 만든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히트텍’을 통해 ‘유니클로’를 경험하게 만들고 새로운 소비층으로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문제는 그 매개체가 ‘히트텍’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름시즌에는 ‘UT’와 ‘브라탑’, 가을 겨울 시즌에는 ‘후리스’와 ‘캐시미어’ 등 ‘유니클로’는 지속적으로 특화 아이템을 개발해 시즌마다 선보이고 있다. 이들 아이템은 국내에서만 연간 수십만장이 팔리고 있다.

경이로운 수준의 상품 회전율
 
재고자산회전율. 패스트 패션에서는 핵심 경영지표라고 할 수 있다. 연간 매출액을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재고자산의 회전속도 즉 재고자산을 당좌자산으로 변화시키는 속도를 나타낸다. 일정 표준비율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자본수익률이 높아지고 재고손실을 막을 수 있다. 

‘패스트 패션의 지존’으로 불리는 ‘자라’가 보여준 재고자산회전율 수치는 경이로울 정도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라’의 재고자산회전율은 평균 19.2를 나타냈다. 국내 업체 평균 수치가 4~5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다.

국내 주요 2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5년 재고자산회전율을 조사한 결과 10을 넘긴 업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

그만큼 ‘자라’가 보여준 상품의 회전력은 막대하다. ‘자라’는 200여명의 본사 디자이너와 획기적인 물류 시스템을 앞세워 전 세계 매장에 2주 단위로 신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대표는 “자라의 시즌 평균 판매율은 90%를 넘는다”고 말했다. 특히 할인율을 제외한 정상 판매 수치도 80%를 넘어섰다. 매장에 상품이 들어오면 거의 다 팔린다는 얘기다. 국내 업체들은 정상 판매율이 50% 수준이다.

‘H&M’은 5년간 평균 회전율이 9.6으로 ‘자라’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국내 업체들과 비교하면 최상의 수준이다. ‘유니클로’는 5.3으로 패스트 패션과는 거리가 멀다.

대형 매장 주변 상권 평정
 
단일 매장 800평. 국내에 쇼핑몰이 생기기 시작한 이래 본적이 없는 규모의 매장이 2010년 2월 명동 한복판에 열렸다. 스웨덴발 ‘H&M’의 국내 1호점이다. 이후 2014년 10월 롯데월드몰점에 20호점을 열기까지 ‘H&M’은 평균 600평대 매장을 전국 핵심 요지에 열었다. 

‘H&M’은 어느 국가 이건 첫 20개 매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입지와 규모는 물론 인력 인프라가 충분하게 갖춰져야 한다는 것.

국내에서도 20개 매장을 구축하기 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공격적인 확장이 가능한 자본력을 지녔지만 소비자들에게 ‘H&M’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꽤나 긴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탄력적으로 매장 확장에 나선다. 입지만 좋다면 규모에 대한 틀을 깨고 공격적으로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유니클로’와 ‘자라’가 보여준 매장의 규모도 엄청나다. ‘유니클로’와 ‘자라’는 ‘H&M’에 비해 규모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아 보였지만 보통 200~300평대를 기본으로 열어왔다. 핵심 상권에는 대형 매장을 개설해 주변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명동 노른자 땅 위에 12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매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멈출 줄 모르는 성장 어디까지
 
이들 빅3의 국내 실적은 2013년을 기준으로 1조원의 매출을 넘어섰다. 매장은 162개. ‘유니클로’가 105개 매장 6940억원으로 압도적이지만 ‘자라’와 ‘H&M’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유니클로’ 혼자서만 1조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 진출 10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단일 패션 브랜드 매출로는 이미 2013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는 이들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매장 수가 150여개에 달하는 ‘유니클로’는 백화점과 쇼핑몰, 핵심 가두상권에 이어 대형마트와 교외형 매장 개설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가 국내에 400여개에 달하고 있어 ‘유니클로’의 확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H&M’과 ‘자라’ 역시 매년 5개 내외의 매장을 꾸준하게 열고 있다. 그 중 ‘H&M’은 올 하반기에만 5개 매장을 여는 등 공격적인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자라’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충분한 브랜드 파워와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확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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