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국내 대형 유통사 중 처음으로 해외 직구 사업에 뛰어 들었다.
지난 19일 온라인 복합쇼핑몰 ‘SSG.com’ 내에 해외 직구 전문관을 오픈한 것. 오픈 직후 수입 전문 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신세계’라는 데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 입점해 있는 수입 브랜드를 직구를 통해 싸게 판매하는 사업이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신세계의 해외 직구 채널은 시작부터 파격적이다. 배송 기간을 4~7일로 단축했고, 구매 금액 1만원 이상이면 일주일내 무료배송을 해준다. 4만~5만원대가 일반적이었던 해외 직구 배송비를 2만3천원으로 줄였다.
종전에는 200달러가 넘는 제품의 경우 관세와 부가세를 구매자가 부담해왔는데, 신세계는 이를 가격에 포함시키고 세금을 신세계 측이 납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대해 해외 브랜드를 취급하는 수입 업체들은 불만을 넘어 위기의식까지 느끼고 있다.
현재 신세계 직구몰에서 판매중인 브랜드는 100여개. 아웃도어부터 신발, 액세서리까지 다양하다. 명품뿐 아니라 오니츠카타이거, 아식스, 클락스, 닥터마틴, 레드윙, 버켄스탁, 컬럼비아, 피엘라벤 등 중가 브랜드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더불어 오픈 초반 주간 베스트 셀러 상품에 오른 브랜드는 ‘무스너클’과 ‘노비스’, ‘울리치’ 등으로, 국내 독점 수입 업체가 전개중인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가격 정책도 가히 위협적이다.
프리미엄 패딩 ‘무스너클’의 ‘봄버’ 제품의 국내 판매가는 118만원이지만 SSG닷컴에서는 85만8천원에, 정가 150만원의 ‘노비스’의 ‘튤라’ 점퍼는 9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정가가 10만대 초반부터 20만원대 초반인 ‘닥터마틴’ 워커부츠는 8만원~10만원대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 ‘컬럼비아’ 구스다운 재킷은 13만3천원, ‘버켄스탁’은 2만98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안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자사 유통 점포에 비싼 수수료를 내고 영업하고 있는 입점 업체들에게 최소한의 사전 동의나 양해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4년 국내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시장은 4조원 규모를 형성했는데 2017년에는 8조원 규모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점 수입 업체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미 상당수 해외 브랜드가 배수를 2배 수 대로 내리고 판매가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의 파상공세가 더해지며 수입 업계의 더블딥(이중침체)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가 늘고 있다.
업계는 특히 이번 신세계의 직구 사업 진출에 영향을 받은 다른 유통사들이 직구몰 개설에 추가로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형 유통사의 경우 병행 업체 보다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 수입 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입업체 대표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백화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이 위축되자, 대형 유통사들이 닥치는 대로 손을 뻗고 있다. 해외 직구 사업이 그런 대형사들이 하기에 적합한 사업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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