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 위기의 백화점을 일으켜 세울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며 오픈했던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는 28일 오픈 100일을 맞는다.
수도권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현재까지 결과를 놓고 보면 F&B는 성공, 패션은 실패라는 평가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펄펄 난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F&B에 비해 패션 PC는 당초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백화점 점포의 평균 F&B 매출은 전체의 10% 수준. 그런데 판교점은 현재까지 23%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패션 PC의 성적표는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구두와 핸드백 PC 입점 브랜드의 월평균 매출이 서울 및 수도권 중위권 백화점 평균에 비해 20~30% 낮은 하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 상황이 비교적 좋은 골프웨어는 11개 입점 브랜드 중에서 ‘파리게이츠’가 유일하게 1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나머지 10개 월평균 매출은 3천~5천만원 수준이었다. 남성복은 입점 브랜드 대부분이 월 2~3천만원으로 상당히 고전했다. 이는 C급 매장에 분류되는 매출 수준이다.
리딩 여성복 브랜드도 판교에서는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는 듯하다. 8월부터 11월 15일 현재까지 아이올리의 ‘에고이스트’, 대현의 ‘주크’와 ‘모조에스핀’, 베네통코리아의 ‘베네통’과 ‘시슬리’의 월평균 매출이 2~6천만원 사이에 머문 것.
같은 기간 1억대 매출을 꾸준히 올린 브랜드는 한섬의 ‘타임’이 유일했다.
결과적으로 상당수 입점 업체들은 입지나 규모, VMD 등이 월등한 판교점이 전국 백화점 상위 10% 이내의 매출을 내 줄 거라 기대했지만 중하위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렇듯 백화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패션 PC가 추락하면서 전체 외형도 흔들리고 있다. 오픈 초기에는 일평균 매출이 15~18억원 수준이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1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AK플라자 분당점의 경우 판교점 오픈으로 큰 타격을 예상했으나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AK 측 관계자는 “단골 고객의 충성도가 여전히 높고, 할인과 경품 행사를 공격적으로 진행한 결과 3개월 동안 3% 가량의 매출이 감소하는 수준으로 선방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업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여성복 업체 한 관계자는 “초반에 판교점에 거는 기대감이 높아 영업력이 탁월한 일명 에이스 매니저들을 전진 배치했지만 현재 상당수 매장에서 이들이 빠져나간 상황”이라고 했다.
매출이 예상을 크게 밑돌자 상주하는 판매 사원도 종전 7명에서 3~4명으로 줄이고 있다. 일부 수입 브랜드는 백화점 측에 지속적으로 자진 철수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 측은 인테리어 비용을 전부 투자해 입점 시키는 대신 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기로 한 매장들에 대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들은 “F&B 매장을 분산 시키지 않고 지하에 몰아 구성하면서 집객력이 그 곳에만 몰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더구나 패션 매장이 다른 백화점에 비해 두 배나 많아 단위당 매출이 크게 낮아진 영향도 있다. 새로운 플랫폼을 시도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패션과 F&B의 균형을 갖추는데는 실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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