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 드라마틱한 결별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결별스토리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아티스틱 디렉터들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쇼킹한 파도가 패션계에 은근히 퍼져 나가고 있다. 그다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파워풀한 럭셔리 그룹을 결정적으로 흔들어 놓을 만한 위치인 이들은 다름아닌 CEO다.
이미 지난해 11월 「까르티에」의 CEO 스탄슬라 드 케르시즈가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를 떠나면서(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패션계를 흔들어 놓았다. 그가 결별을 선언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루머들이 회자되고 있다. 한편 ‘일본 LVMH’의 전 CEO였던 시릴 비네롱의 뒤를 이을 후임자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발표된 뉴스는 역시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 강력하고도 예상밖이었다. 바로 프랑스의 럭셔리 메종 「샤넬」이 지난 1월말 2007년부터 브랜드의 CEO를 맡아온 미국 출신 모린 시케(Maureen Chiquet)의 사퇴소식을 발표한 것이다.
그녀가 사퇴하는 이유는 모호하다. 「샤넬」은 양측의 결별에 대해 그녀와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 사이에'전략적인 차이'를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차이점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이유에 대해서 별도의 설명은 하지 않은 채 다만 “「샤넬」은 그동안 경영진과 가깝게 일하며 브랜드에 새로운 성장기를 이끌어낸 모린 시켓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고 그녀의 향후 행보가 성공적이기를 기원한다. 모린 시켓은 지난 9년간 글로벌 CEO로 일하면서 「샤넬」이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성공적으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이미지를 강화해 성장에 이르도록 그 직무를 충실히 다했다”고 매종 측은 성명에서 전했다.
'성장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
향후 회사의 경영은 오너인 알란 워트하이머가 직접 맡게 된다. 알란 워트하이머는 형제 제라드와 함께 샤넬 그룹의 대주주다. 형제는 함께 ‘샤넬SA’뿐만 아니라 총기제조사 「올랑올랑」, 시계 브랜드 「벨&로스」, 수영복 브랜드 「에레스」, 그리고 출판사 ‘에디션 드 라 마티니에’등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 둘의 보유자산은 총165억 유로(약 21조4500억원)로 집계되면서 프랑스에서 7번째 부자로 순위를 기록했다. 「샤넬」 제국(?)은 워트하이머 형제의 조부가 과거 전설적인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과 파트너십으로 손잡고 일궈낸 것이다. 한편 그 누구보다도 드러나기를 즐겨하지 않는 그들이기에(샤넬쇼의 프런트 로에 앉아 관람하는 것이 매우 드물고 가족의 대표가 위임한 경주마를 관장하는 최고급의 마사를 통하지 않으면 인터뷰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동안 「샤넬」에서 모범적인 캐리어를 이어가던 CEO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정당화할만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쉽사리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
예일대 출신의 모린 시켓은 「로레알」 「갭」 「올드네이비」에서 근무했고 2003년부터 「샤넬」미국 지사에 조인하게 되면서 2007년에는 브랜드의 리더(같은해에 포브스지가 선정하는 세계의 가장 파워풀한 여성 순위 80번째에 오르기도 했다)로 임명된다. 그녀는 향수, 뷰티, 패션, 시계와 주얼리 등 전체 라인을 맡아 경영해왔다. 「샤넬」은 2007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모린 시켓을 글로벌 CEO로 임명했었다. 올해 1월 말로 회사를 떠나게 된 그녀는 지난 2010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마침내 그녀의 꿈을 실현시킬지도 모른다. 그것은 다름아닌 파리에서 사는 것!?!
<저작권자ⓒ Fashionbiz 글로벌 패션비즈니스 전문매거진,www.fashion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