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편집숍, 멀티숍 등 리테일 비즈니스가 본격 도입된 지 20년이 되어가면서 성장기를 지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업계는 구성 브랜드와 제품, 매뉴얼을 쇄신하는 한편 새로운 컨셉과 매장 간판을 교체하는 모습이다. 매장 수는 큰 변동이 없지만 브랜드를 세분화해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ABC마트코리아가 지난해 시장에 새로 소개한 매장은 ‘온더스팟’, ‘메가스테이지’, ‘그랜드스테이지’ 등이다. 신생 기업 브랜드랩도 편집숍 ‘왓코’를 ‘왓코 스위트’, ‘왓코가든’, ‘왓코 캐빈’ 등으로 세분화했다.
슈마커는 지난해 ‘핫티’에 이어 ‘웨버’까지 새로운 컨셉의 멀티숍을 연이어 시장에 내놓았다. 일부 매장은 종전 ‘슈마커’ 매장에서 교체됐으며 ‘웨버’는 쇼핑몰 전문 편집숍으로 전개한다. AK수원점 팝업스토어를 정상 매장으로 바꿔 오는 27일 오픈할 예정이며 연내 2개점을 추가한다.
레스모아는 핵심 상권 내 ‘레스모아’ 일부 매장을 ‘레스모아 3.0’으로 리뉴얼을 단행하다.
최근 변신을 단행한 이들 매장은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슈마커 ‘핫티’ 명동점은 리뉴얼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매출이 신장했고, 대전, 광주, 대구점 등도 2배, 최근 오픈한 울산 성남점은 2.6배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레스모아’ 명동점도 일 매출 5천7백만원을 기록하며 리뉴얼 이후 신장률이 30%에 달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개념 멀티숍을 선보인 데는 소비자들의 변심이 크게 작용했다. 급증한 멀티숍의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하우스 네이밍, 컨셉 수혈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또 그간 로드숍에 집중 포진했던 멀티숍들이 최근 쇼핑몰, 아울렛, 로드숍 등으로 유통을 다변화하면서 채널 별 적응력을 키울 필요성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종전 멀티숍은 각종 할인, 이벤트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커머셜한 유통 채널로서 유지하고, 새롭게 선보인 멀티숍들은 철저히 브랜드 가치와 제품, 고급화 이미지로 승부를 띄우고 있다.
실제 ‘레스모아 3.0’, ‘그랜드스테이지’, ‘웨버’, ‘온더스팟’ 등은 할인을 자제하고 고급화에 포커싱 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유통으로 인해 붕괴된 가격선을 지키고 차별화된 오프라인 매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고객들이 가성비를 철저히 따지면서 감도를 지향하는 트렌드세터를 공략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프리미엄 슈즈 편집숍 ‘폴더’의 성공도 한 몫 했으며 슈즈를 넘어 의류를 보강한 ‘온더스팟’도 명동, 코엑스 등 3개점에 이어 오는 25일 처음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25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한다.
ABC마트코리아는 대중적인 ‘ABC마트’와 차별화한 ‘메가스테이지’와 ‘그랜드스테이지’로 변신했다.
소비자는 물론 멀티숍 입점 업체들의 요구도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경우가 가장 심한데, 이들은 마치 단독 브랜드 매장 수준의 박스 매장을 요구하고 있다.
제품과 브랜드가 부각되는 공간을 약정해줘야만 독점 및 베스트셀러 제품 투입을 하는 식이다. 일반적인 멀티숍과는 일부 아이템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멀티숍들이 나날이 초대형화 되는 것은 콘텐츠를 차별화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