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류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든지 오래다. 유니클로를 비롯한 유명 브랜드들마저도 해외 소싱에 의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이 퀄리티’ 인증제 도입 등 ‘메이드 인 재팬’ 의류 생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니트웨어 산업의 경우는 예외다. 2006년 이래 지난 10년간 니트 제품수출이 40%나 증가한 가운데 전망도 매우 밝다.
최첨단 디지털 자동화 시설로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기에 이르고 있다.
최근 AFP 등 외신이 전하는 일본 니트웨어 산업 근황을 살펴보면 그 중심에는 시마 세이키 니팅 머신 제조회사가 있다.
시마 세이키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홀가먼트 시스템(Whole-Garment system)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느질이 가지 않은 풀오버 샘플을 반 시간 안에 만들어낸다. 한 사람이 10개 기계를 작동할 수 있어 그만큼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재단이나 봉재가 필요 없기 때문에 원단 사용도 절감된다.
현재 홀가먼트 시스템은 전 세계에 걸쳐 800여개 니트웨어 생산업체(절반은 일본)에 판매되고 있으며, 시마 세이키의 니트웨어기계 세계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막스 마라도 홀가먼트 시스템을 비롯 패턴과 칼라, 재단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시마 세이키의 디지털 디자인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장갑을 만드는 기계로 출발한 시마 세이키는 90년대 일본 의류업체들이 줄줄이 인건비가 싼 해외로 빠져나가는데 자극을 받고 이를 멈추기 위해 디지털 니팅 머신 제작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일본 니트 산업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화 추세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저임금만으로는 도저히 흉내 내기가 어려운 경지에 이르고 있다.
특히 디자이너들의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업에는 일본 외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일본 젊은 디자이너들의 분석이다.
커튼과 자동차 인테리어로 더 잘 알려진 세이렌 섬유회사의 경우는 지난해 9월 패션과 디지털 노하우를 접목한 비스코텍스(Viscotecs) 브랜드라는 일반 대중 상대의 맞춤 의상 사업을 도쿄 카카시마야 백화점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고객이 드레싱 룸에서 입어보고 선택한 패턴, 원단, 색상, 길이선택 등이 포함된 디지털 데이터를 세이렌 본사로 전송, 패턴 커팅 기계와 잉크젯 프린터 등을 통해 제작하는 방식이다.
제품이 안 팔려 쌓이는 재고부담이 없고 잉크젯 프린터 활용으로 물, 에너지 절감 효과도 크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일본의 니트웨어 기술의 첨단화, 디지털화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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