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프렌치 메종 「랑방」의 여성복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로 46세의 디자이너 부시라 자라(Bouchra Jarrar)가 새롭게 영입됐다. 지난 몇주간 그녀의 영입소식이 파리 패션계에 루머로 돌았던 상황에 공식적으로 나온 소식이다.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사임한 전임 아티스틱 디렉터 알버 엘바즈의 뒤를 잇게된 부시라 자라는 그동안 남성 여성 컬렉션을 모두 진두지휘하며 권력(?)을 휘두르던 전임자와는 달리 여성복 컬렉션만 진행하게 된다. 남성복 컬렉션은 루카스 오센드리베(Lucas Ossendrijver)가 맡아 진행하게 된다.
40대 중반에 아직까지 동안을 간직하고 있는 디자이너 부시라 자라는 솔리드한 경력의 소유자다. 에콜 듀프레(Ecole Duperré)를 졸업하고 2년간 「장폴고티에」에서 라이선스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후 1996년부터 약 10년간「발렌시아가」(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디렉터 시절도 함께 했다)에서 일한 그녀는 2008년 메종 「라크르와」의 오트쿠튀르 스튜디오에서 아티스틱 디렉터로 일하다 지난 2009년 메종의 마지막 패션쇼를 끝으로 사임했다.
이후 자신의 컬렉션을 론칭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지난 2010년 10월 첫 컬렉션을 선보인다. 2012년에는 예술문학인에게 수여하는 프랑스 문화장관상 ‘오드르 데자르 에 데레트르(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훈장을 받았고 쿠틔르 컬렉션과 더불어 레디투웨어를 6월부터 두달간 선보였다. 2013년에는 마침내 오트쿠튀르의 ‘퍼머넌트 멤버(Membre permanent)’자리를 얻게된다.
부시르 자라의 컬렉션은 실용적이면서도 엘레강스하다. 여성스런 판타지나 신비스러움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녀의 컬렉션은 ‘매스큘린-페미닌’에 베이스를 둔 날카로운 재단과 콘템포러리, 네오-클래시즘를 콘셉트로 과감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굳혀나갔다.
「랑방」의 CEO 미셀 위방은 부시라 자라에 대해 «「랑방」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인물이 나타났다. 그녀의 타임리스한 스타일은 우리 메종의 그것과 맞아 떨어진다. 그녀의 재능과 엄격함, 완성도 있는 재단과 소재는 「랑방」에 신선함과 모너니티를 불러일으킬 것이다»라고 전했고 부시라 자라는 이에 대해 «내가 바라던 더 큰 창조와 영감의 공간이자 패션의 중심 메종 「랑방」에 조인하게 됐다. 나의 가장 큰 바람은 「랑방」에 조화로움과 우리 시대의 여성들이 원하는 진정한 패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라며 화답했다.
그녀가 진행하게되는 「랑방」의 첫 컬렉션은 2017년 S/S 시즌을 타깃으로 제작, 오는 9월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첫 선을 보일 예정으로 이에대해 많은 패션계 인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시라 자라는 일단 무거운 테스크를 짊어지게 된 것이 사실이다. 럭셔리 패션계에서 가장 명성높았던 아티스틱 디렉터의 자리를 잇게된 것 뿐만아니라 가장 오래된 파리지앵 메종으로 2000년대 초반 한 남자(알버 엘바즈)가 부활시켜 큰 획을 남기고 떠난, 그리고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랑방」이라는 브랜드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과연 부시라 자라가 지난 십몇년간 알버엘바즈가 남긴 흔적을 지우고 매끄럽게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떠난 후 후임으로 영입된 알렉산더 왕이 「발렌시아가」에서 몇시즌 고전하다가 결국 3년만에 사임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과연 그녀가 주변의 우려를 딛고 부시라 자라를 각인시킬 만한 그녀만의 「랑방」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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