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1,500만 달러 출연, MIT 혁신섬유개발센터 설립
얼핏 보기에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을 연상케 하는 제2의 섬유산업 혁명이 미국에서 움트고 있다.
1733년 존 케이의 방적기 플라잉 셔틀 발명이 영국 산업 혁명의 단초가 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고 듣고 느끼며 소통이 가능한 최첨단 섬유’ 개발에 미국 정부와 기업, 학계가 총력체제를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구글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인공 지능의 발전 못지않은 첨단 섬유 시대가 가까운 현실로 다가서는 느낌이다.
미국 정부는 4월 초 MIT대학교에 ‘혁명적 섬유직물제조혁신기구(The Revolutionary Fibers and Textiles Manufacturing Innovation Institute)를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미국 수재들이 모이는 대학을 근거지로 삼고, 기구의 머릿글자가 ‘혁명적(Revolutionary)’으로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어 보인다.
이 기구는 연방정부 출연 7,500만 달러 등 모두 3억1,500만 달러의 기금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사업 추진을 위해 MIT를 본부로 미국 전역 52개 기업과 비영리기구, 32개 대학 및 주정부를 포함하는 89개 기관이 참여하는 ‘미국 선진기능섬유기구(Advanced Functional Fabrics of America, AFFA)를 세우기로 했다.
52개 참여 기업 중에는 나이키, 뉴발란스, 듀퐁, VF코퍼레이션 등 섬유업계에 낯익은 얼굴들도 있지만 오디오 장비 메이커 보스, 컴퓨터 칩 메이커 인텔, 나노 섬유 제조업체 휘베리오 등 대부분이 첨단 기술 관련 업체들이다.
32개 대학에는 MIT를 비롯 코넬, 카네기 멜론, 드렉셀, 라이스, FIT, 에머스트 등이 포함돼 있다.
퀸시가몬드 커뮤니티 칼리지 등 은 최첨단 섬유 개발에 따르는 신제품 생산요원 배출을 위한 기술 숙련 교육을 맡는다.
백악관은 MIT의 AFFA 출범을 발표하면서 AFFA가 재래식 섬유 업체들이 아닌 기술 파트너들이 섬유와 원사를 반도체, 발광 다이오, 태양 전지등과 접목시켜 보고, 소통하고 느끼며 에너지 저장, 온도 조절, 건강 모니터, 색상 변화 등이 가능한 미래 섬유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애시 카터 국방부 장관은 MIT 섬유기술개발센터 출범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개발될 첨단 섬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초경량, 내화, 전자 감식 기능을 갖춘 소재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스마트 워치의 감식 기능을 초경량 섬유에 복제시켜 소방관들을 뜨거운 화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등의 실용적 가치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부상을 입은 병사가 항균성 압축 붕대를 필요로 할 때 이를 감식할 수 있는 섬유도 만들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밖에도 발전소, 창고 건설용 소재, 자동차용으로 쓰이게 될 초효능, 에너지 절약 필터 제작 소재, 온도를 조절하고 화학, 방사능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소재 등의 개발도 포함된다.
특히 지금까지 의류에 IT 장비를 부착시키려는 노력에서 수위를 높여 옷감이나 실에서부터 미래 섬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혁명적 발상이다.
이번 MIT를 축으로 한 첨단섬유기술센터 추진의 일면에는 그간 임금 경쟁력에 밀려 중국 등에 빼앗겨온 미국 섬유 제조업을, 기술 혁신을 통해 부흥시켜보겠다는 의지도 깔려있다. 최첨단 기술 섬유 개발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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