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영캐주얼 위기론 확산 - 극복 방안
영캐주얼 시장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올 7월에서 9월 사이 매출 상황을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이 소비 여력이 없거나 소비심리가 침체돼 있다고 해석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소비 침체 환경탓만 아니다
해외 소비 급증이 이를 반증하는 사례로 굳이 멀리 가지 않고 중가 캐릭터와 수입 브릿지 군의 급성장만 보더라도 날씨나 소비 침체 등의 환경 탓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비 여력은 있으나 브랜드 수와 업체가 난립하면서 양만 늘었을뿐 구매할 컨텐츠가 매우 부족하고 가격 거품은 여전히 심해 소비자들이 이탈하고 나뉘어지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톰보이’는 올 9월까지 누적 실적이 신장한 몇 안되는 영캐주얼 브랜드 중 하나다.
톰보이 홍준표 이사는 “캐주얼을 추구하는 명확한 성격이 있고 브랜드 역사에 기반한 파워와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것”이라며 “모든 브랜드가 자기 것을 찾지 못하고 트렌드만을 좇아가는데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디자인적 요소든 소재적 요소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톰보이’의 경우 원피스가 영캐주얼 시장의 시즌 러닝 아이템이긴 하지만 구색 상품으로만 구성하고 대신 ‘톰보이’만의 여름 시즌 강점인 티셔츠를 더 강화하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실상 오리지널리티가 어느 정도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일이며, 그것을 기반으로 할 때 선기획이 가능해지고 확실한 아이덴티티와 짜임새 있는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 부재가 가장 큰 문제
하지만 오리지널리티와 대중성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로컬 영캐주얼 브랜드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시스템의 부재에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 여성매입팀 송영탁 팀장은 “국내 영캐주얼 시장이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것은 지상과제”라며 “국내 시장의 특성을 놓고 볼 때 오리지널리티냐 볼륨화냐를 논하는 것은 10년 전쯤에나 해당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양극화되고 다채널화된 공급 과잉 속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 옷의 가격은 비싼게 당연하며, 가격의 거품이 크다면 소싱 능력 개발과 운영 시스템의 선진화를 통해 가격과 생산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패션 산업 역시 짧은 압축 성장의 역사 속에서 단계별 성장을 거치지 못하고 급팽창해 현재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고 본다”며 “유통 입장에서도 당장 대안이 없기 때문에 대규모의 구조조정은 어렵고 따라서 향후 2년 이상의 정리 기간을 거쳐 새로운 메카니즘을 가진 브랜드들이 나오면서 시장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캐주얼 시장을 상당부분 좌지우지하는 1세대 대형사 및 중견사들의 의욕 상실도 자주 지적되는 문제다.
유통 인식 전환 필요성 대두
위비스 김종운 전무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소싱과 생산처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생산 구조의 혁신은 기획과 물류 등 그밖의 업무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대기업이건 중견사건 경영진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한데 현재 기업들은 의지 자체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 백화점 측이 수입 브릿지와 중가 존를 확대하자 업체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시장 논리로 볼 때 유통의 기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괴리라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이 로컬 브랜드를 육성하고 보호해 줘야 한다는 식의, 몇 평짜리를 어떤 위치에 넣어야 브랜드가 뜬다는 식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유통의 시작과 끝은 동시에 소비자라는 것, 그래서 소비자가 원하고 소구하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게 유통의 역할이라는 것을 기업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패럴뉴스(2007.10.15/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