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르」, 라프 시몬스 후임자 찾기 고전

2016-05-19 00:00 조회수 아이콘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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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하우스이자 프렌치 럭셔리의 대가 「디오르」가 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프 시몬스가 떠난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고전중이다. 한 소식통에 의하면 이토록 디렉터 자리가 장기간 비어있는 이유로 「생로랑」 「구치」 「코치」 등 여타 빅사이즈 브랜드와는 달리 「디오르」는 디렉터에게 주어지는 재량과 독립성이 제한적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렉터들이 그만두는 대부분의 경우는 그들에게 충분한 독립성과 콘트롤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방시」 등 메이저 브랜드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일했던 한 패션계 인사는 익명을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캘빈 클라인」의 디렉터로 영입이 결정되면서 몇개월 내에 일을 시작하게 되는 라프 시몬스는 브랜드에 더 많은 독립성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디오르」는 파리와 브뤼셀의 테러여파로 유럽 여행객이 줄면서 발생한 매출 저하와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감소 등으로 지난 몇달간 매출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헤드헌터와 인더스트리 전문가 등에 의하면 브랜드의 대주주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검증된 탤런트가 한시바삐 브랜드를 정상적으로 가동시키기를 원하지만 재능있는 인재의 풀(pool)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특히 「디오르」의 디렉터급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추가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부분의 계약서 내용에 디자이너들이 사임한 후 경쟁업체에서 일하는 것을 최장 1년까지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자중에는 잠자고 있던 브랜드 「랑방」을 화려하게 부활시키고 이후 외부 자금 유입을 추진하다 결국 오너와의 견해 차이로 포기하고 지난 10월 브랜드를 사임한 알버 엘바즈도 포함돼 있다. 


알버 엘바즈는 지난 15년간 컬렉션 제작에서부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독립성을 가지고 「랑방」을 이끌며 독보적인 파워를 과시했지만 그 역시 한계를 넘지못한 채 제한적인 역할에 대한 실망으로 스스로 사임한 케이스다. 최근 또 다른 잠재적 후보자로 떠오른 디자이너는 다름아닌 지난달까지「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던 에디 슬리만이다. 하지만 가까운 관계자는 「YSL」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권한을 늘리기 위한 시도를 해왔던 그인지라 「디오르」 측이 에디 슬리만과의 계약조건에 합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피에파올로 피치오올리,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사진출처: 발렌티노 홈페이지>


한편 몇몇의 패션피플은 라프 시몬스를 대치할 인물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Maria Grazia Chiuri)를 꼽았는데 그녀는 피에파올로 피치올리(Pierpaolo Piccioli)와 함께 「발렌티노」의 디렉터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만약에 그녀의 영입이 공식화된다면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디오르」의 첫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지만 내년 「발렌티노」의 주식 상장 계획으로 인해 진행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소식통도 여타 후보자나 내부에서 거론되는 이름들 중에서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잠재적 후보자로 지명된 상태라고 컨펌했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셀렉션 프로세스가 최소 몇주에서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발렌티노」와 「디오르」 양측 모두 소문과 관련해 노 코멘트 상태다.

헤드헌터와 패션전문가들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리서치함에 있어 정해진 레시피대로 찾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각 브랜드의 규모나 역사에 따라 디자이너의 영역과 역할이 다르게 요구될 뿐만 아니라 리크루팅에 있어서 근무 지속성과 문제의 소지가 될 부분 등을 골고루 고려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디오르」는 자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카리스마있고 강력한 비전을 가진 캐릭터를 원하지만 동시에 브랜드에서 요구하는 한정된 역할에도 만족할만한 인물을 찾는다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 다수의 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밝혔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메인 컬렉션과 일부 액세서리 진행 뿐만 아니라 일년에 6번 진행되는 패션쇼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에서 다수의 인터뷰 진행과 브랜드를 대표해 행사에 나서야 한다.

물론 「디오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중에는 하지 않아도(?) 될 일도 있다. 예를 들면 피터 마리노의 책임하에 있는 매장 리노베이션이나 ‘레이디 디오르’ 백 라인에 메이저 체인지를 주는 일, 연간 50억유로(약 6조 6500억원)의 매출을 올려주는 향수와 코스메틱의 광고 정책 등에 관한 것들은 디렉터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다.

라프 시몬스는 「디오르」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 자신의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 전문가 일각에서는 그의 미니멀리스트 스타일이 「디오르」 고유의 화려한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베스트 셀링 향수인 ‘자도르(J'Adore)’의 광고 프로모션을 위해 고용된 호주출신의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골드 비즈가 장식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베르사이유 궁전을 걷는 저 유명한 광고 캠페인만 봐도 이들의 공통점은 찾기 어렵다.

“문제는 「디오르」 같은 큰 규모의 브랜드에서 디렉터는 자신의 자아와 브랜드를 창조한 크리에이터의 세계를 조화시켜야 하고 뿐만 아니라 광고와 셀레브리티로 유인된 다양한 카테고리의 고객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한 유명 인사는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크리에에티브 디렉터의 역할은 점차적으로 증가해 브랜드의 세계를 완성하는 일 뿐만아니라 종국에는 소비자 경험(consumer experience) 등 마케팅 전략의 정의에 이르기까지 관여하게 됐다. 한편 케링 그룹에 속한 이탈리안 테일러 브랜드 「브리오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지난 3월 영입된 저스틴 오셰아(Justin O'Shea)는 전문 디자이너 출신은 아니지만 온라인 몰 ‘MyTheresa.com’을 운영하며 유명한 패션 블로거로 활동하는 등 화려한 경력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드는 확실한 책무를 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에는 디자이너가 솔로로 일했다면 지금은 지휘자와 같이 전체적인 방향에서 다른 이들에게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할지를 진두 지휘하게 됐다.”고 「니나리치」와 「장풀고티에」의 디렉터이자 프랑스 쿠튀르, 기성복 의상조합장인 랄프 톨레다노는 전했다. 어찌보면 「YSL」의 에디 슬리만은 역할이나 책임 등 디렉터가 콘트롤하는 면에서 그동안 인더스트리의 스탠다드 격이었다. 그는 광고캠페인에 전적으로 개입했을 뿐 아니라 매장의 분위기나 웹사이트의 콘텐츠까지 깊숙히 관여했다.

미국 브랜드 「코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베르(Stuart Vevers) 또한 스스로가 패션과 가죽 컬렉션 개발을 넘어서 더 많은 영역에 관련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스스로를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만 얼마나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그들 자신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라고 서울에서 개최된 ‘콩데 나스트(Condé Nast)’ 럭셔리 컨페런스에서 진행된 루터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부 디자이너들은 그들에게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조금 주어졌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 이미지 크리에이터가 돼버렸다.”고 알버 엘바즈는 「랑방」을 떠난다는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10월에 한 매체에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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