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홀세일 사업, 유통사와 함께 성장한다

2016-06-15 00:00 조회수 아이콘 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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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래보레이션·사입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지속 성장 도모

홀세일 마켓이 도입기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유통사들은 홀세일 브랜드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단순히 판매 대행하는 것을 넘어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 이들은 홍보 및 판매 촉진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 브랜드와 함께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제작하고 이에 대한 수익을 쉐어하며, 사입을 진행하는 등 상생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홍콩의 셀렉트숍 'i.t'. 이들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컬렉션을 홍콩뿐 아니라 중국에도 유통시킴으로써, 소자본으로 해외 시장 진출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또 온라인 셀렉트숍 '무신사' 'W컨셉' '29cm' 등은 브랜드들과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제작하면서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 및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또한 '29cm'와 '바인드'는 사입구조를 체택함으로써 수익성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홀세일 마켓 도입 초기 유통사들 비즈니스 모델과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초창기 유통사들은 과거의 임대업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며 홀세일 브랜드들과 위탁 판매 방식으로 거래를 해왔다. 상품의 배수가 낮을 경우에는 위탁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판매분에 대한 금액이 판매 완료 후 들어오기 때문에 공급시기보다 최소 1~2개월 늦어져 입점 브랜드에게 부담으로 작용되는 폐해가 있다. 또한 수익률에 한계가 있어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불리한 방식이다.

콜래보레이션에 있어서도 변화가 찾아왔다. 다수의 유통사 및 패션기업들이 차별화 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홍보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홀세일 브랜드들과 콜래보레이션을 이어왔다. 하지만 제대로 된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기 일쑤여서 콜래보레이션 제안을 거절하는 홀세일 브랜드도 늘어났다.

어쩌면 유통사들의 상생전략은 숙명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러한 과도기를 겪으며 수많은 홀세일 브랜드들이 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는데, 홀세일 브랜드가 없다면 미래의 유통업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홀세일마켓에 또 어떠한 전략들이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유통사≠판매 대행사

유통사는 스스로 '장소를 빌려주는 입대업자' 라는 편견을 벗어던지고 있다. 더 이상 브랜드 위에 군림하는 갑이 아닌 함께 성장해나가는 파트너로 역할을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유통사들은 입점 시 브랜드 인지도 상승, 상품 홍보, 판매 촉진, 수익 증대 등 다양한 메리트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i.t'는 최근 홀세일 브랜드들의 화두인 '해외진출'을 돕는 유통사 중 하나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이 셀렉트숍은 중국 전역에도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 홀세일 브랜드들의 중화권 진출을 돕고 있다. 이 업체는 최근 '플러스마이너스제로'에 중국 11개 매장에 입점할 것을 제안했다. 홍콩 매장에서 테스트 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유통망을 확장해보고자 한 것.

'i.t' 매장 자체가 간판이나 다름없다. 높은 인지도 덕분에 입점 시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중국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난징 등 주요 도시에 매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각 상권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온라인 셀렉트숍 '29cm'의 프리젠테이션 콘텐츠 'PT'는 모두가 탐내는 홍보 툴이다. 고감도의 이미지와 적절한 설명을 곁들어 해당 상품에 대한 가치를 부여해주는 'PT'에는 홀세일 브랜드뿐만 아니라 내셔널 브랜드 및 타 업종에서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그 효과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 패션잡화 브랜드 '로우로우'는 'PT'를 통해 티타늄 소재의 안경을 출시, 완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티타늄 장인과 함께 제작한 상품이라는 스토리가 'PT'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된 것이다.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는 "스트리트 문화에 기반을 둔 홀세일 브랜드나 독창적인 디자인관을 중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콘셉과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이미지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어 좋다" 고 말했다.


◇ 콜래보로 차별성은 물론 수익성까지 Up↑

온라인 셀렉트숍은 콜래보레이션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채널 중 하나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집객력을 높이고 더 나아가 수익성까지 증대할 수 있으니 온라인 채널과 홀세일 브랜드의 콜래보레이션이 줄을 잇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W컨셉'은 첫 출발부터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콜래보레이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프론트로우' 라는 자체 브랜드를 통해 '앤디앤뎁' '쟈뎅드슈에뜨' 등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콜래보로 화제몰이를 했던 이 채널은 현재도 활발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모회사인 '위즈위드'를 통한 해외 소싱력을 발판 삼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매출에 따른 수익을 디자이너와 쉐어한다는 것이다. 'W컨셉'은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수수료 대신 판매에 대한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제공한다. 때문에 매출이 뛰면 뛸수록 디자이너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늘어난다. 매출이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최저 보상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는 이득인 셈이다.

따라서 'W컨셉'과 지속적인 콜래보레이션을 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로우클래식'은 벌써 2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리플레인' 'JO5' 등도 2회 이상 '프론트로우'와의 캡슐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남유진 'W컨셉' 상품개발팀장은 "'프론트로우'와의 콜래보레이션 라인은 디자인의 특성은 그대로 살리되 프리미엄급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또한 상품기획팀뿐만 아니라 마케팅팀, 개발팀 등이 모두 함께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29cm'도 '블랙위러브(Black We Love)'라는 콜래보레이션 라인을 별도로 선보이고 있다. '29cm'는 특유의 감각적인 마케팅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단독 상품에 대한 매력과 자신만의 컬렉션을 완성한다는 만족감을 선사하며 주목 받고 있다.

주얼리 브랜드 '어나더플래닛'은 '블랙위러브'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블랙위러브' 귀걸이 세트의 판매량이 4000개를 넘어서며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되는 브랜드의 베스트 셀러이자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 것.

김문수 '어나더플래닛' 대표는 "'블랙위러브' 아이템은 현재 3차까지 리오더가 진행되고 있는 브랜드의 베스트셀러"라며 "소규모 브랜드였던 '어나더플래닛'은 '블랙위러브'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는 물론 업계에서의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가을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 콘텐츠는 '무신사'가 직접 나서 좋은 품질의 상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할 수 있도록 브랜드와 상품의 기획부터 함께 한다. 또한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판매 수수료를 책정하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함으로써 높은 매출을 이끌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데님 전문 브랜드 '피스워커'와의 협업. '무신사 스탠다드'를 통해 선보인 '피스워커'의 데님 쇼트팬츠는 6일만에 완판되며 수 차례 리오더를 이어갈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매출 확실하다면 사입도 불사

최근 유통사들의 가장 큰 변화는 사입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똑똑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운영되는 홀세일 브랜드에게 있어 사입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빠른 시일 내에 자본을 확보함으로써 부채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유통사는 특정매입으로 상품을 판매할 때 보다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29cm'의 '블랙위러브'는 70%에 가까운 비중으로 사입을 전개한다.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아티클'은 지난해 6월 사입 모델로 '블랙위러브'에 참여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브랜드 전개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양수석 '29cm' 팀장은 "'블랙위러브'는 제품 사입을 위주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생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새로운 콘텐츠와 단독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브랜딩과 매출을 한번에 잡을 수 있어 '블랙위러브'에만 입점하고 싶다는 브랜드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바인드'도 전략적으로 사입을 실시하는 곳 중 하나다. 지난해 시스템을 리뉴얼한 이 셀렉트숍은 아웃소싱에 일임하던 바잉을 직접 진행하며 사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키 브랜드인 '앤더슨벨' '오아이오아이' '베이직코튼' 등의 브랜드는 사입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앤더슨벨'은 리오더 시에도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어 점차 수주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아직까지 사입하는 브랜드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 브랜드들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게다가 많게는 98%에서 적게는 80%의 소진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용경 인디에프 '바인드' 팀장은 "아무래도 위탁 구조로는 일정 금액 이상의 매출을 만들기가 어려워 주목한 것이 사입"이라며 "키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입해 대물량을 공급하면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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