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대형화 되는 가두상권
생계형 중소 점포 매출 빠르게 잠식
가두 상권의 매장 대형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가두 유통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들 매장은 주변의 중소형 매장 매출을 흡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의 가두점 확대에 나서면서 지난 달 강남역과 압구정동에 각각 300평, 250평 규모의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다.
강남역 인근에는 ‘지오다노’와 ‘폴햄’, ‘후아유’ 등 캐주얼 브랜드들의 대형 매장들이 대거 모여 있는데 ‘유니클로’가 오픈한 이후 10~20% 가량 매출이 떨어졌다.
이길재 ‘폴햄’ 영업부장은 “우려했던 것보다 더 매출 타격이 크다”며 “주변 점포들도 모두 최소 40~50평 규모지만 ‘유니클로’가 상당 부분 가두 소비층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유니클로’ 압구정점은 오픈 이후 일평균 3천만원, 강남점은 4천만원의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안성수 사장은 “강남역이나 압구정동의 경우 임대료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매장당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형 매장으로 효율을 끌어 올리기는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에 자금력 있는 기업들은 대형화를 통해 주변 상권을 흡수하려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 역시 마찬가지다.
제일모직과 LG패션, SK네트웍스 등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건물을 사들이면서 대형 종합관을 개설한 가운데 ‘갭’과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도 앞다퉈 수백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하거나 준비에 돌입해 주변 중소형 가두 매장들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대형사들은 높은 부동산 비용을 물어가며 영업을 벌이기보다 직접 부동산에 투자함으로써 투자 이익을 보존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명동부동산 김정훈 실장은 “대형마트가 늘어나면서 동네 소형 수퍼마켓이 큰 위기를 맞고 폐업이 속출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경기 여파의 문제가 아니라 매장이 대형화되면서 중소형 매장들의 매출이 회복될 여지없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동은 마리오에 이은 더블유몰과 패션아일랜드 등 대형 아울렛몰이 늘면서 가두 상권이 타격을 받고 있다.
‘지오송지오’ 안순열 이사는 “전통적으로 남성복 가두 매장이 강세였던 구로동 상권의 소비가 대형 아울렛몰로 흡수되면서 점차 이 곳 매장도 대형 몰로 흡수되거나 대형 매장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방일수록 부동산 개발이 덜 된 곳이 많아 투자의 목적성이 더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대형 상설점이나 아울렛 매장을 개설하면서 부동산 투자 이익과 영업 이익을 동시에 챙기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정은 광주에 이어 마산시 대우백화점 인근에 2000여평의 부지를 매입하고 세정그룹 종합 상설관 오픈을 준비중이다.
LG패션은 울산, 양산, 서창, 포항 등지에 100평 규모의 상설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이 달에도 논산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 매장 중 상당수가 본사 소유의 부동산이다.
외국계 유통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에 대한 투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외국 유통 업체 한국지사의 한 관계자는 “영업은 실패하더라도 부동산 투자를 통해 이익을 보전할 수 있고, 향후 그 곳에서 무엇이든 펼칠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을 먼저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가두 상권의 양극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버스갤러리 조춘호 사장은 “부동산 연결과 이어지는 몇몇 대형사의 매장 대형화는 결국 경쟁력없는 소형 매장을 흡수하고 주요한 가두 상권 자체가 양극화될 것이 자명하며, 이는 중소 패션 전문 업체들에게 큰 위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패럴뉴스(2007.11.9/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