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글로컬리즘 시대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이 슬로건의 좋은 예를 보여 주는 브랜드가 있다. 한국의 전통 요소를 트렌디하게 재해석해 해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브랜드, 바로 이세(대표 테렌스 김)에서 전개하는 스트리트 캐주얼 「이세(iise)」다.
지난 2013년 론칭한 「이세」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테렌스 김 대표와 동생인 케빈 김이 함께 만든 것으로 브랜드 네임 역시 재미교포 ‘2세’를 의미한다. 미국에서 성장한 후 성인이 돼서 처음 한국을 방문한 두 형제는 전통문화 거리인 서울 인사동과 북촌 한옥마을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을 시작했다.
「이세」는 론칭 초기부터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먼저 타깃으로 잡았다.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면서 소재에 강점을 둔 아이템들이 해외 소비자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예상은 적중했다. 특히 한옥에서 쓰는 문고리를 가방 부자재로 사용한 것이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이 ‘문고리 가방’이 유명세를 타면서 론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적인 패션 웹진 하이프비스트(Hypebeast)에 소개된 데 이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홍콩과 대만에도 진출했다. 총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을 정도.
가방 브랜드에서 토털 브랜드로 확장
국내에서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쇼룸만 운영할 뿐 별다른 오프라인 유통망이 없었는데 지난 5월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첫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 덕분에 F/W시즌에는 브랜드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 쇼를 예정하고 있다. 더불어 팝업 스토어를 이어 가며 브랜드 볼륨화에 나설 계획이다.
본래 가방과 액세서리 류만을 다루던 「이세」는 지난해 F/W시즌부터 처음 의류를 선보였다. 광목, 무명 등 전통 소재를 사용하고 한복을 접목한 모던한 스타일이 호응을 얻으며 이제는 오히려 가방보다 의류가 메인이 됐다. 너무 예스럽거나 또 너무 트렌디하지 않도록 정도를 맞추는 것이 어려운데, 「이세」는 한국적인 디테일을 담으면서 모던하게 풀어내는 가장 적정한 선을 찾아낸 셈이다.
이번 시즌 선보인 컬렉션은 숯을 이용해 천연 염색을 한 보머 재킷과 크롭 팬츠 등 편안한 색감과 핏이 돋보인다. 무명 소재를 쓴 셔츠는 소재 특성상 입을수록 부드럽고 통풍이 잘돼 반응이 좋은 아이템 중 하나다. 가방 종류는 매 시즌 다른 소재를 선택하는데 이번에는 염소가죽을 주로 사용해 부드러우면서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패션 넘어 콘텐츠 활용해 아이덴티티 전달
「이세」 측은 “한국을 떠올렸을 때 뚜렷한 문화적 정체성과 이미지를 보여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향후 목표는 가방과 의류를 넘어 리빙 용품까지 다루는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 것이다. 단번에 몸집을 키운다는 생각 없이 마치 밥을 지을 때 뜸을 들이듯 오랜 시간에 걸쳐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세는 패션 기업이 아닌 콘텐츠 기업을 표방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한다. 이세가 의류만큼이나 신경 쓰는 것이 바로 영상이다. 「이세」의 온라인 사이트(ii-se.co)를 방문하면 비디오 카테고리가 따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매 시즌 컬렉션을 영상에 담으면서 단순히 룩북에 그치지 않고 보는 이들에게 브랜드가 갖고 있는 다채로운 이미지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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