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곡선의 아웃도어 미래도 안갯속인가

2016-08-30 00:00 조회수 아이콘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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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전문가 57명의 설문 분석

아웃도어의 불황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업계 전문가로 꼽히는 임원급 57명에게 아웃도어 시장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2013년 정점을 찍은 이후 2014년 하락세로 돌아선 아웃도어는 지난해 큰 폭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10~15% 가량 매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도하게 부풀어진 거품이 빠지기 까지는 다소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시장 규모는 현재 5조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비관적인 견해라기보다 아웃도어라는 복종의 성격과 국내 인구 추이를 고려한 수치다. 

5년 내 시장 규모 3조원 축소 전망 
  
불황 장기화의 가장 큰 이유로는 중장년 착장의 변화가 꼽혔다. 

아웃도어를 일상복으로 착용하는 경향이 크게 줄면서 등산할 때 입는 의류로 돌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판단이다. 대신 골프, 스포츠, 캐주얼로 이탈하는 현상이 크게 늘며 과거 골프웨어와 비슷하게 10년간의 침체기가 찾아 올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정 동진레저 사장은“향후 브랜드들은 고급화와 합리주의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며, 자금력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양의 재고를 소진하고 등산 제품 구조에서 탈피하는데 향후 3~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홍천 컬럼비아코리아 전무는“불황기를 거치며 아이덴티티와 다양한 카테고리를 보유한 브랜드가 롱런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주택 쉬스코리아 대표는 “현 추세에서는 시장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큰 폭의 혁신이 있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적, 구조적 상황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정호진 넬슨스포츠 사장 역시“신생 및 기존 업체들의 사업 중단이 이어지며 시장이 재편 될 수밖에 없다. 등산이라는 카테고리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현재와는 다른 진화된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등산을 고집하는 정통 익스트림 브랜드를 추구하거나 스포츠, 아웃도어에 골프를 첨가한 스포도어(스포츠 아웃도어)로 전향하는 브랜드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중고가 브랜드들이 중저가로 전향하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늘고 있다. 반면 아웃도어 시장이 다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도 아직은 남아 있다. 

선진국의 경우 1인당 국민 소득 3만 불이 넘어가는 시점부터 다양한 아웃도어 산업이 활황을 보였기 때문에 또 다시 중흥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보다는 레저, 라이프스타일, 캠핑, 해양스포츠, 트레일 러닝, 피싱 등으로 카테고리가 확산되는 양상 속에 전문화와 세분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양, 트레일 등 시장 세분화 가속 
  
등산을 제외한 카테고리 중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군으로는 라이프스타일(트레블 및 캐주얼)과 해양스포츠, 캠핑, 트레일 러닝 순이 꼽혔다. 

라이프스타일은 향후 2~3년 내 아웃도어 성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등산 주축의 아웃도어 문화가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다양한 여가 문화로 발전하면서 붐업을 기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해양 및 워터 스포츠는 5년 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혔다. 

강택훈 우성아이비 부장은 “해양 및 수상 스포츠 시장이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많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몇 년 안에 저변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레일 러닝 분야도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10년 전부터 산악을 모티브로 한 트레일 러닝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장이 활성화 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들 카테고리가 과거 등산을 대체할 수 있는 메가트렌드로 자리잡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일부 라인으로 전개될 수 는 있겠지만 등산 보다는 대중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아웃도어 시장의 부활을 위해서는 현재 누적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등산을 배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획일화된 제품과 컨셉이 많고 브랜드별 차별화가 없다는 점과 그에 따른 지나친 할인율로, 소비자 신뢰가 떨어졌다는 점이 가장 크게 거론됐다. 

즉 전문가들이 말하는 3~5년이라는 기간은 아웃도어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이라는 것이다. 

지철종 케이투코리아 전무는“향후 고객은 현재의 30~40대다. 이들에게 시장의 건전성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웃도어 시장에서 대세 트렌드는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 관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윤형 블랙야크 상무도“유력한 카테고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 확보와 함께 새로운 착장 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속 성장 가능성 톱 ‘케이투’

전문가들이 향후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꼽은 브랜드는 케이투코리아의 ‘케이투’다. 중장년 부동 고객층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다 타 브랜드에 비해 가격 등 브랜드 관리 능력이 탁월하는 평가다. 또 ‘아이더’, ‘와이드 앵글’과 함께 ‘살레와’, ‘다이나핏’까지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회사 경쟁력도 한층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2위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코오롱스포츠’가 꼽혔다.
‘코오롱스포츠’는 최근 몇 년간 주춤했으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하면서 본질에 입각한 제품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블랙야크의‘블랙야크’는 해외 시장 개척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 최근 유럽 및 미주 지역으로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국내 최초의 글로벌 브랜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영원 아웃도어의‘노스페이스’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몇 년간 하향세를 겪었으나 위탁제 전환으로 점주들의 부담이 사라진데다 향후 화이트라벨의 성장 가능성, 평창 올림픽 공식 후원 등을 계기로 한 단계 진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중저가, SPA 등 실용 브랜드 등장
김정 동진레저 사장
향후 산을 모티브로 한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수용한 브랜드로 이원화 될 것이다.
고급화 전략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실용 아웃도어로 전환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종전과 같은 마케팅 투자가 지속되지 못하면서 중위권 브랜드가 중저가 실용브랜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박리다매의 초저가 SPA 출현도 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 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방향을 재정립하고 그에 걸맞게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오너의 의지다. 아웃도어 시장의 불황은 시작됐다. 오너의 의지와 방향성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정리 기간 최소 3년 소요될 것
정재화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 상무 
아웃도어는 비정상적으로 커졌던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 다만 세월호, 메르스 사태, 트렌드 변화가 맞물려 연착륙을 하지 못하고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시장이 다시 자리 잡기까지는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고 소진 기간과 브랜드 정비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후에는 선두권이 2천~3천억대 초반 매출을 올리는 시장으로 재편되며 현재보다는 건전한 시장 문화가 형성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록달록한 배색과 절개의 등산복에서 탈피, 새로운 착장 문화를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대 쟁점이라고 여겨진다. 레저, 트레블 등을 포괄한 여가 문화의 안착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30~40대 흡수할 소프트한 변화 필요
박대영 현대백화점 차장 
향후 아웃도어의 핵심 키워드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여겨진다. 트레일, 러닝, 캠핑 등은 하나의 라인일 뿐 대세가 될 수 없고 현재 상황에서 등산 이외에 폭발적 컨셉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등산복을 일상복으로 착용했던 중장년 층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라이프스타일화를 빠르게 진행하며 새로운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브랜드별로 라이프스타일을 어떠한 테마로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이는 현재 30~40대 인구를 끌어들이는데도 매우 중요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레깅스에 스커트가 가미된 일본의 빠깅스나 하드쉘 중심의 재킷 등 러닝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소프트한 상품의 변화가 필요하다. 스포츠, 골프와의 차별화 속에 아웃도어 만이 지닌 기능성과 디자인으로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모두 흡수하는 전략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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