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협력社 相生시대 여나
백화점과 입점업체 간의 동반자적 관계 형성은 가능한가.
최근 롯데와 현대백화점이 협력업체와의 ‘윈윈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공표하면서 과연 어느 정도의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백화점은 입점업체와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해’ 그동안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해소하고 보다 나은 영업 환경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상품본부(매입부)가 중심이 돼 간담회, 세미나 등을 열고 협력사의 입장을 반영한 새로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롯데의 경우 올 초 이철우 사장 취임 이후부터 협력업체를 위한 여러 가지 지원방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여러 백화점이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검토단계에 머물렀던 연동마진조정제를 지난 6월부터 실시, 수수료를 조건부 인하한데 이어 이 달부터는 백화점이 금융기관에 일종의 지급보증을 서 협력업체가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시작했다.
또 패션쇼, 신문 광고 등 업체가 비용을 전액 부담했던 각종 이벤트, 홍보성 행사를 줄이거나 폐지 또는 비용을 분담하고 6개월 이내 매장 이동 시에는 인테리어 비용을 일부 보상키로 했다.
앞으로는 PB 개발 시 업체와 공동 기획하고, 소요 자금도 일부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의 이 같은 방침에 자극받은 현대도 상품본부 바이어, 협력사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3차례에 걸친 포럼을 열고 최근 ‘윈윈 파트너십’을 선언했다.
포럼 결과 협력사들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안으로 제기한 브랜드 입퇴점 평가 기준의 명확한 제시, 과도한 이벤트 비용 부과 개선, 인테리어 비용 보상 기준 마련 등 롯데와 비슷하지만 비용 분담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개선안을 내놨다.
현대 상품본부 바이어는 “시행 초기에는 금액 지원 등에서 업체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부분이 미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협력사와 신뢰와 공정성에 근거한 파트너 관계를 정립하겠다는 상품본부의 의지에 초점을 두어 달라”고 말했다.
이렇게 두 백화점이 경쟁적으로 협력사 처우 개선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그동안 롯데와 현대 모두 입점 계약 시 인테리어 비용 보상 등에 관한 공정거래 조항이 있었지만 실제 입점업체에게 보상이 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했던 만큼 제도가 없어서 피해를 감수해 왔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 지원만 하더라도 어차피 한 달 후면 나올 우리 판매액을 담보로 보증을 서 주겠다는 것이고, 지원을 실제 받을 경우에도 우리 회사는 자금 회전이 어려운 상태라고 바이어에게 선전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신청하는 순간 요주의 회사가 될 것”이라며 “제 발등 찍는 제도”라고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브랜드와 업체에만 해당되는 수수료 조정이나 상품본부에서 대상 업체를 선정하는 지급보증과 같은 임시방편보다 브랜드의 사활이 달려있는 MD 방식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6개월간의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평가하는 현행 방식은 업체들이 매출에만 급급해 카피, 가매출 찍기를 성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이다.
여성복 업체 한 임원은 “주력 품목에 따라 봄과 여름, 또는 가을과 겨울에 각각 강세인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최소 1년의 시간은 주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와 시장 상황에 맞춰 상품기획, 영업의 적점을 찾을 수 있다. 6개월 마다 어디로 옮길지 모르는데 좋은 자리라도 차지하고 있으려면 잘 팔리는 상품만 찍어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럽이나 일본처럼 백화점이 자체 테마를 가지고 직매입을 하지 않을 바에는 정기 MD를 1~2년 단위로 해 브랜드 컨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도록 하고 신규, 중단 브랜드에 대한 MD는 수시로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어패럴뉴스(2007.11.26/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