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드림’ 소리만 요란하고 성과는 없었다

2016-09-21 00:00 조회수 아이콘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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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자 기업들 … 사업 진전 없이 지분 정리 잇달아
중국의 국내 패션에 대한 ‘구애’는 ‘소리만 요란한 수레’였나. 

한류 바람을 타고 열풍처럼 불어 닥친 중국 발 투자와 패션 콘텐츠 수출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유명무실한 이벤트쇼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각 차이는 있지만 이를 단순히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영향으로만은 볼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국내 업계에 중국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중국 산동루이그룹과 연승어패럴의 합작을 시작으로, 그 해 11월에는 캐주얼 ‘인터크루’를 전개하는 더신화가 중국 안나실업에 인수됐다. 이듬해 아비스타도 중국 디샹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이후 서양네트웍스와 아가방앤컴퍼니 등 굵직한 대 중국 매각 이슈가 잇달았다. 

작년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한국 패션 유치 경쟁이 달아올랐다. 알리바바는 티몰(Tmall)에 ‘한국관’을 개설하는 한편 개통식에 마윈(馬雲) 회장이 방한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징동은 올해 한국에 대형 창고를 만들어 원스톱 물류시스템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진전이 없다. 

중국 3대 온라인쇼핑몰인 VIP닷컴도 지난해 한국 상품 소싱 활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처럼 물밀 듯이 몰려왔던 중국 기업들의 소위 ‘러브콜’에 고무됐던 국내 기업들 사이에 최근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재계의 움직임이 미온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긴 하지만 실제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 요란함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그 중에서도 중국 자본과 합작한 기업들의 사업이 신통치 않다. 

산동루이그룹과 연승어패럴의 합작 사업은 말 뿐인 것에 그친 상태고, 중국 안나실업은 ‘인터크루’의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해 국내와 현지 유통 사업을 추진했지만 4년째 표류상태다. 

아비스타의 최대 지분을 인수한 중국 디샹그룹은 이후 꾸준히 보유 지분을 되팔며 양 사간 시너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국내 기술만 취하기 위한 일종의 ‘먹튀’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중국의 대 한국 직접 투자가 에너지ㆍ원자재ㆍ금융 중심에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에 쏠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국내 콘텐츠 유치 경쟁은 자국 내 과열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일시적 수단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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