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와 구별되는 콘텐츠 구성은 여전히 아쉬워
올해로 6회 째를 맞은 패션코드가 수치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지난 3월 상담 건수 827건, 상담액 70억원, 계약액 1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패션코드는 이번 2017 S/S 시즌 총 100여 개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가하고 500여 명의 국내외 바이어와 5천여 명의 패션 관계자가 방문해 다시 한번 외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이처럼 수치상 성과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는 패션코드지만 패션문화마켓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콘텐츠 구성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문화 콘텐츠가 부족한 패션문화마켓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KOCCA)이 한국디자이너연합회(회장 송지오)와 함께 주관하는 패션코드는 패션의 영역을 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확장하는 취지에서 지난 2013년 시작됐다. 이와 연관해 KOCCA는 패션을 대량 생산, 중간재 수출 위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독창성이 중심이 되는 문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창의브랜드’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컬렉션과 트레이드쇼를 핵심으로 진행되는 패션코드에서 패션을 문화 콘텐츠로 바라보는 시각은 찾아보기 어렵다.
동일한 기간에 개최되고 있는 서울패션위크와도 큰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서울패션위크가 컬렉션을 문화 콘텐츠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습이다. 김태근 ‘요하닉스’ 디자이너는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영화 <다크나이트>와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요하닉스’의 세계로 불러들였다.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은 영화 캐릭터인 창백한 피부의 조커, 할리퀸으로 분해 야구 방망이를 흔들고 스프레이로 조커의 웃음을 표현 하는 등 무대를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장식했다. 또한 쇼 후반부에는 래퍼 비와이가 등장해 랩 공연을 선보이며 패션쇼를 패션, 영화, 음악, 공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 콘텐츠로 멋지게 버무려냈다.
◇트레이드쇼로 자리매김하는 패션코드
첫 취지와는 상반되지만 패션코드는 다양한 기관의 지원을 통해 새로운 디자이너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트레이드쇼로 점차 자리를 굳히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이 육성 지원하고 바이어들이 직접 선정한 ‘요이츠’ ‘페넥’ 등의 7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는 현대백화점관을 통해 패션코드에 참가했다. 올해로 4회 째 패션코드를 후원하고 있는 현대는 꾸준히 새롭고 독창적인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GFCS)도 18개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코드 참가를 지원했고 KOCCA가 선정한 11개의 창의브랜드도 지하 1층에 위치한 별도의 수주공간에서 바이어들을 만났다. 부산디자인센터는 캐드로 옷을 만들 수 있는 3D 캐드 기술을 선보였다.
KOCCA 창의브랜드로 선정돼 패션코드에 참가한 박진 ‘DBSW’ 대표는 “KOCCA의 지원을 통해 패션코드에 꾸준히 참가할 수 있었다”며 “특히 시제품 지원사업의 경우 브랜드 입장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패션위크를 방문한 해외 유수의 바이어와 패션 관계자들이 패션코드를 함께 찾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패션코드’에 참가한 강민정 ‘노이스트’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와 함께 개최되다 보니 패션코드와 서울패션위크를 모두 방문하는 바이어와 관람객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질적 비즈니스 지원으로 이어져야
이번 패션코드에는 홍콩 I.T를 비롯 중국 더패션도어, 홍콩 트위스트, 태국 시암피왓 백화점, 일본 라포레 등 해외 유명 바이어들이 방문하며 기대를 모았다. 유력 바이어들이 패션코드를 찾은 만큼 그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패션코드에 참가한 브랜드들은 “트레이드쇼에서 좋은 바이어와 한 건의 수주라도 진행되는 것이 참가 브랜드들의 목표다. 유명 바이어들의 방문은 환영하는 바이지만 사전 매칭 프로그램과 같은 지원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지원을 필요로 하는 목소리도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송성각 KOCCA 원장은 패션코드 개최 보도자료를 통해 “패션코드는 신진 디자이너 발굴과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 앞장서며 K-패션을 이끌어가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세계 시장에 한국 패션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패션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 원장의 말처럼 이어질 패션코드에서는 국가 기관이 직접 운영하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페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의 기획과 준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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