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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FORECAST
산업화 시대에 창의성은 예술가에게나 필요한 것이었지만 ‘생각’시리즈가 각종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있는 것만 봐도 지금의 창의성은 사회를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대량생산과 함께 뒤안길로 사라진 쿠튀르는 오늘날 가치를 전하는 최고 수단이 됐다. 대기업 이사직을 박차고 나와 배를 만드는 사람이 이슈가 되고,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극복의 대상인 환경은 이제 사회를 설명하는 대표적 메가 트렌드가 됐고, 에콜로지가 삶의 기준이 되면서 가난과 반항의 상징이던 ‘쓰레기’는 지성인을 대표하는 매개체로 바뀌었다. 쓰레기를 주워 식사를 해결하는 프리건 족이 등장하는가 하면 재활용이 아이디어의 키로 등장한다. 반면에 지금까지 변화를 주도해 온 ‘테크놀러지’는 이러한 반전의 요소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돕는 조연 역할을 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어 관점이 변하면 바라보는 대상이 갖는 의미도 완전히 새롭게 변화한다. 사회 곳곳에서 기존과는 달라진 관점과 의미의 반전들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사회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패션 산업과 긴밀한 연관을 주고 받는다.
1. Retro Remix
각계에서 쿠튀르에 대한 재조명, 클래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이슈가 되고 있다. 런던의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에서는 지금 쿠튀르의 전성기인 50년대를 재조명하고 있다. 이는 곧 쿠튀르가 대중의 인식에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쿠튀르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에게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2007 F/W 컬렉션에서 신세틱하게 표현된 최고급 소재들로 놀라움을 선사한 미우치아 프라다는 스스로의 컬렉션을 ‘가짜 클래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쿠튀르에 대한 자신감과 새롭게 각색하려는 노력들을 보여 주었다. 모 다큐멘터리에서는 대중에게서 사랑을 받으면서도 ‘소장품’의 가치를 지니는 팝아트적 쿠튀르를 구현하고자 하는 마크 제이콥스를 조명하는가 하면, 쿠튀르의 대가 칼 라거펠트의 일상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지금 패션 업계는 장인정신에 대해 새로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쿠튀르의 키는 Young & Vital이다. 클래식이라고 해서 중후함, 쿠튀르라고 해서 앤티크함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대중적이고 스트리트 감성이 느껴지도록 연출하는 것이다.
2. Lighten
미국의 전 부통령인 앨 고어는 오늘날 정치인보다 환경운동가로 더 유명하다. 환경 운동에 대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한 그를 사람들은 의식 있는 지성인으로 인식한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환경에 대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 유행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줄리아 로버츠, 브래드 피트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은 전용기를 타고 기름을 펑펑 쓰면서도 친환경차 프리우스를 탄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오늘의 시대정신이자 지성의 상징이 됐다. 이 결과 에콜로지에 바탕을 둔 ‘그런지=지성인’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이 만들어진다. 이 새로운 아이콘은 거칠게 가공한 최고급 소재를 통해 표현된다. 이는 부유하지만 의식을 지니고 있음을 과시하는 수단이자, 패스트 패션이 아니라 한번 사면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지가 하나의 아이콘화가 됐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3. Culture Decipher
베네통이 발간하는 잡지 COLORS는 50년 후인 2057년에서 보내온 271호를 발간했다. 주제는 ‘Welcome to Voland’. 지구 온난화가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현재 눈과 빙하로 뒤덮인 볼랜드라는 곳이 앞으로 50년 뒤에는 지금의 몰디브 같은 휴양지가 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온난화를 반기고 있는 곳이 바로 따뜻해진 날씨 덕에 지난 70년대에 비해 경작지가 4배 늘고 빙산이 녹아 지하자원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그린란드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변화를 직접 목격하기 위해 극지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최근 기후관광이라는 새로운 틈새시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우리는 겨울에나 눈 얼음 북쪽지방 등에 대해 아련한 향수와 연관 짓기 시작했다. 이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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