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8, 9월 실적 기준으로 내년 계획 수립
“적자폭이 커져서 남은 4분기 계획 수정하느라 내년 사업계획은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남성복 업계가 10월부터 시작하는 사업계획 수립이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달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30%에 이르는 매출 역신장을 수습해야 하고, 3분기 마이너스 실적이 확실해지면서 당장 4분기를 어떻게 버틸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에도 소비심리가 나아지지 않고 있고 가을 시즌오프 추세를 보면 올 해 장사는 다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상반기보다 못한 가을시즌 결과를 기준으로 놓고 내년 사업 계획을 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달 판매 동향을 지켜봐야 대외 변수 예측이 가능해지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당연히 늘어야 될 슈트 매출까지 줄면서 상품 공급의 불확실성까지 커져 아예 사업계획 수립 자체를 늦추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신원은 아직까지 내년 사업계획의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보통 10월부터 사업계획 수립에 돌입하지만 올해는 내년 영업활동에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원은 10월 실적을 분석한 이후 좀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내년 사업계획이 만들기 위해 전사경영계획발표도 12월 초로 미뤘다.
대기업들도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내수시장을 둘러싼 외부 여건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예측이 어려워 내년 사업계획을 짜기 어렵다”며 “곧 가이드라인이나 계열사 연구기관의 예측치가 나오면 그에 맞춰 사업계획을 짠 뒤 12월 중순 최고경영진에 보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여기에 브랜드 재편과 구조조정 등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F도 통상 사업계획 수립 시제품 생산/구매 비용 등에 관한 지표를 만들어 보고 하도록 하는데 올해는 지표 작성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달 28일 구본걸 회장에게 1차 지표만 보고된 상태로, 오는 15일 사업부장 및 BPU장 사장 보고가 예정된 상태다.
LF측도 “예년 같으면 이미 내년 사업계획 수립이 보고를 마치고 수정 및 확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실적이 부진한 오프라인 유통부문에 맞춰 상품 공급 계획을 세우는 한 쪽에 치우친 사업안을 짤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사 온라인 쇼핑몰 ‘LF몰’을 기반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캐시 위주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2~300억원대 규모의 중소 업체들도 계획이 늦어지고 있다.
부진을 겪은 가을 시즌으로 내년 예측이 불가능한데다, 그 동안 원가절감을 위해 최소 오더량이 큰 해외 공장으로 이전 한 탓에 공급량 축소도 현실상 어렵다는 분위기다.
때문에 내년 제품 생산 투입을 위한 금액 산정을 비롯한 사업계획안이 더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3분기 영업기간 예측을 통해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점차 판매 호기를 가늠하기 힘들어 지고 있어 예년보다 더욱 촘촘히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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