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상하이는 패션 쇼룸 전성시대…CHIC도 변화 모색
과다한 입점비·거래 수수료·영업권 등 문제점도 발생
중국 내 ‘브랜드 홀세일 마켓’이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1~2년 새 중국 패션시장에서는 중국을 비롯 각국의 디자이너들과 유럽, 미주의 홀세일 브랜드들이 참여하는 수주회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 10월 상하이패션위크 기간에는 쇼룸들을 한 곳에 모은 ‘모드’를 비롯 ‘온타임쇼룸’ ‘쇼룸상하이’ ‘더허브’ ‘DFO’ 등 크고 작은 수주 전문 전시회가 이어져 홀세일 비즈니스에 대한 중국 패션시장의 수요를 반영했다.
◇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참여도 활발
한국 디자이너 및 홀세일 브랜드의 참여도 활발했다.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는 ‘온타임쇼룸’에 ‘스튜디오케이’ 등 5개 브랜드를 참가시켰으며, 중국과 홍콩 에이전트가 운영하는 개별 쇼룸에도 적게는 1~2개, 많게는 5~6개 브랜드가 개별적으로 참여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중인 한화는 ‘모드’에 ‘101글로벌’이란 자체 쇼룸으로 참가하는 등 기업 차원의 사업확대도 주목받았다. 홍콩계인 ‘얼터쇼룸’ ‘CT쇼룸’과 중국계인 ‘MI쇼룸’도 한국 브랜드 참여를 확대했다.
CT쇼룸 매니저는 “홍콩에 본사를 둔 쇼룸인데, 이틀 동안 2개 한국 브랜드 성과가 가장 좋았다. 디자인이 차별화됐고, 가격도 적당했다. 향후 자기 색깔이 명확하고, 가성비 우수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T쇼룸에는 ‘S=YZ’ ‘J By J’ 등 2개 한국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또 중국 최대 패션전시회인 ‘CHIC’도 전시장 내 ‘CHIC-영블러드(CYB)’란 홀세일 브랜드를 특화한 전문 전시회를 구성해 주목받았다. CYB에는 에이유커머스가 추진중인 ‘번드8 쇼룸’을 비롯 ‘키클루’ ‘레이커’ ‘차오름’ 등 5개 쇼룸이 참가해 수주 영업을 활발하게 펼쳤다.
김지훈 에이유커머스 대표는 “최근 한국 콘텐츠(브랜드)를 요구하는 중국 리테일 바이어는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지속적인 거래가 맺어져 상호 이익을 나누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쇼룸의 역할이 중요하다. 쇼룸은 시장에 맞는 상품기획에서부터 소싱, 무역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중국 내 유력 리테일러들과 네트워크는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CHIC를 주최하는 중국복장협회는 내년 전시부터 수주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변화를 반영해 CYB를 메인 전시관인 3홀 입구에 230개 부스 규모로 배치했다. 또 전시 기간 중 산발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쇼룸을 CYB 안으로 참가시키기로 하는 등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 소싱력 기반으로 한 ‘가성비’가 관건…노예계약서 주의해야
중국 내 홀세일 비즈니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과다한 입점비와 거래 수수료는 기본이고, 중국 전역에 대한 영업권과 최소 거래량 보장 등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쇼룸도 적지 않다고 한다.
상하이 쇼룸에서 만난 한 한국 디자이너는 “한 중국 쇼룸은 초기 입점비를 6000달러에 거래 수수료 20%, 최소물량 보장, 중국전역 영업권 등이 명시된 계약서를 내밀었다. 이미 유럽에서 3년간 사업을 전개한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면서 설득하자 15%까지 수수료를 낮췄지만, 노예계약서와 같은 조건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한국의 한 대기업은 30% 이상의 거래수수료를 요구해 어이가 없었다”며 하소연 했다.
중국시장 내 홀세일 비즈니스가 싹트고 있고, 향후 크게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너무 쉽게 젯밥을 챙기려는 장삿속은 시장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최근 한국 잡화 브랜드를 사입해 편집숍을 구성한 중국 원저우 한 구두기업은 중국 내 판매가를 한국 대비 2배 이상을 책정해 개점 초기부터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거래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이 선결되야 하고, 공급가격도 중요하다. 지금 당장 열매를 먹기보다는 좋은 브랜드를 육성해 리테일러와 동반 성장하겠다는 쇼룸이 절실하다. 마케팅력과 소싱력 갖춘 패션 및 유통기업의 신규 참여도 절실하다”고 중론을 펼쳤다.
- Copyrights ⓒ 패션인사이트(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