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오프라인 브랜드, 타오 브랜드 제치고 상승세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올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쌍11절’ 페스티벌 동안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여성복 상위 5개 브랜드는 ‘유니클로’ ‘온리’ ‘보스덩’ ‘한두이셔’ ‘러딩’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쌍11절’을 주도하며 상위를 차지했던 ‘인만’ ‘리에보’ 등 ‘타오바오’를 기반으로 성장한 타오 브랜드는 전통 브랜드에 그 자리를 내줬고, 올해는 ‘한두이셔’만 겨우 4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최근 5년간 여성복 판매 상위 3개 브랜드의 면면을 살펴 보면 타오 브랜드의 하락세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2012년에는 ‘인만’ ‘리에보’ ‘한두이셔’의 순으로 1~3위를 모두 타오 브랜드가 차지했다. 2013년에도 ‘인만’ ‘리에보’ ‘한두이셔’ ‘아카(Artka)’ ‘오스리(Ochirly)’ 순으로 상위 3개 브랜드가 타오 브랜드였다. 2014년에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진다. 2위를 ‘유니클로’에게 내주긴 했지만 ‘한두이셔’ ‘인만’ ‘아카’ ‘추위(Ttoyouth)’ 순으로 타오 브랜드가 아직 건재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한두이셔’가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1위를 ‘유니클로’에게 내주고, 3위마저 ‘보스덩’이 자리를 잡으면서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견됐다. 이커머스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던 타오 브랜드와 전통 브랜드 사이의 간극이 줄어들면서 경쟁 체제가 갖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올해는 1위부터 3위를 모두 전통 브랜드에 내어줬다.
청웨이숑 량치 대표는 “과거 전통 브랜드는 이커머스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저렴한 가격으로 재고를 소진하는 유통채널로 생각했다”며 “최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이 패션 브랜드의 대세로 자리잡아가면서 이커머스에 대한 기업의 의식에 변화가 일면서 브랜드 인지도에 강점을 보이는 전통 브랜드의 이커머스에서의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 대표는 또한 “타오 브랜드는 트렌드와 가격에 민감한 특성이 있어서 오래 지속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변화하지 않는 타오 브랜드는 결국 ‘전통(구닥다리)’ 브랜드로 취급 받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년여 동안 타오 브랜드는 이커머스의 성장과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도매 시장을 이용한 공급에서 소규모 공장과의 제휴를 거쳐 자사 공장의 설립까지 다양한 단계를 겪으며 그 세를 키워온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별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통 오프라인 브랜드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공급 시스템에 관한 부분은 쉽사리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오잉광 ‘한두이셔’ 회장은 “‘티몰’이 막 시작할 즈음에는 전통 브랜드들이 새로운 플랫폼을 신뢰하지 않아 타오 브랜드가 쉽게 자리잡고 경쟁력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는 전통 브랜드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타오 브랜드의 우위가 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타오 브랜드 중 한 곳인 ‘치거거’는 지난해 3월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복 기업인 라샤펠에 주식 54.05%를 넘겼다. 전통 브랜드의 그늘로 들어간 것이다.
처우청 ‘치거거’ 설립자는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2009년부터 공급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소싱처 확보에 경험이 부족한 탓에 좋은 품질의 가성비 높은 제품을 소비자게 제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에 어쩔 수 없이 해당 분야에 노하우가 있는 라샤펠의 그늘로 들어가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오 브랜드를 품에 안고 이커머스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패션 기업이 타오 브랜드의 노하우를 이어 받아 이커머스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타오 브랜드의 입지를 더욱 위협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라샤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쌍11절’ 상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 이름을 올렸다.
이에 규모가 큰 타오 브랜드 중에는 변신을 시도하는 곳도 나타났다. 최근 ‘인만’은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이커머스와 달리, 지리적 위치, 매장 진열, 직원 응대 등 여러 방면에서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기에 성공에 더 많은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었겠지만, 매년 ‘쌍11절’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온 ‘인만’은 올해 그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청웨이숑 량치 대표는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 만으로는 타오 브랜드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가장 관건은 어떻게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딩을 완성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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