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규모 소매점업 고시 개정안 파장

2007-12-10 11:00 조회수 아이콘 817

바로가기


공정위 ‘대규모 소매점업 고시’ 개정안 파장


최근 공정위가 발표한 ‘대규모 소매점업 고시’ 개정안으로 유통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해부터 대형마트 불공정 거래 실태 조사를 벌여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상위 3개사가 전체 매입 금액의 4.8%인 4700억원의 판매장려금을 수수하고 직원의 93.8%에 이르는 2만8천여명의 파견 판촉사원을 근무시켰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개정 고시안의 뼈대는 규제 대상 확대와 제재 강화다.

그동안에는 점포 면적 3000㎡ 이상의 동일 점포를 소유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TV홈쇼핑만을 고시 대상으로 했지만 매출액 기준을 추가, 연간 외형 1000억원 이상인 사업자에 대해서도 고시를 적용키로 한 것. 

따라서 내년부터는 매출 규모는 크지만 면적 기준에 해당되지 않아 제외됐었던 인터넷 쇼핑몰, 편의점, 양판점, SSM 등 신유통까지 적용대상이 확대된다.

그러나 패션 업계가 무엇보다도 주목하고 있는 개정 내용은 그동안 유통사가 입점업체에 부과해 온 인테리어와 판촉비 비용 전가의 해소 방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차인(입점사)이 인테리어를 한 후 특별한 사유 없이 2년 안에 매장 이동 또는 철수가 결정될 경우 유통사가 실비를 지원 또는 보상하고 판촉행사 시에도 일정 판촉비를 분담하는 것을 명문화하도록 했다.

이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연 2회 MD 실시라는 영업 전략의 전면 수정을 요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성복 업체 한 임원은 “유통사는 비용 보상 같은 단편적 해결책보다는 가매출 찍기, 과도한 판촉비용 투입, 카피 등 백화점 영업의 폐해를 불러오는 짧은 MD 주기를 개선하는 데 이번 개정 고시를 대하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개정안은 유통 업체가 납품사에 수시로 요구하던 판매장려금 및 협찬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계약 변경 등의 납품업체에 대한 보복 행위도 근절토록 했다.

또 반품 허용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토록 하고, 대형마트 최대 횡포로 꼽히는 판촉사원 파견, 판촉비 지불 강요에 대해서도 그 허용 기준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사들은 개정안에 맞춘 새로운 운영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입점업체와의 거래 관행을 철폐하고, 해당 항목을 계약서상에 구체적으로 명기한다는 자체가 어색한데다 개정안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 분담과 금전적 보상을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사 중 공정위의 고시 개정 취지에 가장 능동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는 곳은 롯데백화점.

롯데 측은 이미 지난 2004년 유통 및 협력 업체 가격 상승 요인에 대한 분석을 실시 인건비와 함께 특히 인테리어 비용과 관련한 거래 관행 개선 방안을 매뉴얼화 해놓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현 백화점 운영 상황에서 중형 이상 점포의 경우 인테리어 교체 기간은 최소 2년, 소형 점포는 3~5년 정도가 적정 비용 회수 기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매뉴얼을 마련한 여성캐주얼 MD팀 송영탁 팀장은 “상생 정책을 고안해 내는 과정에서 인테리어 비용이나 판촉비 등에 대한 내부 매뉴얼을 만들고 시행하는 등 이미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개정안이 발효되더라도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연간 2회 진행해 온 MD 개편을 연 1회로 줄이는 MD 전략의 근본적 수정도 검토하고 있다.

28개점을 운영하는 롯데에 비해 백화점 점포 수가 적고 할인점을 운영하지 않는 현대는 실질적인 보상 수위를 감안해 내년도 MD 수위를 조절하고 있으며, 최근 선언한 ‘윈윈 파트너십’과 같은 협력사 의견 수렴 창구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신세계는 센텀시티점 등 내년도 백화점 신규 출점이 다수 예정돼 2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중장기 MD 전략 수립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내년 봄 관계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도입한 ‘갭’의 다점포 입점을 확정한 상태에서 철수되는 브랜드에 대한 보상책이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션 매출 비중이 적은 대형마트들은 패션 부문은 그룹사 백화점이 마련한 기준을 적용하고 개정안의 여파가 큰 식품, 생활 잡화 운영 전략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