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궁극의 경쟁력 PB 성공 여부에 달렸다
우리보다 유통 산업이 앞서 발전한 해외 선진국들을 보면 PB는 유통 궁극의 콘텐츠다. 성공한다면 경쟁자와의 차별성을 제공하고 높은 수익률을 담보해주기 때문이다.
국내 패션 유통계는 그동안 PB 전략에 있어 단순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해당 유통의 간판 역할을 하거나, 밸류를 끌어 올리는 역할로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 유통 환경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멀티숍, 편집숍 등 리테일 업태가 다양해지면서 PB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착한 가격을 넘어 ‘간지 나는 대표 선수’, PB 열전의 시작이다.
협업을 통한 PB 인큐베이팅 사례는 흥미롭다. 남의 자식이라도 금과옥조 로 키워 낸 사례라 하겠다. 이는 주로 슈즈 멀티숍, 편집숍 등이 활발하다.
주요 멀티숍은 통상 30~70개 브랜드를 구성해 판매한다. 이 중 스포츠3사의 점유율은 10~30%를 차지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가 거의 모든 멀티숍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상품에 목말라하는 고객들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멀티숍들은 희소성이 있거나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반응이 좋은 브랜드를 찾아 PB 개발에 착수했다. 브랜드 인지도는 부족하지만 매력적인 상품과 멀티숍의 집객력을 결합해 성공한 경우다. 이 경우 파트너의 SNS 채널을 통한 홍보 효과는 덤이다.
이랜드의 슈즈 멀티숍 ‘폴더’는 부산에 기반하고 있는 마이프코리아의 ‘치스윅’이라는 브랜드를 주목했다. 양사는 ‘폴더’ 단독라인 ‘케스윅(KESWICK) RC’를 개발하기로 하고 2015년 11월 런칭했다.
6만9천원이라는 가격과 국내 생산의 높은 퀄리티를 갖춘 제품은 10~20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올 춘하 4만2천족, 추동 2만5천족의 물량이 투입됐고 40억 원 어치가 팔려 나갔다.
슈즈 유통 전문의 브랜드랩은 올해 핸드 메이드 베이비 슈즈 ‘오엘로’의 인큐베이팅을 시작했다. ‘오엘로’는 디자인과 생산을, 브랜드랩은 국내외 유통과 영업을 전담했다. 그 결과 점당 월평균 2천5백만 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중국 유통 업체와 30억 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브랜드랩의 또 다른 히트작 ‘엑셀시오르’는 작년 9월 런칭됐지만 점당 월 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20개 거래처까지 확보했다.
이 회사는 20년간 스니커즈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 볼드한 아웃솔을 개발했고, 전문적인 신발공법을 알리며 밀착 마케팅을 펼쳤다.
ABC마트코리아는 PB를 브랜드 사업으로 확장하는 국면에 있다. 상품을 공급받는 해외 업체의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호킨스’와 ‘누오보’ 등 PB 비중을 전체 매출의 25~30%까지 끌어올렸다. 11월 출시한 ‘호킨스’ 패딩 스니커즈는 3주 만에 4만족을 팔아 치웠다. 이랜드리테일은 현재 PB 35개를 운영중이다.
올해 새로 런칭한 아동복 ‘일로딜로’와 남성 초저가 수트 ‘엠아이수트’ 등 은 초기부터 반응이 좋다.
유럽 유통 점포들의 경우 전체 상품의 30~50% 가량을 PB로 채운다. 이들은 직접 ODM 거래처를 개발하고, 세계 시장을 누비며 파트너를 찾는다.
자사 유통 노하우와 제조업체의 상품력을 융합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PB의 근본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이다.
반면 국내 PB 전략은 조금 양상이 다르다. 단순 PB 상품을 넘어 브랜드로 키우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브랜드로의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큐베이팅을 통해 브랜드로 성공한 PB는 이렇듯 다르다. 트렌디함과 다양성, 상품력까지 구축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쉬이 식상해지는 PB의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트렌디한 상품을 빠르게 제공하고 디자이너와의 협업 등으로 창의적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품질과 디자인을 논하기조차 어려운 과거의 PB는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한 발 먼저 시작한 대형마트 PB 군단
초저가 마케팅 넘어 개발, 소싱력 키워
유통가의 PB 경쟁은 일찍이 시작 됐지만 이젠 가격을 넘어 고객 입맛에 맞게 상품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차별화한 브랜드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유통 업체는 고객 데이터가 풍부하고 직접적인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PB는 바로, 이마트의 ‘노브랜드’다. 2015년 4월 뚜껑 없는 변기시트, 와이퍼 등으로 시작해 9가지 상품 군을 1년 여 만에 800여개로 늘렸다.
매출은 2015년 10월 3억2천만원에서 작년 동월 기준 100배 늘어난 24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매출은 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돌연 토탈 패션 브랜드로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한 이마트 의류 PB ‘데이즈’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브랜드는 매년 성장해 2015년 4천200억 원에서 지난해 4천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멈추지 않는 성장의 비결은 의류에서 패션 잡화, 신발 등으로 카테고리를 적극 확장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그간 PB의 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개선한 롯데마트의 ‘테(TE)’도 주목할 만하다.
기획 단계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프로세스를 개편해 평범함과 저가 이미지를 탈피한 신개념의 의류 PB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국내 스팟과 해외 직접 소싱이 결합된 ‘F2C(Factory to Customer)’ 방식을 채택했다. 일반 PB 의류는 6개월에서 12개월 앞선 사전 기획을 진행하지만 ‘테’는 트렌드에 민감한 요즘 소비자를 위해 소량 즉시 생산 방식으로 주문 후부터 매장입고까지 기간을 2~4주로 단축했다.
해외 F2C는 MD가 직접 해외 소싱처를 방문해 원단, 스타일, 매입 물량을 바로 결정해 국내로 직접 소싱 하는 방식이다.
신진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한 ‘트렌디’ 카테고리 비중만도 40%에 육박한다.
3월 런칭 이후 매월 45~220%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서울역, 구로, 부평, 춘천 등 런칭 첫 해에 24개점의 단독 매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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