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치를 더해 소비자와 공감도를 높이는 ‘B+ 프리미엄’
새로운 전략으로 소비 양극화 시대를 돌파하는 상품들이 있다. 속을 알차게 채운 프리미엄 김밥, 차별화된 향과 히스토리로 트렌드세터들의 필수 아이템이 된 ‘조말론’, 소재와 디자인의 우수성으로 고객의 신뢰를 산 ‘타임’ 등이 그 주인공. 이처럼 소비자의 대중적인 상품에 소비자가 원하는 열망 코드를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B+ 프리미엄’이다.
저성장시대가 도래하며 소비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특히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사치재로 분류되는 패션업이다. 한때는 그저 옷을 만들어 내놓기만 하면 팔렸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글로벌 SPA와 동대문발 브랜드 등이 저렴한 가격으로 밀고 들어오며 국내 패션기업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하지만 불경기라 해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멈춘 것은 아니다. 다만 소비에 보다 신중해졌다. 다양한 경험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하는 비용에 걸맞는 가치를 얻기를 원한다.
김난도 교수는 저서 <트렌드코리아 2017>를 통해 이러한 소비의 형태를 일컬어 ‘B+프리미엄(비플러스 프리미엄)이라고 명명했다. 소비자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는 럭셔리 제품들이 ‘A’라면 나머지 대중 상품은 ‘B’급에 해당된다. 여기에 소비자에게 두근거림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가치’를 더하면 ‘B+’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코리아 2017>의 공저자인 이준영 상명대 교수는 “B+ 프리미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의 공감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결국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둘째로는 핵심 가치를 부각시켜야 한다. ‘프라이탁’이 공익성이라는 가치로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냈 듯 소비자가 지갑을 열어야만 할 합리적인 설득, 즉 가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B+ 프리미엄 상품들은 이미 각 분야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F&B의 변화. 신선한 식자재와 건강한 음식이라는 콘셉을 내세운 프리미엄 김밥 ‘김선생’ ‘압구정 김밥’이 인기를 끈 것이 시초. 백화점 식품관에는 미국 뉴욕의 컵케익 숍 ‘매그놀리아’, 이탈리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로 손꼽힌 ‘폼피’의 티라미수 등 맛은 물론 특별한 스토리를 지닌 디저트들이 등장해 각광을 받고 있다.
커피 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포화상태라고 진단받던 커피 시장은 ‘스페셜 티’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까다로워진 고객의 입맛을 맞출 좋은 퀄리티와 다양한 메뉴로 사랑받고 있는 것. 이러한 바람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테라로사’ ‘테일러커피’ ‘리브레’ 등이다. 1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들 카페에는 연일 손님이 넘쳐난다.
국내 1000호점을 돌파한 스타벅스 또한 ‘리저브’라는 프리미엄 버전의 카페로 볼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디야는 논현동에 쇼룸을 오픈해 직접 로스팅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저가 커피라는 인식을 벗어던지고 있다.
뷰티시장은 새로운 제형의 아이템들로 점령됐다. 언제 어디서나 갓 화장한 듯 뽀송한 피부표현을 도와주는 ‘쿠션팩트’와 한 번 바른 것만으로도 장시간 지속되는 ‘틴트’는 이제 글로벌 브랜드들에서도 너도나도 출시할 정도로 스테디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향수에도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차별화된 향과 히스토리를 지닌 프리미엄 향수들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것. 이 제품들은 천연 재료로 만든 독특한 향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말론 런던’과 ‘딥디크’. 이 브랜드들은 20~30%의 고공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샤넬’이나 ‘크리스챤디올’ 등의 명품 브랜드 향수의 신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패션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목격되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도 ‘타임’을 두 자리 수로 신장시키고, ‘시스템’을 1000억원대 규모로 성장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소재와 디자인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패션의 본질에 충실하고, 노세일 전략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두텁게 한 결과다.
새롭게 주목받는 브랜드로는 ‘밀란로랭’과 ‘스트라입스’ 등이 있다. ‘밀란로랭’은 유러피안 감성의 컨템포러리 룩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안하며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마니아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켰다. 또한 판매사원들의 적극적인 스타일링 제안 덕분에 평균 객단가가 200만원에 달한다.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와 사이즈 측정 및 스타일링 제안을 해주는 커스텀 남성 커스텀 패션 브랜드 ‘스트라입스’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는 한편, 싱가포르, 홍콩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현호 MPI 대표는 “비플러스 프리미엄은 소수 엘리트 그룹으로부터 발원 확산되던 트렌드가 다수의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게 된 것을 뜻한다”며 “마이너로 취급되던 동대문 패션이 다시 부상한 것 또한 새롭게 가치를 발굴해 소비하는 프로슈머들의 역량으로 이들의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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