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쇼룸 비즈니스 겨냥.. ‘콘텐츠 트레이드’ 초점
중국 최대 의류박람회 '치크(CHIC)'의 핵심 섹션으로 자리매김한 CHIC-영블러드(Young Blood, 이하 CYB)'가 이달 15~17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렸다.
주최사인 중국복장협회와 패션인사이트가 공동 기획하는 CYB는 이번 전시에서 2200㎡(약 220부스) 규모로 직전 시즌보다 2배 이상 전시 면적을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치크 전체 4개 관 중 현지 패션·섬유 대기업들이 몰리고 가장 많은 바이어, 참관객이 방문하는 3관 주 출입구 바로 앞에 구성됐다.
3관에는 CYB와 함께 치크 메인 스폰서 홍두(紅豆), 중국 5대 패션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로몬(羅蒙), 지난해 프랑스 중견 패션하우스 SMCP에 이어 최근 영국 '아큐아스큐텀'을 인수하게 된 루이(如意) 등이 포진했다.
특히 이번 CYB는 프로젝트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를 브랜딩 하는데 중점을 뒀다.
중국 패션시장에서 쇼룸 비즈니스가 본 궤도에 오른 만큼 CYB를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트레이드 플랫폼'으로 각인시키겠다는 것. 최근 중국의 패션유통채널이 단일 브랜드 프랜차이즈 방식에서 유니크한 콘텐츠를 확보한 숍 브랜딩으로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브이토브(VTOV)' 쇼룸 단벤 대표는 "최근 중국 패션기업들은 과감하게 상품기획 아웃소싱을 시도하고 있다. 거대 유통망을 가진 지역 총대리상들이 기존 콘텐츠의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中 패션유통 프로세스, 전시→쇼룸→바이어 체인
패션기업 경영컨설턴트 김묘환 CMG대표도 "이번 치크는 중국 패션 유통 변화가 단적으로 드러났다. 내수 대리상들에게 물량을 밀어내던 기존 방식에 거품이 빠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에 대응해 CYB 참가사들은 트레이드 쇼 접근 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아이템 오더에만 매달리지 않고 현지 장악력이 높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연결에 집중, 실행계획을 마련해 보유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시작한 것. 전시 참가로 글로벌 브랜딩 전략의 실효성을 가늠하고, 현지 쇼룸 등 유통 파트너와 실거래를 이끌어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선물상자를 모티브로 한 동광인터내셔날(대표 이재수)의 스토리텔링 부스 '숲 갤러리'는 CYB의 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성복 '숲', 캐주얼 '애드호크' 등 5개 브랜드별 아이덴티티를 살려 VMD를 구현한 부스에는 연일 바이어가 몰려 전시기간 120여건의 상담을 통해 40만 위안 이상의 현장 수주 및 중국, 말레이시아 바이어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다.
한스인터내셔널(대표 한정숙)의 여성복 '한수쿠니에'는 높은 완성도와 가격경쟁력, 럭셔리 부티크와 같은 업그레이드 부스로 칭다오 지역 매장 오픈을 확정지었다. 또 'FUN, ENJOY, TRAVEL' 이라는 콘셉트 영상을 부스 전면 대형 디스플레이에 띄운 웨이브아이앤씨(대표 이동찬)의 캐주얼 '스위브'는 CYB의 핫 브랜드로 부상했다.
'브이토브' 쇼룸은 CYB 기간 왕홍 마케팅, 네트워킹 파티로 연일 이슈를 만들었고 이달 말까지는 CYB 참가 한국 패션 브랜드들과 함께 후속 수주회를 진행한다. 서울시 공공쇼룸 '차오름'은 디자이너 브랜드 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인지도 제고에 주력, 첫 참가에 상담실적 200만불을 기록했다.
◇ 가격경쟁력, 韓 디자인/소재 + 中 제작/유통 구조로 극복
보유 자원과 회사 규모로 승부를 걸었던 중국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CHIC에서 홍두그룹은 자사 보유 브랜드들의 개별 부스를 집단 구성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생활문화 전반에 메시지를 던지는 라이프스타일관으로 꾸몄다. 조류전선(潮流前線)의 경우 '최신 유행' 슬로건을 K-pop 아이돌 스타, 서울의 스트리트 패션으로 투영시킨 비주얼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이번 CYB를 통해 한중 외교 갈등 고조 우려와 달리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중요한 성과다.
뚜렷하고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주는 한국 브랜드를 찾는 중국 리테일러들의 발길이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참가사 대부분 현장에서 올 추계 전시 참가 예약을 마쳤고, 중국 패션기업들의 CYB 진입 문의도 이어졌다.
다만 중국 시장 안착을 위해 판매가 대비 공급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윤대희 전 치피랑 고문은 "사후관리가 가능하고 시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국 디자인과 한국산 소재, 중국 생산과 현지 유통 파트너의 결합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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