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스포츠웨어의 ‘도전’

2017-04-03 00:00 조회수 아이콘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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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이어 나이키도 공정 단축·개인별 맞춤 판매 선언

H&M ‘데이터 드레스’, 아디다스 즉석 맞춤 ‘니트 포 유’ 
  
패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 주자들인 H&M과 유니클로, 스포츠웨어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각각 디자인에서 일선 매장까지의 공정을 크게 단축시키는 한편 개인별 특성과 취향까지 감안한 현장 즉석 맞춤 판매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버버리 등 명품 하우스들이 현장 구매(現場 購買) 방식인 ‘씨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로 패션위크 이벤트 중심의 패션 캘린더를 파괴하기 시작한 것과는 또 다른 형태의 진화다. 

우선 일본 유니클로의 패스트 리테일링 타다시 야나이 회장이 밝힌 상품 공정 단축과 맞춤 제품 판매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경영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유니클로의 근간을 이뤘던 상품 기획에서 판매까지의 과정, 즉 바통을 매 단계별로 넘기는 릴레이식, 이른바 SPA 관리 시스템이 동시 진행(Simultaneous)형으로 전환된다. 

상품 기획과 동시에 공장에서는 작업 준비에 착수한다는 것으로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오더가 떨어지면 생산 7일, 운송 3일등 10일로 단축시키는 공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기존 기획에서 판매까지 6~12개월이 걸리는 긴 일정 탓에 지난 2015 사업년도 중 예상치 못했던 겨울철 이상 난동으로 매출이 무려 10%나 떨어지는 쓴맛을 봤던 것에 대한 냉철한 반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니클로의 개인별 고객 맞춤제작 판매는 고객으로부터 사이즈, 컬러, 디자인 요구 사항 등을 매장 혹은 온라인을 통해 주문받아 제품을 제작, 판매하겠다는 것으로 주문을 받은 후 택배까지 소요 기일 10일을 잡고 있다. 

독일 아디다스는 한발 더 빠른 움직임. 최근 베를린에 고객에게 맞춤 제작을 서비스하는 메리노울 셔츠 판매 팝-업 스토어 ‘니트 포 유(Knit For You)’를 런칭했다. 

고객이 매장에서 수 십 개의 각기 다른 디자인과 패턴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한 후 색상 조합, 사이즈, 스타일 등을 터치 스크린을 통해 결정하고 3D 레이저 스킨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패션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주문 사항이 정리되면 봉제에서 마지막 포장까지 4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가격은 한 벌에 215달러. 고객 반응을 토대로 사업확장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스웨덴 패스트 패션 H&M은 지난 2월 뉴욕 패션위크를 계기로 구글과 손잡고 앱(APP)을 통해 수집하는 개인별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 패션을 만드는 ‘코디드쿠튀르(Coded Couture)’를 선보였다. 

컴퓨터가 고객의 패션 취향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습관, 위치 등을 주간 단위로 입력, 최적의 패션을 선물한다는 개념이다. 

고객은 스마트 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H&M의 디지털 패션 자회사 아이비레벨(Ivyrevel)에 입력시킨 개인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른바 ‘데이터 드레스’ 맞춤패션을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한 벌 당 99달러 이내로 디자이너 패션에 비해 저렴하다는 평도 나왔다. 

아이비레벨 웹사이트는 금년 말 런칭 계획이다. 

나이키도 신발과 의류 등 전반에 걸친 생산과 판매 공정을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단축하고 소비자들과 직접 접촉, 디지털 활용을 통한 상품의 개인화(Personalization)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나이키의 마크 파카 CEO는 지난 3분기 실적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다짐과 함께 제품이 생산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속도를 두 배 이상 줄이는 속도전을 펴겠다고 밝혔다. 

패스트 패션, 스포츠웨어 패션선두 주자들의 새로운 전략은 보다 트렌디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날씨 변화 등에 대한 잘못된 예측을 근거로 한 대량 생산이 유발하는 판매 차질, 재고 누적, 대폭 할인 판매 등의 부정적 요인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패스트 패션 등의 성장이 이미 꼭짓점에 근접해 간다는 전망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의 저렴한 가격과 대량 판매의 장점이 한계에 달할 기미를 보이는 시점에서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 판매가 대량 생산의 저가 상품이 아닌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활로로 탐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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