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넘친 DDP… 시민축제에 가려진 ‘본질’

2017-04-10 00:00 조회수 아이콘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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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세미나, 생중계, 프리마켓, 푸드트럭 등 다양한 시민참여 행사 진행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해외홍보 내실화 주력… 비즈니스 성과 연결 미지수
패션피플 찾는 축제의 장에 가려 바이어 찾는 패션위크 본질 흐려질까 우려
정구호 총감독 및 헤라 스폰 기간 2년 만료… 연임 여부 및 차기 운영 관심

 

서울시가 주최하고 (재)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가 현장 및 온라인 총 관람객 수 28만여 명을 기록하며 국내외 패션관계자와 패션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27일(월) 전야제 오프닝 패션쇼를 시작으로 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는 46개의 국내외 최정상의 디자이너 브랜드 및 기업이 참가하는 ‘서울컬렉션’ 패션쇼와 70여개의 유수 디자이너 브랜드 및 신진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전문 수주상담회인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과 ‘미니패션쇼’가 6일간 진행됐다.


서울컬렉션은 진태옥(JINTEOK), 지춘희(MISS GEE COLLECTION), 송지오(SONGZIO) 등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와 강요한(CHARM'S), 김태근(YOHANIX), 윤춘호(YCH) 등 젊은 디자이너들의 조화를 이루며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인 ‘제너레이션넥스트’ 미니패션쇼에서는 이한철(HAN CHUL LEE), 박은주(ANNE AND THE CRWD), 송부영(BY. D'BY) 등 신예 디자이너들이 도전적인 디자인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헤라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에는 글로벌 패션중심지 뉴욕, 런던, 파리 등 미주와 유럽, 아시아권의 유명 백화점 선임 바이어들을 비롯해 마이테레사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 편집샵 바이어 등이 참석해 온·오프라인 세계 시장에서의 K-패션의 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시즌에는 DDP개관 3주년을 맞아 패션을 모티브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Young Passion Week’ 프로그램과 다양한 기업 후원 및 공동마케팅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패션문화페스티벌로서 더욱 풍성한 패션문화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무엇보다 쇼를 직접 관람하지 않아도 쇼장 밖에서 각장 개성을 표현하고 트렌드를 공유하며, 자체적 행사 참여 기회를 높이는 패션피플들의 방문으로 DDP일대가 젊음과 열정으로 들썩였다.

 

패션위크 기간 패션피플들이 참여할 수 있는 ‘MCM 패션 박스’, ‘베스트 드레서 어워드’ 등이 진행됐으며, ‘패션필름 페스티벌’, ‘해외 멘토링 세미나’, ‘헨드메이드 스트릿 마켓’, ‘패션위크 푸드트럭’ 등 패션과 관련된 즐길거리, 살거리, 먹거리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마련됐다. 


4월 1일 행사 마지막 날에는 트레이드쇼에 참여하는 브랜드의 샘플 제품과 세컨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K-디자이너 샘플 마켓’과 윤정재, 김승환 등 패션쇼에 참여하는 모델들의 애장품 플리마켓을 운영하고, 디제잉쇼인 ‘Young Passion Night’을 마지막으로 패션피플들이 한데 모여 폐막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번 시즌 현장 관람과 서울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 및 어플리케이션, 동아TV SNS, 네이버 V-live 등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28만 여명이 관람하는 등 바이어 및 프레스를 비롯해 시민들의 헤라서울패션위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구호 헤라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은 “서울패션위크는 유명 패션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의 장일뿐만 아니라 패션을 즐기고 사랑하는 일반인들이 많아지고 있어 패션위크 기간 패션에 대한 열기를 한데 모으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글로벌 마케팅과 홍보 등을 통해 패션 비즈니스의 내실을 강화하고, 디자이너, 바이어, 시민 누구나 패션을 즐길 수 있는 균형감 있는 패션위크로 세계 5대 패션위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패션위크가 시민축제에 포커스를 맞춰 비즈니스라는 본질을 소홀히 하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

 

다양한 패션피플이 DDP를 찾으며 패션 문화의 축제의 장이 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그에 가려 패션위크의 본질인 패션쇼에는 바이어나 해외프레스들의 모습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특히 140명 바이어가 방문할 곳이라며 DDP 지하 주차장을 활용해 만든 수주상담회 트레이드쇼에는 지난 시즌과 변함없이 적막이 흘렀다.

 

27일 밤 오프닝패션쇼로 진행된 푸시버튼 X 라인프렌즈의 경우 헤라서울패션위크 운영 측과는 무관한 행사로 푸시버튼 측에서 초대한 사람들만 참여가 가능해 서울패션위크의 오프닝 행사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시간 뒤에는 10CC(텐 코르소 코모)와 디자이너 바조우가 함께한 콜라보 펑크 콘서트가 야외행사로 진행됐다. 싸늘한 봄날씨 탓인지 또는 홍보부족인지 사람이 많지 않아 서울패션위크라는 패션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콘서트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펑크락 공연이다보니 의상보다는 공연에 포커스가 맞아 실질적으로 디자이너와 뮤지션과의 콜라보 무대가 만들어 내는 패션축제로서의 성과를 얻기에는 미흡해보였다.

 







시민 참여행사로 기획한 푸드트럭이나 필름페스티벌도 기획의도와 달리 홍보가 부족해보였다. 특히 패션위크 기간 DDP 내 식당들의 계약만료로 실질적으로 식사할 공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8일 찾은 푸드트럭에서는 활기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옆에 자리 잡은 핸드메이드마켓 역시 한산해 보였다. 30일 낮에는 푸드트럭들이 사라지고 없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그나마 금, 토요일에 밤도깨비 야시장이 열리고 나서야 활기를 찾았다. 





3일 동안 열린 필름페스티벌 기간 중 마지막 날 찾은 상영관에는 적막이 가득했다. 바로 건물 밖에는 사람들로 가득찼지만 건물 안 상영관에는 영화 시작 후 30여분이 지나서야 20명 정도만 남아있었다. 특히 앞자리에 사람이 앉으면 자막을 볼 수 없는 구조여서 날씨만 괜찮다면 야외상영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았다.


패션위크 Young Passion Night로 진행된 DJ 쇼의 경우 보통 주류판매가 되는 곳에서 열리는 공연을 맨 정신으로 즐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일부 호기심에 몇몇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음악을 즐기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했다.

 





패션위크를 찾는 셀럽 일명 연예인에 대해서는 디자이너 스스로도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악어와 악어새처럼 홍보를 위해서는 셀럽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디자이너가 옷이 아닌 인맥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것에 대해서는 디자이너 스스로 자정해야 한다.

 





일부 간혹 연예인이 런웨이 모델로 서기도 하지만 이를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오히려 디자이너 스스로를 낮추는 잘못된 방법일 수 있다. 

 

여전히 디자이너 의상을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셀럽을 보기 위해 패션쇼를 찾는 이들을 보면서까지 디자이너로서의 자존심을 버릴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패션쇼가 끝난 뒤 여전히 패션쇼 의상보다 패션쇼를 찾은 연예인에 대한 기사로 도배되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한 현상을 직접 쇼장에서 보는 해외 바이어나 프레스들에게 세계 5대 패션위크를 꿈꾸는 서울패션위크를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까.






 

정구호 총감독이 서울패션위크를 운영한지 딱 2년이 돼 실질적으로 이번 패션위크를 끝으로 임기가 끝난다. 지난 기자회견에서도 첫번째 질문이 총감독 연임에 대한 건이 였고 정감독 역시 질문을 기다렸다는 식으로 답을 했다.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자리는 매력적이고 관심이 높은 사항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구호 총감독이 연임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정구호 총감독의 답변은 연임 제의를 받았지만 고민 중이라며 총감독 연임에 대한 선택권을 본인이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분명 정구호 총감독이 오면서 공식 스폰이나 기업과의 제휴가 활발해져 재정적으로는 좋아진 게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패션위크가 서울시의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시민축제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

 

정구호 총감독이 처음 왔을 때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목표는 서울시 예산이 아닌 기업 스폰만으로 운영하는 비즈니스에 충실한 패션위크라고 말했다. 2년이 흘렀지만 시민축제로서 이미지는 더 커졌고 이에 반해 비즈니스에 대한 이미지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트레이드 행사 후 의례적으로 발표하는 뻔한 상담액 조차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이제는 상담액 발표가 성과 부풀리기 위한 숫자놀음이란 걸 누구나 다 안다.  


서울패션위크의 겉은 화려해졌지만 정구호 총감독 스스로가 봤을 때 지금의 패션위크를 목표로 한 바가 아닐 것이다. 다음 시즌 총감독에 누가 오를지 몰라도 정구호 총감독이 못 이룬 꿈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누구보다 더 창작열이 강했을 정구호 디자이너가 그동안 총감독을 맡으면서 자신의 컬렉션을 진행하지 못한 점은 스스로에게 불만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총감독을 연임할지 패션 디자이너로 런웨이에 다시 돌아올지 모르지만 이번 기회에 서울패션위크 운영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겉만 화려하기보다 내실있는 행사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TI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