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챙기면서 국내 기부는 ‘쥐꼬리만큼’
총 기부금, 당기순이익 대비 1.11%에 그쳐
지난해 로열티로 1445억원 해외로 샜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Google)이 탈세로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 2005~2015년까지 이탈리아에서 벌어들인 매출 10억유로(약 1조24백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이탈리아 국세청은 폭로했다. 이에 지난 4일 구글은 국세청에 세금 3억6백만유로(약 38백억원)를 납부했다. 비단 외국의 일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외국투자기업들 역시도 각종 편법과 감세 방법을 동원해 세금 납부를 피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외투기업 17곳은 지난해 5조2240억원의 매출과 4,0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이 중 매출에 대한 법인세로 2,150억원을 냈다. 그러나 ㈜파타고니아코리아와 발렌시아가코리아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특히 외투기업들이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로열티(상품 사용료)나 자문료를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차감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다. 아디다스코리아(주)(대표 에드워드 닉슨)는 지난해 로열티(939억7천만원)와 국제마케팅비(400억4백만원) 명분으로 당기순이익(1,070억67백만원)을 웃도는 1,340억원을 본국으로 보냈다. 아디다스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로열티와 국제마케팅 비율은 매출의 10%와 4%다.
㈜불가리코리아도 상표사용료(25억23백만원)와 자문료(11억11백만원)로 36억원을 본국으로 보냈다. ㈜아식스코리아도 당기순이익의 10배인 69억여원을 로열티로 지불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코리아(주)는 2006년 340억원에서 2015년 매출은 1조1,822억원으로 34배나 늘었지만 같은 기간 로열티는 2억3천만원에서 248억원으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해외로 빠져나간 로열티만 총 1,445억원이다.
◆ 고배당 챙기면서 기부금에 인색한 명품 브랜드
지난해 17개 외투기업이 낸 기부금은 총 45억15백만원이다. 특히 고배당금 논란에도 매년 막대한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환하면서도 기부금에 인색하다.
17개 외투기업 중 최고 기부액은 데상트코리아(주)가 지난해 낸 34억68백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536억66백만원) 대비 6.5% 규모다. 최저액은 ㈜베네통코리아가 낸 3만3천원이다. 2015년에 낸 4,840만원보다 1,466배 이상 줄었다.
기부금을 내고도 ‘욕먹는 기업’도 있다. 페라가모코리아(주)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80억원을 본국으로 송금한 반면 기부금은 고작 3백만원에 그쳤다.
한 푼도 내지 않은 곳들도 있다. 유니클로(배당금 398억원), 자라(45억원), 불가리(70억원), 발렌시아, 베르샤체, 스케쳐스 등의 대표적인 의류․잡화패션 브랜드들이다. 에프알엘코리아(주)와 보테가베네타코리아(주)는 2015년에는 75만원과 499만원을 기부금으로 냈지만, 지난해 기부액은 ‘0’이다.
◆ 외투기업 고배당 도와준 환류세 논란
매년 당기순이익과 맞먹거나 웃도는 배당금을 본국으로 유출하는 외투기업들의 행태는 늘 논란거리다. 문제는 외투기업은 이익금의 해외 송금 시 이익금을 모회사로 직접 송금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다만 배당금을 해외 송금 시 소득세를 원천 징수하는 정도다. 법적으로는 외투기업의 고배당 산정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 높을수록 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재무구조의 악화요인이 된다. 반면 배당성향이 낮을수록 사내유보율이 높고 다음 기회의 배당증가 무상증자의 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으로는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그만큼 많이 돌려준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가 투자가치가 높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자라리테일코리아(주)는 당기순이익(20억64백만원)을 웃도는 44억72백만원의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했다. ㈜아식스코리아는 당기순이익과 동일한 6억83백만원을, 프라다코리아(주)는 당기순이익(567억원)을 웃도는 600억원을 배당해 본국으로 송금했다.
버버리코리아(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206억원)에 맞먹는 150억원의 배당금을 이익금으로 본국에 송금했다.
이 같은 고배당 논란에는 우리 정부가 도입한 기업소득환류세(이하 환류세)가 한 몫하고 있다. 2014년 도입된 환류세는 기업의 1년 이익 가운데 80% 이상을 투자와 임금증가, 배당에 쓰지 않으면 미달금액의 10%를 과세하는 제도다. 특히 금융업 등 설비투자가 거의 없는 서비스업의 경우 투자액을 제외해 1년 이익의 30% 이상을 임금 증가와 배당에 써야 세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17개 외투기업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최저 20.11%에서 최고 36.48%다.
그렇다고 법인세율을 올릴 수도 없다. 법인세율 인상은 소비자가격 인상, 임금상승 억제, 배당 축소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고, 해외기업의 국내 직접투자 유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를 3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유턴기업과 해외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우리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출처 : TI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