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캐주얼 스니커즈 트렌드 공존···의류 앞선 트렌드 세터 역할
프리미엄, 디자이너, SPA형 등 메이커 세분화
중견 패션기업의 중량급 브랜드 론칭 소식이 전해진 슈즈 시장이 모처럼 술렁인다.
에스제이듀코(대표 김삼중)는 올 가을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슈즈를 내세운 ‘에스티듀퐁 슈즈’를 론칭해 가을 시즌부터 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잡화 ‘빈치스벤치’ 등과 함께 특히 수입 ‘에스티듀퐁’ 컬렉션으로 출발,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셔츠로만 연간 600억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에스티듀퐁 슈즈’는 이런 명성을 방증하듯 4월 있었던 백화점 바이어 대상 품평회에서 해외 명품 파트와 제화 파트 담당자가 서로 찜을 했을 정도로 호평을 얻었다. 새 얼굴이 귀한 제화 업계에서 희소성 높은 남성화이자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새 브랜드가 등장한 까닭이다.
정통 슈즈 브랜드들은 온라인 기반, SPA 브랜드들과의 가격싸움으로 포멀 슈즈 외엔 영향력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패션 시장에서의 ‘신발’의 입지는 예전과 다르다. ‘아디다스’ 덕분에 의류 트렌드를 따라가던 아이템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역할로 지위가 격상됐다.
유통 채널 다각화 영향으로 가격과 소비자 세분화가 이뤄졌고 개성 있는 디자이너, 온라인 브랜드도 속속 등장했다. ABC마트와 같은 슈즈 편집숍, W컨셉과 무신사 등 패션전문몰의 인큐베이팅이 더해져 클래식과 캐주얼의 경계를 허문 ‘컨템포러리 슈즈’가 제화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 百 중심 남성 프리미엄 시장 꿈틀
올 2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신발 박람회 미캄(MICAM)은 컨템포러리 섹션을 3개관으로 크게 확대했다. 이 곳에는 전시기간 내내 가장 많은 바이어가 몰렸고 특히나 스니커즈 전문 브랜드들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는 후문이다. 최소 내년까지 세계 신발시장 트렌드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유통업계, 특히 몰과 아울렛 출점 확대, 온라인 채널 득세로 MD 부족을 겪고 있는 백화점의 컨템포러리 슈즈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백화점은 앞다퉈 거점 매장에 ‘슈즈’를 남성 패션의 중심축으로 설정한 MD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리뉴얼 포인트는 컨템포러리·슈즈 전문관과 남성전문쇼핑관 맨즈라이브러리였다. 롯데백화점이 강남점에 실시한 특화 MD도 남성패션, 그 중 남성전문 슈즈 편집매장 ‘맨잇슈’에 공을 들였다. 타깃은 명확하게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하고 패션 소비에 인색하지 않은 30~40대다.
실제 백화점 남성 고객 비중은 해마다 적잖은 폭으로 늘어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고객 비중이 30%까지 올랐고, 신세계백화점은 그보다 더 높은 약 35%로 조사됐다. 운동화와 구두, 등산화를 통틀어 신발 시장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2015년 기준 남성화 시장 규모가 여성화 시장을 10% 가량 앞섰다.
‘에스티듀퐁 슈즈’와 함께 가성비 수제화 시장을 선도한 ‘스퍼’ 전개사 에스팀아이엔씨(브랜드명 미정)도 올 가을 새 브랜드 론칭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 여성 컨템포러리 슈즈 유통 채널 따라 세분화
남화에 앞서 일찍이 ‘컨템포러리 슈즈’ 명패를 내건 브랜드들이 흥한 여화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세분화가 이뤄지고 있다. 1차적으로는 백화점이 아닌 온라인 유통을 선택해 출발하는 형태였는데 이제는 대형 몰 내 콘셉숍, 가두 직영점 진출 등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사례도 많다.
그 중심에는 유니크한 디자인과 합리적 가격으로 중가 시장을 형성한 수입화들이 있다.
패션리테일그룹이 전개하는 ‘스타카토’와 스타럭스의 ‘알도’, 트라이본즈의 ‘찰스앤키스’ 등이다. 패션리테일그룹은 작년에 신사옥에 ‘스타카토’ 매장과 카페를 결합한 복합공간을 선보인 데 이어 올 가을 ‘밀리스(millies)’를 추가 저가부터 중고가까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밀리스’는 중국 최대 신발 기업 벨레그룹이 보유한 컨템포러리 캐주얼 슈즈다.
토종 브랜드로는 페미닌 디자인 트렌드를 이끄는 바바라앤코의 ‘바바라’가 눈에 띈다. 오프라인 매장 수가 40개를 넘겼고 구두 브랜드로는 드물게 중국에도 4개 매장을 냈다.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소재와 국내생산을 통한 품질 안정화가 강점이다.
알록달록한 컬러 슈즈로 온라인을 평정하고 위비스와의 협업으로 오프라인에서 성장성을 입증한 사뿐의 ‘사뿐’은 홍대 직영점에 이어 최근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에 입점해 또 한번의 점프 업을 시도한다. 이 밖에 평화유통의 ‘스티유’는 온라인에서의 입소문에 힘입어 오프라인 세 확장에 한창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대구점에 이어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 롯데백화점 안양점과 부평점, 패션그룹형지의 부산 아트몰링 등에 아트몰링’ 등에 입점하며 40개점을 넘겼다.
한편 단독 브랜드 론칭보다 훨씬 많은 수로 의류 브랜드의 슈즈 라인 확장도 진행 중이다. 가깝게는 여성복 ‘질스튜어트’가 상당한 완성도로 위시슈즈 컬렉션을 내놨고 1세대 컨템포러리 슈즈라고 할 수 있는 ‘슈콤마보니’의 캐주얼 버전 ‘슈퍼콤마비’도 별탈 없이 세를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층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의류가 내놓은 슈즈 라인이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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