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패션 新 채널로 부상

2017-08-17 00:00 조회수 아이콘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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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와디즈’등…시장성 테스트와 마케팅을 한 번에
‘와디즈’에서 진행된 ‘샤플-닥터노’ 프로젝트에는 2만명이 넘는 서포터가 참여해 15억여 원의 펀딩에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이 새로운 패션 유통 경로로 주목 받고 있다. 

신발 브랜드 ‘마더그라운드’는 올 2월 론칭 당시 유일한 유통 채널로 ‘텀블벅(Tum blbug)’을 선택했다. ‘텀블벅’을 통한 펀딩으로 약 1300켤레 제작 후원을 받아 목표금액인 1000만원의 10배가 넘는 1억원을 달성했다. 펀딩 마감 이후에는 자사몰을 통해서만 판매하고 있다. 기존 유통채널에 기대지 않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시장성을 테스트한 후 이를 통해 자생력을 기르며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것이다.

자금 확보로 상품화 이끌어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로 대중으로부터 콘텐츠 제작비용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개인간 자금 대출의 형태로 처음 등장한 크라우드펀딩은 이후 세분화돼 증권형, 후원형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가장 유명한 플랫폼은 ‘킥스타터(Kickstarter)’이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용어를 일반화시킨 ‘인디고고(Indiegogo)’와 함께 글로벌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이들 플랫폼을 통해 좋은 디자인을 가지고도 생산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상품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기획들이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패션?디자인 분야에서 ‘피크디자인’의 에브리데이 백은 656만달러(약79억원)의 후원을 달성하며 이슈가 됐다.

국내에서는 ‘텀블벅’ ‘와디즈(Wadiz)’ 등이 가장 활발하게 펀딩이 진행되고 있는 플랫폼으로 꼽힌다. 2011년 시작된 ‘텀블벅’은 창작자들에게 특화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감각적인 디자인 소품, 의류 등 올 상반기에만 패션 분야 펀딩 140여 개가 진행됐다. ‘마더그라운드’외에도 이번 달 시작한 ‘참새잡화’의 점프슈트도 목표액 1500만원의 160%를 넘는 2400만원을 모금하는 등 패션 프로젝트가 꾸준히 성공하고 있다.

‘텀블벅’이 이처럼 패션·디자인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창작자와 이를 후원하는 소비자의 특성에 집중한 타깃형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3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텀블벅’은 지난해 10만명이 펀딩에 참여했다. 회원 대상 홍보와 사후 관리를 통해 90일 이내 재참여율도 37%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누적 후원금액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염재승 ‘텀블벅’ 대표는 “대부분의 후원자들은 새로운 창작물, 감도 있는 디자인 제품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텀블벅’을 방문한다”며 “‘텀블벅’의 감각적인 웹 디자인, 손쉽고 빠른 결제, 에디터들을 통해 선별되고 다듬어진 프로젝트로 10만명이 넘는 후원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는 줄이고 퀄리티는 높이고
상품기획자의 시각에서 크라우드펀딩은 생산자금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 외에 저렴한 비용으로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고 판매가 보장된 수량만큼 생산량을 조정해 비용과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사전주문을 통해 판매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이고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윈-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와디즈’에서 15억원이 넘는 펀딩 달성으로 화제가 된 ‘샤플-닥터노’ 프로젝트가 그러한 예이다. ‘샤플-닥터노’ 캐리어는 당초 목표로 삼았던 500만원의 2만%에 달하는 10억원에 도달하자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캐리어의 취약점으로 지적받는 바퀴를 기존에 계획했던 구성보다 내구성이 높은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예상보다 펀딩액이 많이 모이자 영업이윤을 줄이면서 소비자들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샤플-닥터노’ 캐리어는 펀딩이 꾸준히 이어져 목표치의 3만%가 넘는 15억여원을 기록했다.



인지도 상승 통한 마케팅 효과
최근에는 자금과 판매망 확보에 더해 시장 테스트나 마케팅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마더그라운드’ 외에도 안경 브랜드 ‘애쉬크로포트’가 ‘텀블벅’을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반응을 점검했다.

최태형 ‘와디즈’ 프로는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의 집단지성으로 가치를 판단하기 때문에 트렌드가 가장 잘 반영된다”며“최근에는 제품 자체를 평가 받기 위해 펀딩을 진행하는 대기업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크라우드펀딩은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필수 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자 분석 및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요기보’는 최근 ‘와디즈’를 통해 투자를 진행했다. 신세계스타필드 고양점 신규 매장 오픈을 앞두고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집한 것이다. 펀딩 시작 28시간만에 1차 목표금액 1억원, 높은 호응에 추가로 진행한 1억원 펀딩은 이보다 빠른 26시간만에 마감됐다.

박대진 요기보코리아 대표는 “약 5개월 후에 상환하게 될 연이율 12%에 해당하는 수익,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 투자자 혜택으로 제공한 제품 등 비용이 발생했지만, ‘요기보’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투자자 분석을 통해 앞으로 주력 타깃과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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