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고어(Gore)社의 갑질 제동 걸다

2017-08-29 00:00 조회수 아이콘 2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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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가격 떨어질까봐” 대형마트 유통 차단
아웃도어 업체에 제품 대형마트 판매 금지 압박
공정위, 시정명령 및 과징금 37억여원 부과

국내 아웃도어 소재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로 무소불위의 갑질 횡포를 보였던 고어사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아웃도어 업체들에게 고어텍스 제품을 대형마트에서 팔지 못하게 한 고어(GORE)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6억7천3백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고어는 W. L. Gore & Associates, Inc.(미국소재 본사), W. L. Gore & Associates (Hong Kong) Ltd.(홍콩소재 아태지역본부), 주식회사 고어코리아 등 3개사로 구성됐다. 특히 시정명령은 3사 모두에 부과됐지만 과징금 납부 명령은 매출이 발생한 고어 홍콩법인에만 부과했다.

고어는 2009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고어텍스 소재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만들어 원단을 사용하는 국내 29개 아웃도어 의류업체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요구하는 등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구속조건부거래)를 위반했다.
즉 거래 상대방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어는 각 아웃도어 업체와의 계약 시 작성된 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은 요구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했다. 고어는 방수투습 등 기능성 원단 시장에서 60% 내외의 시장 점유율로 막강한 장악력을 앞세워 아웃도어 업체들을 구속해왔다. 특히 해당 정책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이를 어기고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업체에 대해 불이익을 주었다.

실제 고어의 직원들은 고어 직원임을 숨긴 채로(mystery shopper) 불시에 대형마트 내 아웃도어 매장을 방문하여 고어텍스 제품이 팔리고 있는지, 그 가격은 얼마인지 등을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책을 지키지 않고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제품을 파는 업체에 대해서는 해당 상품의 전량 회수를 요구하고 나아가 원단 공급을 중단하거나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4건)했다.
A사는 모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재킷을 대폭 할인해 판매한다는 신문광고가 나가자마자 즉시 A사에 대해 해당 상품을 전량 회수할 것으로 요구하고 2012년 3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고어가 대형마트에서의 고어텍스 제품 판매를 차단한 이유는 고어텍스 제품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즉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제품이 싸게 팔리면 백화점, 전문점 등 다른 유통채널에서도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부터 2012년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고어텍스 제품 가격은 다른 유통채널의 절반 수준이었다.
 
A사 고어텍스 재킷이 B마트에서 20만원대 시중가격의 절반 가까운 11만9천원에, C사의 고어텍스 재킷 역시 D마트에서 30만원대 시중가격의 절반인 14만8천원에 판매됐다.

따라서 고어는 할인 유통채널인 대형마트 판매를 봉쇄함으로써 가격 인하 억제 효과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철저하게 판매 금지를 요구해온 것. 동시에 모든 아웃도어 업체의 고어텍스유통 채널을 일괄적으로 통제해 아웃도어 업체 간 경쟁 유인이 제한되는 효과도 노렸다.

또한 대형마트 판매 제한이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고어텍스 원단의 품질 향상, 소비자 정보제공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 판매 제한이 이러한 서비스 경쟁 촉진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채 높은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아울러 유통채널 선택권을 과도하게 간섭하는 통에 아웃도어 업체들은 재고․이월상품 판로도 크게 제한됐다. 현재 고어텍스 제품의 유통은 전문점 등 대리점(60%), 백화점(30%), 아울렛(5%) 순이다.

따라서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기능성 원단 시장의 1위 사업자인 고어가 자신의 독과점 지위를 이용하여 아웃도어 업체의 판매처에 대해서까지 개입해오던 관행을 바로잡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공정위는 “이를 계기로 아웃도어 업체가 그간 주로 백화점 등에서 팔던 고어텍스 제품을 대형마트에서도 판매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기능성 옷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출처 : TI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