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복식과 현대 패션 디자인을 함께 선보이는 ‘우리의 옷, 한복 Couture Korea’ 전시가 11월 3일부터 내년 2월 4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에서 개최된다.
서울의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이 공동기획한 이번 특별전시는 한복의 뛰어난 예술성과 그 유산을 새로운 각도에서 소개한다. 프랑스어에서 비롯된 전시 제목, ‘Couture Korea’는 한국의 정교한 수공예 전통과 상통하고, 수세기 전의 우아한 궁중 의상과 오늘날 패션 중심지의 런웨이를 긴밀하게 연결한다.
‘우리의 옷, 한복’ 전시에서는 총 120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된다. 지극히 얇고 섬세하게 짠 비단으로 재현된 영조 대왕의 옷, 다양한 18세기 여성 한복 일습,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비단 속옷과 함께, 견고한 데님과 최첨단 소재인 네오프렌으로 만들어진 현대 의상들이 포함된다.
|
수공예 직물로 만들어진 조선시대 의복의 재현품들은 샤넬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1938년생)가 한국의 예술적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의상 및 한국 디자이너인 진태옥(1934년생), 임선옥(1962년생), 정미선(1984년생)의 현대디자인들과 조화를 이룬다.
전시는 한복의 형태에 내재한 아름다움과 장인정신을 보여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예술품으로서의 한복이 표현하는 문화를 다룬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국 패션의 사회, 문화적 뿌리와 오늘날의 국제적인 영향력에 대해 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한국 문화의 보존과 전시,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단체로, 한국 패션의 전통을 대표하는 다양한 의복들을 제작해왔다. 그 중 선별된 작품들이 ‘우리의 옷, 한복’ 전시에서 선보여질 예정이다. 지극히 얇고 섬세하게 짠 비단으로 재현된 영조대왕의 옷, 18세기 여성 한복 일습, 돌잔치 때 입는 아이 옷 등이 대표적이다.
|
또한, 한국 문화에서영감을 받아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샤넬의 의복들과 함께, ‘해체의 장인’ 진태옥, ‘테크’ 섬유(네오프린)의 전문가 임선옥, 절제된 전통주의자 정미선이 한국 전통 복식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창조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미래지향적인 오늘날의 한국사회는 국제적 트랜드의 최전선에 있으며, 그 안에서 전통문화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의 옷, 한복’ 전시는 현대 디자인이 역사적인 맥락과 사회적인 관습 안에서 어떻게 태어났으며, 전통 수공업과 장인들의 작업에서 어떠한 영향을 받아왔는지 조명하고자 한다.
|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의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이자, 이번 전시의 기획자인 김현정 학예관은 “‘우리의 옷, 한복’ 전시는 한국 옷의 독특한 형태, 소재, 그리고 색감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라며 “과거의 전통과 현대의 패션 디자인을 새롭고 미적으로 연결함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과 자신이 속한 문화를 현대 패션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있어, 한국 전통 복식과 패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의 목적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 패션의 사회, 문화적 뿌리와 오늘날의 국제적인 영향력에 관해 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의 옷, 한복’ 전시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일요일(월요일 휴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다.
|
패션이 하나의 문화 표현이자 문화 사절임을 이야기하다
의복, 역사, 예술이 어우러지는 ‘우리의 옷, 한복’ 전시는 총 세 개의 주제로 나누어진다. 이 주제들은 과거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패션의 정신 및 다양한 지역과 시대가 교차하는 복잡한 현대사회를 이야기한다.
동아시아 삼국 중 마지막으로 서양에 문호를 개방한 한국은 유럽 패션의 영향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었다. 19세기 말까지 한국의 일상생활은 – 궁중에서나 시골에서나 – 겸손, 절제, 작은 것에도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 등 엄격한 유교 사상에 기반을 두었고, 그에 상응하는 옷차림을 통해 이러한 가치들을 실현했다.
|
한복이란 무엇인가 What is Hanbok
첫 번째 전시실은 ‘한복이란 무엇인가 What is Hanbok’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오랜 시간 발전해온 한국 고유의 문화 안에서 탄생한 한복은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복식의 조합을 이루고 있다.
여성 : 허리 위로 묶는 풍성한 치마, 품이 넉넉한 혹은 상체에 딱 맞는 저고리
남성 : 품이 넉넉한 저고리, 바지, 겉옷인 포
조선시대의 복식 규제들은 계층에 따라 입을 수 있는 색, 옷 종류의 조합, 재질(비단, 면, 모시)을 제한했다. 심지어는 말총으로 만든 선비의 갓과 같은 장신구까지도 계급에 따라 다르게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전시는 조선시대 사대부 계층의 의복에 스며든 유교적 관습과 원칙을 살펴보며 시작하여, 관람객들이 전통 제도의 특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첫 번째 전시실에는 대부분 역사적인 유물과 회화에 근거해 재현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대표작들은 다음과 같다.
|
영조 대왕의 도포 : 섬세하고 반투명한 이 비단 겉옷은 1740년 이전에 제작된, 영조 도포의 재현품이다. 영조 도포는 왕실이 후원한 사찰의 관음보살상 안에서 발원문과 함께 발견되었다. 현존하는 전형적인 통치자의 예복들과는 달리 이 도포는 비교적 단순하고 세련된 평상복이며, 영조의 의복에 대한 조예와 고상한 취향을 보여준다.
|
시선을 사로잡는 여성 겨울 한복은 신윤복(1758–1813 이후)의 회화에 등장하는, 통행금지 시간을 어긴 일류 기생의 의복을 근거로, 모, 비단, 면, 마 등의 재료를 사용해 재현한 작품이다. 짧은 저고리, 좁은 소매, 풍성한 치마, 노출된 속옷은 당시 최신 유행이었고,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들에 의해 추구되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여성은 -특권 계층이건 아니건- 복식에 대한 많은 규제와 공공장소에서 정숙하게 보여야 하는 사회적 압박 때문에 이런 대담한 유행에 따르기를 망설였다.
|
남아와 여아의 돌복부터 정교한 활옷까지, 번영과 행복의 상징들로 아름답게 수놓아진 예복들이 선보여진다. 흑백의 심의처럼 상류 계층이 선호한 절제된 디자인과는 또 다른, 다채로운 측면을 보여준다.
|
동양과 서양 사이 Between East and West
‘우리의 옷, 한복’ 전시는 시점을 현재로 돌려 ‘동양과 서양 사이 Between East and West’의 조화도 다룬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인 진태옥과 칼 라거펠트의 대표적인 의상들을 소개한다.
두 사람 모두 명망 높은 서양복 디자이너지만,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새롭게 재해석하는 방식에 흥미를 갖는다. 진태옥은 한국 전통 활옷을 긴 조끼의 서양복으로 훌륭하게 변형했으며, 이를 실용적인 데님 치마와 조합을 맞추었다.
진태옥 디자이너는 작품에 대해 “디자인에 데님과 활옷의 상반되는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다”며 “결혼은 분명 경사이고 행복과 희망을 표현하지만 대조적으로 데님은 노동과 고통을 시사한다”면서 “그 재료들은 과거와 현재의 상충하는 이야기들을 나타내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놀이와 일을 의미하는 활옷과 데님이 함께 있을 때, 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고 묘사했다.
|
라거펠트의 2016년 샤넬 크루즈 컬렉션은 한복의 실루엣뿐만 아니라, 나전칠기 및 보자기와 같은 한국 전통 공예를 새롭게 해석했다.
라거펠트는 “그동안 한국의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 컬렉션을 보지 못했다”면서 “고전적인 한국의 조각보, 의복들의 비율 그리고 심지어는 직물들도 무척 좋아한다”며 “직관적으로 한국적이라고 인지할 수 있는 요소들을 디자인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신구들도 전통적인 것들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단순히 빌려오기보다는 주제를 통해 디자인에 접근하는, 현대적이면서도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을 취했다”면서 “전통이 완전히 별개의 것으로 보일지라도, 저는 특정 모티프의 현실성보다는 아이디어 자체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Seoul to San Francisco
‘우리의 옷, 한복’ 전시의 마지막 주제인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Seoul to San Francisco’는 관람객들을 앞서가는 오늘날 한국의 패션 스튜디오, 거리, 부티크로 인도한다.
유행에 민감한 십대들과 패셔니스타들이 한복을 입고 뽐내는 모습이 최근 수년간 서울에서 자주 보인다. 전통 복식의 매력이 지속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인 임선옥과 정미선의 대표적인 작품을 전시한다.
이 두 디자이너는 한복의 다양한 가능성과 전통 실루엣의 절제된 멋에 초점을 맞추어 전통 복식을 재창조해냈다. 현대적이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옷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자연스러운 드레이핑 혹은 공업용 직물을 사용했다. 또한, 이 디자인은 입는 사람이 한국적 문화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다.
|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관장인 제이 슈(Jay Xu)는 “‘우리의 옷, 한복’ 전시에서 소개되는 의복들은 한국의 미학이 특별하게 구현된 한국 문화의 기념비일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이기도 하다”며 “전시 작품들은 옷을 입는 단순한 행위를 새로운 단계로 전이시킨다”면서 “이 전시가 이야기하듯이 풍부한 전통에 뿌리를 둔 디자인과 작품들은 국제적인 미감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11월 7일부터 미술관의 한국 미술 상설 전시실에서는 초상화, 장신구, 보자기 등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의 옷, 한복’ 전시 관람객들에게 추가적인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술관의 대표작인 이응록(1808~1874 이후)의 8폭 병풍, ‘책거리’가 수년 만에 처음으로 전시된다. 이 ‘책거리’는 조선 후기 지식인의 무수한 물품과 책들을 예술적으로 묘사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진태옥: 한국 패션의 선구자
11월 4일(토)
패션 전문 학자인 닐 우 깁스(Neil Wu-Gibbs)와 디자이너 진태옥과의 대화
케이- 패션 파티
11월 19일(일)
음악부터 음식, 뷰티까지 다루는 일일 프로그램.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스타일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토니 브라보(Tony Bravo)의 사회로, 패션 인플루언서와 디자이너 등이 참석해 최근 유행과 개인적인 영감에 관해 이야기한다.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이 프로그램을 후원한다.
조선왕조부터 오늘날까지의 한국 패션
12월 9일(토)
복식사학자 리 탈봇(Lee Talbot)과 김민지의 강연 및 대화. 18세기 한국 패션, 그리고 현대 한국 및 세계 패션계에서의 한국 전통 패션의 영향, 차용, 혁신에 관해 토론한다.
관련 프로그램들의 세부사항은 미술관 웹사이트(www.asianart.org/exhibitions/couture-korea)를 확인하면 된다.
전시 주최 및 후원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과 한국의 재단법인 아름지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우리의 옷, 한복’ 전시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설화수, 대한항공, 아키코 야마자키와 제리 양 특별 전시 기금(The Akiko Yamazaki and Jerry Yang Fund for Excellence in Exhibitions and Presentations), 워런 펠스와 루시 선(Warren Felso and Lucy Sun), 앤과 티머시 칸(Ann and Timothy Kahn), 프레드 레빈과 낸시 리빙스턴(Fred Levin and Nancy Livingston), 벤 및 에이 제스 쉔슨 추모 재단(The Shenson Foundation, in Memory of Ben & A. Jess Shenson), 존 마(John Maa, M.D.), 스테파니와 제임스 마버(Stephanie and James Marver), 수노 케이 오스터와이즈(Suno Kay Osterweis), 셀리 유와 제프리 그레이(Salle E. Yoo and Jeffrey P. Gray), 로런스와 고레티 루이(Lawrence and Gorretti Lui), 루스와 캔 윌콕스(Ruth and Ken Wilcox)가 후원한다. 도록은 성진과 프랭크 잉그리셀리(Sung Jin and Frank Ingriselli)가 후원한다.
|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소개
이종문 아시아 미술 문화 센터(Asian Art Museum – Chong-Moon Lee Center for Asian Art and Culture)는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예술 기관 중의 하나로, 1만 8천 점 이상의 세계적 수준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컬렉션은 6천 년에 걸쳐 제작된 아시아 예술 작품들을 아우르며, 역사적인 유물과 현대 작품이 함께하는 풍부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은 관람객들에게 과거의 숨겨진 면면을 드러내고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새로운 예술, 새로운 창조성과 새로운 사고의 선구자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
|
이종문(1928년 ~ )은 대한민국 출신의 미국 기업인이다. 종근당 창업주인 이종근의 막내동생으로 미국으로 이민 전 종근당 전무이사로 근무하기도 하였다. 47세때인 1975년 도미하여 1982년 소프웨어개발업체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시스템`을 설립하였다. 1995년 이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하여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하였으며, 지금은 AmBex 벤쳐그룹회장으로서 IT기업 투자와 함께 사회공헌과 자선활동을 하고있다.
1995년 미국최대의 아시아전문박물관으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Asian Art Museum of SanFransisco)에 1천6백만미불을 기증하여 이 박물관의 이름을 이종문 아시아예술문화센터( Chong-moon Lee Center for Asian Art & cultural Center)로 바꾸었다. 2005년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창업주도 중요하지만 회사에 청춘을 바친 종업원들은 더욱 중요하다”며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TI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