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한류 완성시킬 ‘세일즈 랩’ 절실

2018-03-29 00:00 조회수 아이콘 755

바로가기




한국 디자이너 실력 인정…시장경쟁력 만들어 줄 매니지먼트 육성 모델 뒷받침되야

“사전 매칭 시스템을 통해 상담을 원했던 해외 바이어를 만났고,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후 상담을 진행 중입니다. 홀세일 비즈니스 실전을 경험하는 값진 기회가 됐습니다”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열린 '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김주한 디자이너는이번 서울패션위크 참가의 성과로‘해외 바이어 네트워킹’을 꼽았다. 김주한 디자이너의 경우 서울시의 신진 디자이너 지원 프로그램 ‘제너레이션넥스트’에 선정된 20명 중 한 명으로, 서울패션위크에 처음 참가해 트레이드쇼 부스를 열고 패션쇼도 선보였다.  
 


해외 마케팅 지원은 진일보
서울패션위크는 2016년 신설한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의 장’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서울컬렉션 온, 오프쇼와 제너레이션넥스트 쇼는 국내외 홍보와 함께 참관 바이어의 집중도와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역할에 충실했다. 

이번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에는 88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DDP 지하 주차장에 꾸려진 전시장은 여전히 한산했지만 참가사 관계자 대부분이 사전 미팅 프로그램의 적중률은 높아졌다고 다소 긍정적으로 평했다. 해외 전시에 참가해도 대면이 힘든 유럽, 미주 지역 유력 플랫폼 바이어에게 자신의 컬렉션을 소개하고,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는 사실에 힘을 얻는 것으로 보였다.

서울패션위크 주관사인 서울디자인재단은 바니스 뉴욕, 셀프리지, 르 봉 마르셰, 네타포르테, 아소스 등 유럽과 미주 온, 오프라인 채널 바이어 50명과 아시아권 바이어 130명 등 총 539명의 해외 바이어가 이번 패션위크를 참관했다고 밝혔다. 또 개성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벤처캐피털 관계자를 초청했고, 시즌 당 100명 안팎으로 참관하는 중국 바이어 수나 90%에 이르는 재방문율도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수주상담액은 573만 달러로 추산했다.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은 “초청, 방문신청 바이어는 목표대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서울패션위크 기간이 수주 시즌을 벗어나더라도 해외 바이어, 멘토단이 사후 네트워킹을 통해 도움을 준다. 해외 전시나 유력 바이어에게 우리 디자이너를 소개해 수출이 성사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GNS) 수주박람회


서울패션위크는 올해 디자이너 브랜드 해외진출지원사업 예산을 확대하면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가한다.

 

재단은 우선 이달 중 해외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인 ‘텐쏘울’ 선정 브랜드들로 팝업 스토어를 구성해 베를린아트페어에 참가할 예정이다. 가을 시즌 대상 지역은 미정이나 런던이나 뉴욕을 고려하고 있다. 신인 디자이너 지원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다고 판단하는 영국패션협회와 신진 디자이너 육성 및 지원 프로그램도 교류하기로 했다. 매년 남, 여성복 디자이너 각 1명씩을 선발해 런던패션위크 패션쇼를 지원하고 영국 디자이너도 서울패션위크 초청쇼를 하는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 런던 이후 파리, 뉴욕으로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노앙' 컬렉션 피날레
 
'
sfdf X 디스이즈네버댓' 컬렉션 피날레

시장경쟁력 & 아이덴티티 높여야
서울패션위크는 이제 유력 해외 바이어, 미디어를 초청해 국내외 패션 마켓에 이슈를 발신하는 역량은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스몰 브랜드로 출발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에게 자립기반이 되어줄 수 있는지 점검할 때다. 

우선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하는 브랜드들의 홀세일 역량부터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디자인의 우수함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전제할 때, 시장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는 바이어가 원하는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가 이다. 

해외 바이어라면 관세와 물류,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 이익을 남기기 위해 적어도 2~3배수의 마크-업을 가져갈 수 있어야 수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수의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소매가의 40~50% 선으로 도매가를 책정하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생산기반이 부실하고 물량이 적어 원가를 낮추기 힘들겠으나 바이어 입장에서는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 해외 바이어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스타일에 이끌리지만 대부분 홀세일 가격이 높아 실제 구매상담으로 이어가기 부담스러웠다”면서 “무역이나 소싱기반이 탄탄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브랜드들의 공급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세일즈 랩이 필요한데, 더 많은 브랜드를 품고 인큐베이팅 할 수 있는 쇼룸 비즈니스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패션위크에서 오프쇼를 진행한 하이서울쇼룸의 사례는 눈 여겨 볼 만 하다. 하이서울쇼룸은 신진 디자이너 중심의 패션쇼를 자체기획하고 검증이 된 바이어를 유치해 각 브랜드와 매칭하는 세일즈 랩 역할을 했다. 특히 사전에 디자이너, 원부자재 공급처, 봉제공장을 연계해 참여 브랜드의 공급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트레이닝을 꾸준히 진행해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쇼룸, 더블유컨셉과의 연계가 주효했다.

서울패션위크가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해마다 두 번씩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행사를 치르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패션기업들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물적, 인적 자원을 보유한 패션기업들이 신진 디자이너의 콘텐츠에 기꺼이 손을 내밀게 하려면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만난 디자이너와 패션기업의 협업 결과물이 다시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알려져 유통 플랫폼을 불러들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기업은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와 수익창출의 기회가 있는 자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먼저 패션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패션협회, 소재 기업들이 모인 소재협회, 소싱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의류산업협회를 설득하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연간 65억의 서울시 예산을 쓰는 서울패션위크의 존재 가치는 디자이너, 기업, 유통이 어우러져 사업을 구상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있다. 
 

2018 F/W 헤라 서울패션위크의 해외 패션 멘토링 세미나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출처: 2018-03-29, http://www.fi.co.kr/main/view.asp?idx=62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