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근무제 적용 1주일, '어때요?'

2018-07-09 00:00 조회수 아이콘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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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근무제 적용 1주일, '어때요?'



상시 노동자 300인 이상 사업장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6개월 시행 유예 기간을 가지면서 근무환경 조성과 적응을 위해 여러가지 제도를 시행해왔음에도 이 제도를 받아들이는 업계의 반응은 나뉜다.

실무를 담당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하루를 두 번 사는 기분, 당당하게 정시 퇴근할 수 있어 좋다’는 의견과 ‘업무량은 그대로 인데 회사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여야 하니 업무가 너무 빡빡하다. 안 그래도 사람이 부족했던 부서는 정말 죽을 맛일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육아를 하는 기혼자의 유연근무와 부모를 모시는 미혼자의 유연근무 사유를 다르게 보는 회사 내부의 시선도 불편한 것 중 하나라고.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LF(대표 오규식)이나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COO 윤영민) 등 패션 대기업의 본부장급 임원들은 오후 6시가 되면 앞장서서 퇴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전 직원이 정시퇴근할 수 있도록 임원들부터 움직이고 있는 것.

레스모아(대표 김경득)는 지난 4월부터 매장 근무자들에게 2교대 탄력 근무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기존 영업시간이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였는데 출퇴근 시간을 30분 줄였다. 영업시간 11시간 중 휴식 2시간 제외 9시간이었던 근무시간을 8시간 30으로 줄여 주당 근로시간을 51시간으로 맞췄다.

엠티콜렉션(대표 양지해)은 올해들어 주 6일 근무제였던 매장과 영업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주 5일 근무제로 변경했다. 근무일수는 주당 1일이 줄었으나 임금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을 택해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제도를 잘 다듬어 점차 좋은 환경을 위해 움직이는 기업도 있는 반면, 삐걱대는 곳도 있다. 특히 타 업계 대비 야근은 물론 기본급여 외 수당으로 월급을 채웠던 곳의 경우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최저임금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사람을 적게 써 안 그래도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의 일을 쳐내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줄여야 해 급여도 나오지 않는 비공식 무급 야근을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한 여성복 기업 근로자는 “일이 많아서 사람을 늘려야 하는 판에 보여주기식 근무시간 줄이기에 급급하다보니, 있는 사람끼리 집에 가서 무급 야근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팀장 입장에서 팀원들의 뚝 떨어진 사기를 올려주기가 너무 힘들다”고 전했다.

제조나 생산부문 근로자는 더 심하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실제 수령하는 월급이 심각하게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모기업의 법무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패션분야는 특히 기본급여 외에 야근 등 특별수당이 많은 경우가 많다. 자기 결정으로 인한 야근은 인정하지 않는 이번 법 개정으로 폭발하는 업무량에도 야근비를 받지 못하거나 특별 수당 등을 제외시키는 상황이 되면서 월급이 100만원까지도 줄어드는 근로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근무 시간 내 이용하던 회사 복지 혜택이 줄었다는 비판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내 카페테리아 운영 중지다. 집중근무시간인 오전 10~오후 4시 사이에 아예 사내 카페테리아 이용을 못하게 하고, 석식 판매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복지는 야근을 위한 것이었냐는 한탄이 나오고 있는 상황.

2000년부터 노동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인 프랑스의 브랜드 메종에서 활동 중인 한 디자이너는 “패션만큼 창의성을 요구하는 직업이 어딨나. 충분한 휴식과 창의적인 근무환경이 능률을 만들어낸다. 프랑스에 와서 일해보니 한국에서처럼 직원의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아도 성장할 회사는 성장한다는 것을 체감한다.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듬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근로시간만 줄일게 아니라, 회사에 머무는 시간만을 줄일 것이 아니라 기존 임금과 복지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제대로 된 제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은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 증대를 위한 회사와 직원간의 의견 차이가 있겠지만 개선하기 위한 제도인만큼 점차 정착하면 이런 불편함도 없어질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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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8-07-09, https://www.fashionbiz.co.kr/article/view.asp?cate=1&sub_num=22&idx=167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