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중고명품 사이트 '더리얼리얼' 고소

2018-11-28 00:00 조회수 아이콘 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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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중고명품 사이트 '더리얼리얼' 고소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샤넬(대표 알랭 베르타이머, 제라드 베르타이머)이 미국의 인기 중고 명품 판매 사이트 ‘더리얼리얼’을 '위조된 샤넬 핸드백 판매자'라고 주장하며 지난 14일 뉴욕 연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샤넬 고소장에 따르면 ‘더 리얼리얼’은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진품인 듯한 광고로 소비자를 속여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샤넬은 더리얼리얼이 '페이턴트 플랩 백' 등 최소 7개의 모조 샤넬 핸드백을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상품은 샤넬에 등록된 정품 시리얼 번호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모조품이라고 했다. 덧붙여 샤넬 브랜드 상품 인증 관련 훈련과 지식은 오직 샤넬 본사에만 할 수 있기에 ‘더리얼리얼’의 전문가 판단은 의미가 없다고 공표했다. 

 

샤넬은 더리얼리얼을 상표권 침해와 위조, 불공정한 경쟁을 했다고 고소하면서 금전적 손해에 대한 배상과 더불어 위조품 판매를 즉시 그리고 영구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피고소인 ‘더리얼리얼’은 자신들의 사이트에 있는 모든 상품은 100% 진품이라고 맞서고 있다. 

 

디자인 도용도 아닌 ‘재판매’를 트집잡아 소송을 거는 샤넬의 주장에 뉴욕 연방법원이 어떠한 판결을 내릴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리얼리얼의 한 관계자는 최근 '더 패션 로(The Fashion Law)'와의 인터뷰에서 더리얼리얼은 샤넬의 주장에 대해 명백하게 거부 의사를 밝힌다. 샤넬의 소송은 소비자들이 정품 중고품을 재판매하는 것을 막고 소비자들이 할인된 가격에 사지 못하게 하려는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샤넬은 요즘 대세인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멈추려고 한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럭셔리 상품을 재판매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고 명품 패션 사이트 더리얼리얼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으며 2년 내로 주식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많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2011년 설립된 더리얼리얼의 창업자 줄리 웨인라이트는 지난해 뉴욕의 온라인 테크미디어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창업 7년을 맞은 더리얼리얼은 2020년 주식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시점의 온라인 매출은 현재의 약 2배인 연간 10억달러(약 1조 1243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는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그룹과 구찌의 소유주 케링그룹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함께 잠재적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더리얼리얼은 오프라인 소규모 중고 명품 가게를 제외하고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를 통해 최소한의 소비자 보호를 받고 구매하던 중고 명품 시장에 자사가 직접 트레이닝한 명품 판독 전문가, 상품 보증 보험, 재판매, 환불 가능이라는 소비자 중심적이면서도 여타 온라인 쇼핑몰과 다를 바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샤넬 백부터 구찌 드레스, 롤렉스 시계까지 다양한 명품 브랜드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 저렴한 가격과 친환경(Eco-Friendly, 에코 프렌들리)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사랑받고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지난해 더리얼리얼에서 자신의 중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는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자신의 브랜드에서 강조하는 환경 보호, 순환 경제에 대한 책무의 일환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또한 자신의 브랜드 상품 재판매를 권장하고 중고품 구매 소비자까지 잠재적인 럭셔리 소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와 함께 더리얼리얼을 세계적 하이엔드 디자이너가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투자은행 베렌버그는 매년 250억달러(약 28조원)의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중고 명품시장에서 더리얼리얼이 향후 매년 10%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스텔라 매카트니와 다르게 샤넬처럼 반감을 표하는 명품 브랜드도 적지않다. 

 

샤넬은 더리얼리얼뿐 아니라 지난 3월 개인 중고명품 가게 ‘WGACA(What Goes Around Comes Around)’가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모조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하며 뉴욕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WGACA’가 샤넬 마케팅 자료와 상품 이미지, 소셜 미디어의 샤넬 광고, 상표, #WGACAChanel이라는 해시태그까지 사용해 마치 샤넬이 보장하는 정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했다고 말했다.

 

또 이베이를 통해 중고 샤넬 상품을 판매하는 일반인 라이언 라디진스키(Ryan Ladijinsky)를 대상으로 5600만 달러(약 632억 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이 상품들이 샤넬 위조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언 라디진스키가 샤넬 상품의 공식 판매자도 아니라는 것을 문제로 삼고 있다. 

 

샤넬은 라디진스키가 샤넬 중고 상품과 립글로스 파워, 브러시, 미포장 향수와 화장품, 중고 향수, 테스트용 샤넬 코스메틱 등 포장이나 상품 정보가 없는 비판매용 상품을 판매했다고 말했다. 샤넬에서는 이 소송의 목적이 샤넬의 럭셔리한 이미지에 걸맞은 구매 경험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나 실제로는 샤넬 중고 상품 판매 행위를 차단하고 제동을 걸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샤넬은 H&M과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을 디자인 카피 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명품 중고 판매 플랫폼과 이베이에서 판매하는 일반 개인 셀러들까지 소송 범위를 확대하며 위조품 단속에서 더 나아가 중고품 판매까지 제동을 걸고 있다. 철저한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콧대 높은 행보로 샤넬은 지난해 100억 달러(약 11조 286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샤넬의 중고 명품 판매 플랫폼과 개인 판매자 소송은 뉴욕 법정에서 어떠한 판결을 받을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합법과 불법이라는 모호한 패션법 속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샤넬의 소송에 럭셔리 브랜드 중고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위가 과연 상표권 침해이자 브랜드 이미지 저하라는 판결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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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8-11-28, https://fashionbiz.co.kr/article/view.asp?cate=1&sub_num=111&idx=169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