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텍스, 롯데와 결별 수순 밟나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 본사인 스페인 인디텍스사가 국내 합작사인 롯데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합작사 설립 1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이 같은 ‘결별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데는 인디텍스가 최근 롯데백화점이 아닌 타사 유통에 독자 운영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따른 것.
인디텍스는 내달 5일 국내 첫 매장을 연 롯데 영플라자와 같은 명동 상권을 공유하는 ‘엠플라자(구 유투존)’에 약 35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고 곧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눈스퀘어(구 아바타)’에도 300평 가까운 규모로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텍스가 동일 상권에 3개나 되는 대형 매장을 운영하게 된 데는 내년 경 직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글로벌 SPA 브랜드인 ‘H&M’에 맞서 시장을 선점하고 ‘자라’와 7개 전 브랜드의 국내 전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찌됐건 롯데 입장에서는 독점해 왔던 소비자가 분산되는데다 상대적으로 매장 규모가 작아 구성 상품이나 상징적 의미에서도 불리한 위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14일 인디텍스는 롯데의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와 경방이 제휴해 조성중인 대형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에 약 350평 규모로 입점키로 최종 계약했다.
‘자라’가 영플라자 매장 오픈과 동시에 해당 PC 평효율을 120%까지 높인 저력을 경험한 롯데는 규모에서 밀리는 ‘타임스퀘어’에 대응 영등포점의 대규모 리뉴얼과 ‘자라’ 입점을 추진하고 있었기에 인디텍스가 합작사를 제쳐두고 라이벌 신세계를 택한 것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인디텍스의 행보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롯데가 ‘자라’를 잡기 위해 처음부터 무리수를 두고 불공정 계약을 감행했다는 지적이 업계뿐 아니라 롯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인디텍스와 롯데는 올 초 인디텍스가 80%, 롯데가 20%의 지분을 투자해 자라리테일코리아를 설립하고 지난 4월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롯데와 인디텍스사의 제휴 계약은 5년.
롯데 한 관계자는 “유통망 확대 시 롯데백화점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암묵적인 합의만 있었을 뿐 계약서상에 명문화하지 못했고, 자라리테일코리아 역시 인디텍스의 지침을 롯데 측에 전달하는 역할 밖에는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는 영플라자 매장에 대해서만 수입 PB를 전담하고 있는 GF본부와 상품본부가 매출, 영업 관리를 맡고 있었을 뿐 인디텍스의 영업 방침에 대한 의견 개진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
업계 전문가들은 인디텍스가 앞서 진출한 일본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합작형태를 취했지만 결국 합작사 지분을 줄여나가 현재는 직진출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디텍스가 백화점 주도의 고비용 유통구조를 가진 국내 패션 시장 상황을 감안해 대형매장 할애, 수수료할인과 인테리어비용 부담 등의 조건을 내걸은 롯데와 손잡았던 것이다. 시장에 조기 안착한 만큼 앞으로도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통해 독자적으로 상권조사를 벌이고 매장을 개설해 나가는 것은 물론 부동산, 상권 개발에도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어패럴뉴스 2008.8.25(월)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