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에 부는 엔고 바람
서울 명동 상권이 엔고 바람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백화점과 길거리에는 쇼핑 가방을 든 일본인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으며, 매장 입구에는 일본어로 쓴 제품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어 이 곳이 명동인지 일본인지 분간을 못하게 할 지경이다.
명동 지역 내 화장품 매장의 경우 한 달 전에 비해 평균 20% 안팎의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고, 일부 매장은 40%까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뿐만 아니라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도 강세를 띠면서 이들 나라의 관광객도 함께 증가, 이중 삼중의 매출 확대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어난 관광객의 구매 패턴은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서의 명품 구매와 명동의 초저가 뷰티 제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국내 의류 업체 매장은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형지어패럴의 남성복 ‘아날도바시니’가 지난 13일 오픈 이후 전속모델인 한류 스타 배용준씨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하루 평균 4백~5백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정도다.
이 곳의 총 매출 중 80%는 일본인 관광객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명동점도 지난 24일 현재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3월 실적인 1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이는 일본 관광객들이 자국 브랜드 매장을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면서 환차손에 따른 가격 변동으로 구매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른 브랜드들의 경우 올 들어 매출이 전년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롯데 본점은 일본 춘분절 연휴인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0% 가량 증가하는 등 엔고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중 명품잡화가 82%, 화장품이 36% 매출이 신장하며 전체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세계 본점도 같은 기간 33.3% 매출이 신장한 가운데 ‘구찌’, ‘코치’ 등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가 94.1%, 화장품 등 잡화 매출이 52.8%로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유통 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봐도 지난달 명품 매출은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국인 고객의 구매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환율 차이로 일본 현지와의 판매 가격 편차 폭이 큰 명품과 일본인 특유의 선호 제품인 화장품, 그리고 값이 저렴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의 보세 의류와 슈즈, 액세서리 등으로 구매가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명동의 한 보세 슈즈 매장 사장은 “일본 관광객들의 손에는 롯데 면세점 쇼핑백을 하나둘 들고 있지만 명동 일대에서는 오히려 저가 상품에 호기심을 갖고 구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글로벌 브랜드 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라’의 경우 3월 한 달간 12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나 엔고 특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갭’ 역시 지난 22일 현재 전년 동기 대비 보합 수준인 3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일부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국내 현지에서만 출시되는 리미티드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마니아층에 한정되어 있다 보니 전체 매출 상승에 큰 기여는 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고 현상으로 일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국내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패럴뉴스 2009.3.26(목)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