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체 대형 매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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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지난달 25일 명동에 개장한 980평 규모의 ‘스파오’ 매장은 오픈 당일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토요일 2억원을 넘기는 등 4일간 약 4억8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파오’는 주일(일요일) 영업을 하지 않는다.
명동의 주말 상황을 감안할 때 일요일 영업을 했다면 5일간 약 6억원의 매출을 상회했을 것으로 이랜드 측은 예상했다.
‘자라’와 ‘유니클로’, ‘갭’ 등 해외파를 들여다보기만 했던 국내 패션 업체들에 있어 ‘스파오’의 성공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스파오’ 이전에 이미 SPA화를 선언하고 그 과정을 밟아 온 몇몇 브랜드들이 있지만 한국의 유통 현실과 자금력 및 인적 구성 등 제반 여건의 문제로 아직 해외파를 압도할 만한 차원에는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파오’는 그런 면에서 일정 수준 경쟁력을 보유한 이랜드가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랜드가 추구하는 ‘스파오’의 모습을 완성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투자가 이어질 것이며, 성공여부를 가늠하는데도 꽤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스파오’의 런칭이 국내 패션 업체들의 자신감 내지 의욕에 불을 당기는 분수령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브랜드 메이커들의 SPA에 대한 의지와 유통 업체들의 MD 선진화 의지가 맞물리면서 내년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00평 이상 규모 매장에 대한 메이커와 백화점 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고, 대형 복합 쇼핑센터는 물론 대형마트도 대형 매장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의 임준원 부문장은 “국내 브랜드 업체들의 대형 직영점 사업에 있어 국내 시장 규모와 유통 구조의 쏠림 현상이 가장 큰 장애물로 인식되어 왔다”며 “하지만 선진형 복합 쇼핑센터들이 문을 열게 되면 새로운 매장 형태를 담아내고,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개장한 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개장을 앞두고 있는 선진 쇼핑몰 및 쇼핑센터 개발 업체들은 기존 백화점의 나열식 매장이 아닌 대형점을 대거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파를 비롯해 국내 업체들과의 대형점 내지 복합점 개발과 관련한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패션 테넌트에 사활을 걸고 있는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MD의 차별화에 골몰하고 있는 백화점도 대형점이나 복합점 유치에 불을 당기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직영점의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나 집객력 저하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노리는 업체들은 대형 유통 내에 자리를 트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만 형지어패럴 이사는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땅이 작고 인구가 적다. 대형 가두점, 더욱이 직영점이 부담스러운 이유다. 마트나 백화점이 하나 들어서면 인근 소비 시장을 흡수해버린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형 유통과의 협업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의 ‘스파오’는 3호점을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지하에 내기로 했고, 롯데쇼핑몰과도 입점 여부를 논의 중이다.
린에스앤제이의 ‘몬테밀라노’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쇼핑센터 내에 100평 이상 규모의 대형점을 내기로 했고, 현우인터내셔널도 ‘르샵’의 110평 매장을 대전 엔비백화점에 개장했다.
홈플러스는 ‘여성크로커다일’과 ‘지센’, ‘몬테밀라노’ 등의 70~80평 중대형점을 별도 존으로 구성해 내년 3월 개장한다.
가두 직영점을 구축하고 있는 예신피제이의 ‘코데즈컴바인’과 LG패션의 ‘TNGT'도 연내에 300~400평 규모 대형 직영점을 각각 20개, 15개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모두 라인 확장과 대형점의 단계별 확대 등 SPA의 모델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성된 모델을 보여주려 했던 ‘스파오’와는 또 다른 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여기에 이랜드 여성복 사업본부와 형지어패럴 등 가두상권에서 주가를 올려 온 중견 기업들이 SPA 브랜드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가 내년 이후 가시화한다는 방침을 세워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고려할 때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산적해 있다.
중대형급 매장들 중 현재까지 실익을 거두고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김강화 인터보그인터내셔널 대표는 “다양한 라인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빠르게 개발해 공급하는 능력을 뒷받침하는 국제적 시스템과 다수의 공감대를 끌어 낼 수 있는 마케팅, 대형 직영 매장의 운영 솔루션 등 해결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어패럴뉴스 2009.12.10(목)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