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점 확보 경쟁 뜨겁다 봄 시즌을 준비하는 패션 업계에 가두 매장 확보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경기 침체 여파로 소극적인 영업을 펼쳐 온 패션 업체들이 올 들어 공격 영업을 펼치기로 함에 따라 우량 매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그룹형지의 ‘올리비아하슬러’ 사업부를 맡고 있는 배성호 이사는 “기존 캐주얼과 여성복 중심에서 남성복, 골프웨어, 아웃도어 등이 가두 유통에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핵심 상권에서 2, 3차 상권에 이르기까지 경계가 사라진 영토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성복의 경우 패션그룹형지와 세정, 이랜드월드 등 가두 메이저 업체와 다수의 중가 및 중저가 여성캐주얼 업체들이 매장 확보에 팔을 걷어 붙였다.
여기에 신원 등 스트리트 정장 시장을 주도해 온 업체들이 경쟁에 가세했으며, 여미지의 ‘마코스포츠’와 제일모직의 ‘디’, 던필드의 ‘빅토비비’와 ‘피에르가르뎅’ 등 어덜트 및 골프웨어를 표방한 신규의 시장 진입도 어느 때 보다 활발하다.
제일모직과 LG패션, 캠브리지코오롱 등 대형사는 단독점 및 복합점의 가두 유통을 확대하고 신생 중가 골프웨어의 중가 시장도 크게 늘고 있다.
세정의 ‘올리비아로렌’ 중부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태화 부장은 “영 타겟의 핵심 상권 이외에 경기 및 지방권 주요 상권의 경우 생계형 매장이 아닌 중대형점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양극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전문가들은 신규 매장 개설보다 기존 매장을 빼앗는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지방까지 미개척이라고 할 만한 상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고,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에 이미 100~200개의 가두점을 확보한 업체들은 상위 점포에 포커싱한 확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무리한 매장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출혈 경쟁의 징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량 매장을 두고 뺏고 뺏기는 업체 간 신경전이 늘어나면서 특정 브랜드를 타겟 삼아 게릴라식으로 점주를 유치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또 무리한 가격 인하나 정상, 행사 구분 없이 40%의 통마진을 제공하는 사례, 마진 보장, 인테리어 비용 보장 등 출혈 경쟁을 부추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원 ‘비키’의 김남규 사업부장은 “업체들의 출혈 경쟁으로 점주들이 요구하는 개설 조건이 도를 넘고 있다”며 “점주에게 유통권을 넘겨주기 않기 위해서 올해 수익형 직영점을 10% 비중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도 위험 수위다.
여성복 가두 유통가의 경우 택가를 높여 책정한 후 출시 직후 40~50%를 꺾어 파는 비정상적인 정책이 일상화되어 있을 정도다.
한 업체 임원은 “가두점에서 이제 세일 없이 정상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은 거의 사라졌다. 문제는 업체들이 점점 더 배수율을 높이고, 세일과 가격인하에 대한 원칙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수위에 이르렀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대형점이 증가하고 우량 매장에 대한 무리한 개설 조건이 확산되면서 생계형 매장들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제주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상권과 매장에 따라 조건을 차등 적용하는 것을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위 매장에 주어지는 이점을 중소 생계형 매장에서 충당하려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고착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패럴뉴스 2010.1.29(금)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