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체 미국 시장 공략

2010-02-19 09:26 조회수 아이콘 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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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업체 미국 시장 공략

연초부터 국내 패션 업체와 디자이너들의 미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패션 선진국에서 소기의 성과를 올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제일모직의 ‘구호’.

‘구호’는 지난 10일 뉴욕 첼시에 위치한 아트 앤 테크놀로지 센터 ‘아이빔(EYEBEAM)’에서 단독 컬렉션을 개최했다.

이를 위해 ‘구호’ 사업부는 지난 2008년 컬렉션팀을 별도 구성, 지난해 초부터 전사적인 지원 아래 뉴욕 컬렉션에 선보일 디자인 개발에 주력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 진출에는 ‘헥사 바이 구호(hexa by kuho)’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한다.
 
 一毛, ‘헥사 바이 구호’ 사용
 
‘헥사 바이 구호’의 ‘헥사’는 고대 그리스어 숫자 ‘6’에서 차용, 동서양적으로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는 가장 완전한 숫자로 최고의 수준을 의미한다.

기존 ‘구호’에 비해 디자이너 감성에 충실하며 보다 창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이번 뉴욕컬렉션에는 총 33착장, 60여벌을 선보였다.

‘구호’의 이번 컬렉션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이재웅)이 주관하는 한국패션문화쇼룸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다.

뉴욕패션위크 기간(2월 11일~18일) 중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 한국패션문화쇼룸 구축사업인 ‘컨셉트 코리아, 패션 콜렉티브 2010(이하 컨셉트 코리아)’는 패션을 포함한 한국의 고급문화 컨텐츠를 선보이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첫 ‘컨셉트 코리아’ 무대에 선 디자이너는 정구호를 비롯해 앤디앤뎁의 김석원, 윤원정, 박춘무, 이도이, 정욱준, 홍승완 등 6명이다.

뉴욕 진출 선발대의 임무를 부여받은 이들은 지난해부터 컨셉트 코리아를 위한 별도의 작품을 준비해 왔다.

프리젠테이션에는 현지 패션 및 문화계 주요 인사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그 가능성을 검증하는 기회를 가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 신용식 사무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패션 컨텐츠의 저력과 이미지를 알림으로써 향후 대중 브랜드들의 뉴욕 시장 진출에 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며 “더욱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은 현지 업계의 한국 패션에 대한 신뢰와 관심을 높이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과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의 후원으로 한국의 패션문화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소개하고, 본격 진출시킬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를 기점으로 미주 지역에 대한 국내 패션 업계의 관심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까지 국내 패션 업체들의 해외 사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절대적으로 치중해 왔다.

하지만 미주와 유럽 지역에 대한 관심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고 있고, 소기의 성과를 올리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직영 사업을 벌이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해외 유통과 전시회에 대한 정보가 축적된 데다 자신감과 노하우가 더해진 결과다.

미주와 유럽은 그 유통 구조의 영향으로 홀세일과 직영 사업으로 사업 방식이 나뉘어져 있다.

미국에서 직영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패션 업체로는 성주디앤디와 이랜드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랜드는 이랜드인터내셔널USA와 후아유홀딩스, 2개 법인을 통해 아동복 ‘이랜드키즈’와 캐주얼 ‘후아유’를 전개 중이다.

‘이랜드키즈’는 홀세일(도매)을 통해 미국 전역 200여개 유통 점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고, ‘후아유’는 2007년 첫 직영점 개설 이후 현재까지 5개 대형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성주·이랜드 가장 활발
 
이랜드는 중국과 베트남, 홍콩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공 이후, 다음 공략지로 미주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들 2개 브랜드 이외에 올해 추가 진출도 추진한다.

성주디앤디는 2005년 3월 독일 ‘엠씨엠’을 인수한 이후 영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미주 지역 진출에 적극 나서왔다.

2007년 미국 블루밍데일즈 백화점 14개 매장에 입점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후 뉴욕의 랜드마크인 플라자호텔에 매장을 오픈했으며 지난해 삭스피프스 애비뉴 백화점 15개점 입점, 총 35개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전시회 참가를 통해 홀세일 사업을 진행 중인 업체들도 상당수다.

아비스타와 보끄레머천다이징, 린에스앤제이, 햄펠 등 주로 여성복 업체들의 행보가 적극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성공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가 많은 게 현실이다.

오브제를 인수한 SK네트웍스는 인수 당시 500억원 가량을 투자해 현지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고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스튜디오 개설 이후 얼마 못가 철수했다.

아이올리도 LA에 법인과 플래그십샵을 개설하고, 1년여간 직영 사업과 홀세일을 병행해 시도했지만 지난해 모두 중단했다.
 
 실패 많아 철저한 준비 필요 
 
업계 한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작은 나라인 한국의 기업이 홀홀 단신으로 패션 본토에 들어가 브랜드를 성공시키기는 어려운 일이다. 정부의 지원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더 정확한 채널을 향해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서 패션 사업을 시작해 성공한 한국인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코너스톤의 ‘파파야’와 포에버21의 ‘포에버21’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자바시장에서 사업을 일으킨 최종환 회장이 운영하는 ‘파파야’는 직접 생산 50%, 벤더 공급 50%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주니어에서 대학생에 이르는 젊은 여성 타겟의 브랜드다.

2009년 기준 미국 90개, 한국 23개를 비롯해 총 12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0~2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포에버21 역시 장도원 회장이 LA 자바시장을 근간으로 설립한 회사다.

84년 미 LA에 패션21을 오픈한 이후 주요 쇼핑몰에 입점하면서 세계적인 SPA로 성장했다.

연간 2만여 스타일을 매일 공급하는 방식이며 ‘자라’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대로 페이퍼 패션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총 500개 매장에서 2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어패럴뉴스 2010.2.19(금) http://www.ap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