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축구 승전보가 들려왔지만 그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 화려했던 2002년을 추억하며 대규모 마케팅과 다량의 붉은 티셔츠를 준비한 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업계에 따르면 캐주얼 B브랜드는 월드컵 캠페인 티셔츠를 100만장 준비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아 8강 기원을 핑계로 가격을 대폭 할인했다. 또 월드컵 거리 응원의 최대 수혜자인 한 편의점 유통은 2만 80000원 티셔츠를 10만장 준비했지만 판매 효과는 역시 ‘글쎄’다. 현재 다수의 유통업계가 ‘붉은 악마’, ‘대한축구협회(KFA)’ 등을 앞세워 서로 공식 티셔츠라 주장하며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의류 브랜드에서 월드컵 캠페인 티셔츠를 매출로 연결시키기는 힘든 실정이다.
FIFA 공식 매장으로 선정된 홈플러스는 ‘승리의 함성. 하나된 한국(Shouts of Reds. United Korea)’을 판매 중이며 50만 장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마트도 KFA 공식 응원 티셔츠인 ‘코리아 레전드(KOREA LEGEND)’를 앞세워 지난 3월부터 7만 5000장이 팔린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한 의류 업체 마케팅 관계자는 “공식 후원 업체에서 다량의 붉은 티셔츠를 기획해 거의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고,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붉은 티셔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티셔츠 프로모션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타업종을 둘러봐도 모든 기업이 월드컵 마케팅에 올인하지는 않는다. 일례로 SK텔레콤과 KT는 월드컵이 시작된 지금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LG텔레콤은 관망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드컵 마케팅을 조심하는 이유는 바로 막대한 비용 때문이다. 월드컵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뛰어들다 보니 웬만한 중견기업은 끼어들 틈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이 많은 패션 업계에서는 의류 판매를 기대하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스타마케팅이나 전사적 차원에서 모든 브랜드가 월드컵 마케팅에 참여하는 회사도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국내 최대 슈즈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는 A업체는 매장 앞에 대형 화면을 준비하려 했으나,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가진 SBS로 인해 포기했다. SBS측으로부터 전시권을 구매하지 않고서는 월드컵관련 마케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대신 소비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 할인을 내 걸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어떤 브랜드는 ‘한국이 10점차 승리 시 모든 상품 공짜’라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과대광고를 내보내고 있다”며 “소비자 중심의 건전한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션인사이트 2010. 6. 22(화) http://www.fi.co.kr